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임동에 자리한 전방(全紡)주식회사 광주공장이 모험(?)을 시작했다. 놀고 있는 부지에 대규모 자동차 매매단지를 유치, 임대업자로도 나설 모양이다.
수익을 올리겠다는 논리는 맞다. 하지만 지난 51년 이후 외길을 걸어온 섬유전문기업, 광주경제의 한 축을 담당했었던 전방의 발상은 기업 이미지나 시민정서와 동떨어진다.
전방의 결정은 도심권에 매매상이 들어서는 첫번째 선례로, 불법 주정차와 체증을 불러 일으키는 촉매제가 될 게 분명하다. 회사측은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고 강변하지만, 그렇다고 기업이 사회에 지는 책임이 면책되는 것은 아니다. 당장 광주시내 매매상들이 반대 연판장을 돌리고, 등록기준 강화 등 조례 개정안을 청원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관할 북구청이 어떤 결정을 내릴 지도 궁금하다. 법 조항에 얽매여 등록을 받아줄 것인지, 아니면 도시계획의 큰 틀에서 행정력을 슬기롭게 발휘할 지 지켜볼 일이다.
전방은 지난 94년 광주시와 맺은 협약을 기억해야 한다. 시는 평동공단으로 이전하겠다는 전방의 각서를 믿고 도시기본계획을 변경(일반공업지역→상업용지)했기 때문이다. 전방이 눈 앞의 이익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비난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미국의 풍자가 비어스(Ａmbrose Ｂierce)는 그래서 `주식회사''에 대해 독설을 마다 않았다. ▲주식회사=개인적인 책임을 지지 않고 자기의 이익을 올릴 수 있도록 교묘하게 꾸며진 조직체.(`악마의 사전'' 중에서)
/鄭棋太<사회1부 차장>meonsa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