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군마다 연일 축제행사가 한창이다.
장흥군 역시 지난달 초부터 각 읍·면의 날과 군민의 날 행사에 이어 특산물인 키조개를 주제로 한 득량만 키조개축제·제암산 철쭉제 등 축제에 푹 빠져 있다.
민간주도하에 행사가 치러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군이 행사진행을 맡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공무원들은 이시기만 되면 군정업무를 제쳐둔채 행사장 도우미 역할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민선군수는 자신의 말처럼 `행사장을 누비는 마당쇠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광역시의 동 인구수 보다 못한 장흥군(4만9천명)의 크고 작은 축제등 연간 각종 행사 회수는 무려 100개가 넘는다. 지방자치 실시이후 더욱 늘어만 가고 있다.
그러나 이들 행사 가운데 두세개의 이벤트를 제외하고는 지역주민들끼리 모이는 집안잔치에 불과하다. 따지고 보면 이들 행사는 선거로 당선된 단체장·지방의원·농수축협 조합장들의 자기 입신을 위한 `표관리 행사'' 성격이 짙다.
지금 국내외적인 상황을 볼때 경제는 더욱 어려워져 가고 북핵위기는 고조되고 있다. 정치권의 분열상은 더욱 심해 곳곳에서 위험신호가 커져만 가는데 지방은 연일 `먹고 마시고 노는'' 축제행사에 빠져 있는것이다.
재정자립도가 전국 지자체가 가운데 가장 낮은 이곳 장흥군도 태평연월은 마찬가지다. 탐진댐 조성으로 가뜩이나 지역민심이 위축된 마당에 주민들의 소득증대와 지역개발에 써야할 예산이 일과성 행사비로 쓰이는 것은 분명 심각한 문제다.
중앙의 정치·행정개혁도 시급 하지만 지자제의 폐습에 대한 개혁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지자체들이 남발하고 있는 축제행사는 오히려 지방 살리기를 역행하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金龍基 kykim@kwangju.co.kr <사회2부 부장 長興주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