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세계박람회 여수 유치가 실패한 이후 여수가 중앙 언론의 각광(?)을 받고 있다. 전남도와 여수시가 박람회에 대한 국민적 열기를 띄우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때 이를 외면했던 태도와 지극히 대조적이다.
박람회 실패 이후 중앙 언론의 주조는 여수가 경쟁상대가 되지 않은 중국 상하이와 쓸데없는 유치경쟁을 벌여 국력을 낭비했다는 것이다. 박람회 실패를 계기로 여수박람회식 `정략적'' 지역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충고도 곁들여지고 있다.
중앙 언론은 지금까지 여수박람회를 여수라는 소도시의 `지역 이벤트''로 폄하해왔었다. 88올림픽이나 2002월드컵 유치 때의 열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유치전이 한창일 때는 외면하는 것으로, 유치 실패 이후에는 `안될 줄 알았다''는 식이다.
세계박람회 여수 유치 실패가 이들의 시각처럼 불문가지였다면 유치전 기간에는 왜 침묵을 지켰을까. `굿이나 보고 떡이나 얻어 먹겠다''는 심사는 아니었을까.
여수박람회 실패의 원인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식의 태도는 곤란하다. 밑바탕에 `지방깔보기''의 심리가 은근히 깔려있지 않을까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또 다른 문제는 중앙정부의 이해할 수 없는 태도다. 박람회 개최지를 결정하는 당일(지난 3일) 오전까지 관계 당국은 최소 2표차의 승리를 예상했었다. 실제 결과는 무려 20표차의 패배였다.
승부에서는 질 수도 있다. 그러나 승패 분석은 정확해야 한다. 이런 엉터리 분석을 내놓고도 관련 부처에서 지금껏 사과의 말 한마디 없다. 가장 상처를 입은 여수 시민들에 대한 몰염치는 차치하고라도 국가대사를 망쳐놓고도 스스로를 면책의 대상에 놓는 태도는 어떤 배짱에서 나온 것일까. 만일 박람회가 서울이나 부산을 무대로 한 이벤트였다면 이런 식으로 어물어물 넘어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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