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광산구 우산동 한성2차 아파트 250여세대 주민들은 요즈음 끓어오르는 분노를 삭이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의 가슴을 새까맣게 태우는 사연은 이렇다.
광산구가 이 아파트단지 코앞에 7층 높이의 대형 건물 신축공사 허가를 내줌으로써 조망권과 일조권 등의 피해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건물 내에 성인영화관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사춘기 자녀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도 큰 걱정거리다.
아파트 입주자 100여명은 지난 13일과 19일에 이어 20일에도 광산구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행정 부재''를 따지고 있다. 그들은 삶의 질적 수준을 지키기 위해 불볕 더위에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의 요구사항은 성인영화관 불허와 건축 층수를 낮추라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광산구청은 묵묵부답이다. 법적으로 하자없기 때문에 건축허가를 취소할 수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구청측이 유일하게 제시한 안은 주민대표와 건축주와 만남의 자리를 주선하겠다는 것 뿐이다. 건축주가 아파트 입주자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을 경우, `어쩔 도리가 없다''는 속내다.
양질의 행정 서비스 제공은 이제 모든 지방자치단체의 화두(話頭)가 됐다. 이번 집단민원처럼 공무원들이 `강 건너 불 구경하듯'' 집회현장 주변에서 서성거리고만 있어서는 안된다. 이 시대가 공무원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찾아서 해결하는 민원''의 자세다. 광산구청이 주민들의 고충을 어떻게 해결할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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