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박준영 전남지사가 6·5 보궐선거에서 당선된지 한달을 맞는 날이다. `박준영호''의 전남도정 한달은 비교적 `합격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1천억대 전남도 발주공사의 심사위원명단 유출사건을 처리하는 전남도의 태도는 석연치 않는 구석이 너무 많다. 명단 속의 심사위원들은 공사 수주의 결정적인 키를 쥔 사람들로서 외부로 유출돼서는 절대 안되는 기밀서류다.
언론보도 이후 전남도는 관계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다. 이 명단의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은 해당 국장, 과장, 계장 등 3명 뿐. 그러나 도 감사관실은 사건이 표면화된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누설자를 찾아내는데 실패했다.
전남도는 수사기관의 수사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직접적인 수사의뢰는 극력 피하고 있다. `철저히 조사해 관계자를 문책하겠다''는 의례적인 보도자료 한장 나오지 않았다.
일부 간부들은 “별 것도 아닌 것 가지고 언론이 너무 떠든다” “그 정도 명단도 확보하지 못하고 어떻게 수천억대 공사를 하겠느냐”며 물타기를 하고 있다. 하위직 공무원 몇몇 인사조치로 사건을 마무리한다는 설도 나돈다.
박태영 전 지사를 죽음으로 몰고 간 비극의 서막은 건설공사를 둘러싼 비리에서 출발했다. 박 전 지사의 죽음과 도정 차질이란 아픔을 겪었으면서도 전남도는 자신의 허물을 스스로 벗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공노는 검찰수사와 감사원 감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박준영 지사는 지난달 7일 가진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도 공무원들이 도민에게 봉사하는 체제로 전환되도록 하겠다. 오염으로부터 전남도를 보호하겠다”며 부패척결을 선언했었다. 이런 박 지사가 취임 이후 처음 터진 비리의혹을 처리하는 과정은 `낙제점''이다.
/오주승 정치부차장js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