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해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최근 유관기관 임직원과 잠수부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완도군 정도리 구계등 해안에서 바다청소 행사를 가졌다. 하지만 청소는 별다른 성과 없이 30여분만에 끝났고 기념사진 촬영 등 전시 행사로 흘러 주민들과 관광객들로부터 빈축을 샀다.
공단측은 지난달 30일 오전 구계등에서 `청정바다 살리기 위한 대청결운동'' 행사를 개최했다. 잠수부 21명이 동원된 이날 행사에는 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들을 비롯 군수 해양경찰서장등 유관기관 ·단체장이 대거 참석했으며 바다청소를 위해 국립공원 순찰선과 완도군 어장정화선·해경순찰선 및 경비정·대형 포클레인·청소차·트랙터등 각종 장비도 다수 동원됐다. 바다쓰레기로 더럽혀진 완도 정도리 바다는 말끔하게 청소될것만 같았다.
그런데 막상 정화활동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구계등으로부터 100여m 떨어진 바다속에서 태풍에 밀려온 것으로 보이는 대형 그물 일부만 해경과 전경들이 함께 끌어올리는데 그쳤을 뿐 바다청소는 뒷전으로 밀리고 공단 관계자 및 기관장들은 바다와 구계등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찍기에 급급했다.
더욱이 공단 관계자들은 오전 11시 30분에 행사를 시작, 정오가 되자마자 초청 인사들과 함께 인근 식당으로 이동했다. 이 자리에서 완도 공단 소장은 “전복과 회가 자연산”이라고 강조했고 공단간부들은 눈가림에 그친 바다청소를 의식한 듯 “언론인들도 많이 참석했는데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것 아니냐”며 술잔을 권했다.
주민들은 “국립공원 완도의 정화에 앞장서야 할 공단과 완도군이 봄맞이 먹자판이나 벌이고 일부 언론은 이같은 전시행사를 과대포장해 나팔수 노릇이나 하고 있느냐”며 혀를 찼다.
/鄭銀朝<사회2부 부국장·완도>ejchu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