우리나라의 사교육비 지출이 OECD(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가운데 평균 0.7% 정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교육비 지출이 가정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갈수록 사교육비의 비중이 커지면서 지난해 사교육비 지출은 도시근로자 소득의 38%를 차지했다는 공개조사 자료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학원을 가지 않으면 친구를 사귀기도 어려울 정도로 학생들에게 사교육이 차지하는 자리는 크기 때문에 가정 경제에서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저출산과 경기 침체 등으로 지난 2000년 이후부터 한 가정 한 자녀인 ‘외동이 시대’가 되면서 학부모들의 교육열은 더욱 높아졌다. 해를 거듭할수록 학부모들의 교육열은 식지 않고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좋은 대학을 잘 보내는 학교로 소문난 특목고에 자녀를 보내려는 학부모들의 열망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우리는 ‘내 자식을 남다르게 가르치려는 부모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는 한 과외를 추방할 수 없고, 사교육비지출을 어쩌지 못한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익히 경험해 왔다. 이러한 부모들이 열망이 오히려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과외시장으로 내몰린 공교육은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학교자율화 조치’와 ‘0교시 우열반 편성’과 함께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공교육을 살려내는 일이야말로 사교육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며 가정과 국가의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바뀌는 교육정책은 학부모들로 하여금 조기유학을 보내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는곧 기러기 아빠, 기러기 엄마 등 가족의 해체와도 무관하지 않다. 이들의 가정은 늘 불안과 초조함 속에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어 국가 경제와 가정 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우리의 교육정책이 미래지향적이지 못해 생긴 일종의 부작용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제 공교육을 살려내는 일환으로 특기 적성을 교육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학생들이 가고 싶게 만드는 시설 투자는 장기적 교육과제로 남아 있다.
따라서 나라의 미래가 교육에 있듯이 많은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은 공교육을 바로 세우는 길일 것이다.
공교육기능을 축소하고 사교육으로 이끌려는 망상(妄想)에서 깨어나, 정규 교과교육에 충실하고 방과 후 시간은 이름 그대로 정규교과시간을 마친 학생들의 자유스런 여가선용과 독서지도로 학습에 대한 부담을 덜고 건전하게 자라도록 유도되어야 공교육이 살아날 것이다.

/박영희 전국주부교실 광주시지부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