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비전21 등의 주최로 지난 26일 광주방송에서 열린 `문화수도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는 지금까지 지역차원에서만 진행됐던 문화수도 관련 논의에 정부 관계자가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토론회를 지켜본 사람들의 관심은 과연 정부가 광주를 문화수도로 키우려는 의지와 정책을 갖고 있느냐 하는 점에 집중됐다.
“문화수도가 부담스럽다”는말로토론을시작한이창동문화관광부장관의발언과인터뷰를종합하면문화수도에대한정부차원의정책은`없는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장관은 `광주가 체계적인 청사진을 제시하면''이라는 단서를 달아 지원의사를 밝혔다. 그는 또 “행정수도와 달리 문화수도는 선거를 통한 동의 과정이 없었지 않았느냐”는 발언도 했다. 이말은 `어느 지역이든 잘 만든 청사진을 제시하면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광주가 문화에 대한 `독점적 우월 지위''를 갖고 있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문화''를 도시 발전의 키워드로 삼고 있는 자치단체는 많다. 가까운 전주를 비롯, `박물관의 도시''를 꿈꾸는 부천, 현재 국제현대음악제를 열고 있는 통영 등 경쟁상대는 도처에 깔려 있다. 이들 도시는 광주가 문화수도라는 큰 그림에 집착해 있는 사이 작지만 알찬 기획으로 내실을 다지고 있다.
공은 광주시와 시민에게로 넘어왔다. 문광부와 경쟁도시를 비롯한 국민의 동의를 얻을 수 있는 청사진을 `먼저'' 제시해야만 `문화수도의 꿈''은 이루어 질 수 있다.
이제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원점에서부터 체계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특히 입버릇처럼 말하는 `예향''의 이미지는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지, 문화환경은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 시민들의 문화 마인드는 어느 수준인지 등 근본적인 문제도 냉정히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 김 미 은 < 문화체육부 기자 >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