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쯤이라고 말씀해 주세요”
지난 1일 광주시 남구 드라마 `구미호 외전'' 제작발표현장. 시청률 예상치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ＰＤ가 “25％ 정도”라고 답하자 남구청 관계자가 던진 한마디다.
유명 배우들과 취재진 등이 총집합한 행사장에서 가장 긴장한 이들은 남구청 관계자들. 17억원을 쏟아부은 이 프로젝트에 대해 한 관계자는 “간이 크지 않으면 못할 일이다. 다른 자치단체에서는 쉽사리 결정하지 못한 사업이었다. 많이 도와달라”며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촬영장을 유치한 지자체는 모두 `올인''의 제주도나 `태극기 휘날리며''의 합천같은 성공을 꿈꾼다. 하지만 현실이 꼭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현재 방영중인 ＳＢＳ의 `섬마을 선생님''이 그 예다. 신안군은 하태도로 촬영장을 유치하면서 3억5천만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시청률이 10％대에 불과, `입소문''을 전혀 타지 못하고 있다. 촬영용으로 지원한 소방헬기를 여배우가 개인일에 사용, `구설수''에만 올랐을 뿐이다.
남구청의 영화중심도시 사업이 `뜬구름 잡기''가 되지 않기 위해 통과해야 할 첫 관문은 `구미호 외전''의 시청률이다. 물론 대박을 터트리더라도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드라마 종영후 세트활용 방안 등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으면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나 영화의 성공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성공률을 20％ 안팎으로 잡는다. `고위험 고수익'' 상품이라고 할 만하다. 그런 점에서 `안정지향형''인 공무원들과 단체장들이 `결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남구청은 `단기적 관점에서 촬영장 유치 추진을 꺼렸던 일부 자치단체와 비교해 볼 때 구청장의 문화마인드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자화자찬성 보도자료를 냈다. 남구청의 선택이 옳았는지에 대한 첫평가는 드라마가 첫방영되는 19일 확인할 수 있다.
올 여름 남구청 관계자들은 구미호 덕에 더위를 느낄 겨를도 없을 듯하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