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는 인구 대비 영화관 스크린 수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꼽힌다. 현재 광주의 극장 개봉관 스크린 수는 모두 37개. 한창 공사중인 `ＣＧＶ'' 등이 완공되면 스크린 수는 50여개에 육박한다.
하지만 스크린 수가 많다고 해서 영화관람 환경이 그만큼 좋아진 것은 아니다. 흥행 논리에 밀려 예술영화는 여전히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해 첫날인 지난 1월1일, 37개 스크린에 걸린 영화는 8편 뿐이었다.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등 단 세 편의 영화가 18개 스크린을 차지했다.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도 흥행에서 밀리면 곧 간판이 내려지고, 어떤 영화는 아예 스크린에 걸리지도 못하는 게 요즘의 극장가 풍경이다.
올 초 `좋은영화''에 목말라하던 광주의 영화팬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공간이 생겼다. 영화진흥위원회가 광주극장을 예술영화전용극장(연 219일 이상 예술영화 상영)으로 지정한 것. 광주극장은 24일 `메트로폴리스''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에술영화 상영에 들어간다.
예술영화 전용관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좋은 영화를 지속적으로 보급하려는 극장측의 의지와 더불어 영화팬들의 관심이 무엇보다 필수적이다.
광주는 `좋은 영화''가 통하지 않는 곳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광주에서 `블루''를 촬영했던 이정국 감독은 “광주는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서 영화에 대한 관심이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꼽힌다”며 “철저히 액션·코미디 등 대중영화에만 관객이 몰리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고 안타까워 했었다.
몇년 전 의욕적으로 문을 열었던 `예술극장 ＡＤＭ''이 1년여 만에 간판을 내린 것도 관객들의 무관심이 한 요인이었다.
`단 한명의 관객을 위해서도 영사기를 돌리겠다''는 극장측의 초심이 흔들리지 않도록 시민들의 따뜻한 관심과 애정어린 비판이 필요할 때다. 훌륭한 문화공간을 지키는 것은 바로 향유자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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