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박람회 개최를 통해 도시발전을 앞당기고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 동북아의 거점도시로 우뚝서려던 꿈이 무산되면서 여수 시민들은 좌절과 허탈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계박람회 유치에 대한 염원과 열망으로 6년여동안을 기다려 온 지역민들로서는 당연한 반응이다.
박람회 유치 실패에 따른 책임소재를 명확히 따져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분노의 목소리도 높다.
그러나 이같은 좌절과 분노, 절망 속에서도 최근 시민들사이에는 새로운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비록 엑스포 개최라는 꿈은 접게 됐지만 이를 또다른 기회의 디딤돌로 삼아야 한다는 여론이다. 여수의 새로운 미래상과 비전에 대한 청사진을 마련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시민들은 이제 여수가 살아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해양관광도시로 거듭나는 길밖에 없다고 믿고 있다. 아름다운 다도해, 초록빛 바다, 겨울철에도 영하권을 넘지 않은 따뜻한 날씨, 광양컨테이너부두, 여수 산단 등 해양관광도시로서의 입지적 조건은 충분하다. 관광인프라 구축만 잘 한다면 여수가 국제적 해양 관광도시로써 충분히 발돋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수시민들은 다만 엑스포 유치가 좌절됨으로써 여수~고흥 및 여수~남해간 등 각종 연륙·연도교 건설과 신월~웅천동, 경도지역의 종합리조트사업, 다도해를 연결하는 해양관광벨트 구축 사업 등이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제 엑스포 유치는 물거품이 됐다. 그 원인규명이나 책임소재를 규명하는 것도 좋지만 현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일은 어떻게 하면 여수가해양 관광도시로 거듭날 수 있냐 하는 점이다. 좌절을 딛고 일어서는 슬기가 그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姜浩正<사회2부 부국장·여수주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