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지난 8일 청와대 홍보수석실에 `호남 소외''와 관련한 몇가지 사실을 확인키 위해 대통령 면담을 요청했다. 이는 최근 확산되고 있는 `호남 소외론''을 비롯해 도청 이전에 따른 광주 도심의 공동화문제, 대통령 핵심 공약사항에서 배제된 문화수도 및 참여정부의 국토개발 기조인 `선택과 집중'' 방식의 호남권 소외 우려 등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입장을 직접 듣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3일 후 담당비서관은 결재과정에서 불허 결정이 내려졌다며 양해를 구했다. 그는 비보도를 전제로 “노 대통령이 다음달 미국 방문 직후 5·18 광주민중항쟁 기념행사에 참석한다”면서 “동서 화합의 강력한 메시지를 공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노 대통령이 광주 방문에서 호남에 대해 뭔가 말하지 않겠느냐,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제시한 청와대의 `언론 브리핑 방안''을 누수없이 고수하는 게 우리의 기본 입장이다. 하지만 호남소외문제는 국가의 중대사인 만큼 적당한 시기가 되면 어떤 식이든 언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언론사 창간 인터뷰를 원칙적으로 폐지하고, 국민적 관심사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직접 기자회견을 통해 언론에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런데 15일 서울의 한 일간지에는 마치 특종을 한 듯 노 대통령과의 인터뷰 기사가 큼지막하게 실렸다. 그 신문은 `노 대통령 취임 이후 인터뷰를 신청한 국내 언론사 20여개 가운데 처음으로 인터뷰를 했다''며 스스로 파격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파격에 자연스런 대통령으로선 그럴 법도 하다. 하지만 지방언론의 중요성을 그렇게 강조하고, 방미 일정을 앞당기면서까지 5·18 행사에 참석하겠다는 의지와는 자못 다른 듯 보인다.
파격의 `아량''도 선택받아야 하는가. 호남민심을 추스리는 데 `시기조절론''은 왜 필요한가. 어쩌면 이게 `호남 홀대''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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