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용 청와대 인사보좌관은 노무현 대통령이 각별히 신임하는 핵심 참모 중의 한 사람이다. 대통령이 얼마전 “정 보좌관은 참 예쁜 사람이죠. 인사안을 만든다는 게 얼마나 힘든데…, 참으로 성실한 사람이지요”라고 애정을 공개 표현했을 정도다.
정 보좌관은 대통령에게 바른 말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지난 7일 모 라디오 방송에 출연, 공기업 인사와 관련한 질문에 “대통령이 의중을 말할 때도 있는데 `아무개가 좋지 않나'' 정도로 한다”면서 “그게 잘 안되는 경우가 많아 대통령이 `인사보좌관도 내 말을 안 들어주고…''라고 불평할 만큼 다 관철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 참모 중 유독 거침없이 진솔한 `말 솜씨''로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인사보좌관 내정 당시엔 `변방''이란 어휘를 구사해 관심을 끌었고, 브리핑 때는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에 사심없는 발언으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그런 그가 요즘 광주·전남 사람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8일 브리핑에서 그는 “지난 6일 성묘를 하기 위해 광주에 갔는데, 친구와 언론 관계자들에게 적지 않은 욕을 먹었다”고 토로했다. 이에 앞서 그는 검찰 수뇌부 인사 직후 “광주시민들로부터 많은 항의전화를 받았다. 그 서운함이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한다”고 언급했다. 그에게 작금의 `호남 소외론''은 매우 민감한 문제다. 청와대 고위직 가운데 유일한 전남 출신이자 인사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도 현 정부의 `공동 코드''에서 자유롭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민심을 둘러본 그로서 “기득권층이 소외론을 부추긴다”든지, “인사는 지역문제가 아니다”는 식의 인식을 공공연히 표출하는 것은 적어도 호남에서는 공감대가 옅다.또 그도 최근 각 부처의1~3급 인사에 대해 “특정지역에 치우치는 경우가적지않았다”고 말하지 않았던가.다시금 귀를 세우고민심을대통령에게 가감없이전달해달라. 자칫 `욕 받이''가될까 봐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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