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교육청은 200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 하루 전인 5일 각 시험장앞 `수능 응원''을 일체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교통체증과 소음은 물론 수험생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한 조치였다.
하지만 정작 시험당일인 6일 시험장 앞마다 예년과 똑같이 뜨거운 응원전이 벌어졌다. 광주지역 최대 시험장인 동신고 앞에선 5~6개 학교가 대규모 응원경쟁에 나서 혼란스럽기 그지 없었다. 북과 꽹과리는 물론 확성기까지 동원한 응원전은 수험생 격려차원을 넘어 학교간 `세(勢) 과시''나 `전쟁''처럼 보였다.
대학 수학능력시험은 매년 치러지는 국가적인 대사다. 그래서 수험생과 학부모, 교사는 물론 일반인들까지 이날 하루는 긴장속에 보내는 것이 당연한 일로 자리잡았다.
수능응원도그런차원에서볼수있다.3년간 땀흘려 공부한선배들이갈고닦은실력을유감없이발휘하도록격려하는행사이기때문이다.
그래서이를두고일부에서는 `미풍양속''이라는말까지하고있다.따뜻한격려의말한마디에힘을내시험을 잘볼 수도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응원전의 정도를 따져보면 분명 문제가 있다. 상당수 교사들이 증언하듯, 수능응원이 단순한 격려수준을 넘어 강제적이고 학교간 세대결 양상으로 변질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학생 동원과 과열응원, 이로인한 주변혼잡과 소음, 나아가 소수일지 모르나 수험생에게 줄 부담 등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과제들이다.
시교육청의 이번 응원금지는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 시험을 계기로 차분하면서도 따뜻한 격려, 학교간 세대결이 아닌 모든 수험생을 격려하는 바람직한 수능응원문화로 만들기 위한 대안을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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