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치러진 전남도지사 보궐선거 투표율은 36.3％에 그쳤다. 후보들은 너나없이 각종 신선한 공약을 발표하며 표심을 유혹했고, 언론들은 각종 보도와 토론회 중계 등을 통해 유권자들의 투표참여를 유도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유권자 10명중 4명도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과거 90％가 넘던 투표열기는 어디로 갔는지.
절대적인 투표율이 이렇게 낮다보니 당선된 후보도 멋적기는 마찬가지다. 유효투표의 57.6％를 얻긴 했지만 전체 유권자에 대비해보면 20.5％에 그치는 지지율이다.
이같은 낮은 투표율을 새삼스럽게 문제삼는 것은 당선자들의 축제에 찬물을 끼얹자는 의도는 아니다.
지금 전남은 어렵다. 지난 수십년 동안 `소외''와 `차별''속에 내세울 변변한 산업조차 없다. 박준영 지사의 표현대로 “모두 떠나려고만 하는 통에 동네엔 어린아이 울음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낙후된 지역이 됐다. 고 박태영 지사가 `전남경제 살리기''를 외치며 바쁘게 뛰었고, 도민들 모두 잘 살기를 염원하지만 뚜렷한 희망이 보이는 것도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치러진 선거다. 물론 보궐선거라는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이번 선거는 전남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선거임에 틀림없었다. 모처럼 경제살리기 분위기가 무르익은 상황에서 지사의 유고, 뒤이은 보선이기 때문에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할 중요한 선거였다.
그러나 결과는 도민들의 심한 무관심이었다. 도지사는 전남도의 살림꾼이다. 모두들 전남이 살기 어렵다고, 희망이 없다고 이야기하면서, “이런 저런 아이디어로 살림을 잘해 보겠다”는 새 살림꾼을 뽑는 선거에 이처럼 나몰라라 할 수 있을까.
새지사는신선한공약을갖고의욕적으로일할 것이다. 그러나투표하지 않은많은도민들은지사의도정추진에 대해서는또어떻게 행동할까?
이유가 무엇이건 낮은 투표율은 실망스런 일이다. 관심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김옥렬 정치부 기자ok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