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 버스가 안온다요” “기다리면 오것째, 한식경이나 더 앉아있었더니 잠올라 허네”
무안군내버스가 운행을 전면중단 한 지 이틀째인 2일 오전 청계면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영문을 모른 채 버스를 기다리는 할머니들의 푸념이다.
아침 일찍 군 보건소와 읍내의 신경통 무료치료소를 찾아 치료받은 뒤 친구들과 점심먹고 귀가하는 것이 주요 일과가 되버린 김정순(86·청계면 복길리)할머니에게 군내버스는 유일한 이동수단이다.
농어촌지역 노인들에게 있어 군내버스는 친자식이상으로 `효자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자신이 병원에 가고 싶을 때는 언제든지 데려다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할머니는 이날 이유도 모른 채 치료를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이같이 학생들과 영세민, 시골 노인들의 교통수단인 군내버스가 운행을 중단한 데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군민들은 “있는자들의 횡포인가, 관계기관의 성의 부족인가” `반드시 운행중단의 원인을 규명,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분개하고 있다.
현재 군은 군내버스의 재정보조를 위해 1년에 3억원이상을 지원해주고 있다. 그런데도 버스회사측은 최근 사원들의 급여와 상여금 등 1억7천여만원을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오래전부터 경영이 악화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렇듯 버스문제가 하루아침에 발생한것이 아니었다면 진즉 회사와 군이 만나 대책을 마련했어야 했다. 진짜 적자인지 조사도 해보고 적자라면 보조금을 늘리는 방안을 세웠어야 했다. 또 버스회사 직원들이 주장한 것처럼 목포까지 연장운행하는 방안이 군내버스를 살리는 방안인지 검토해보고 법개정에라도 나섰어야 한다.
이유야 어쨌든 농어촌 주민들의 교통수단인 군내버스가 멈춰서는 안된다. 일단 운행을 재개하고 모두가 지혜를 모아 대책을 마련해 김 할머니와 같은 서민들의 일상만큼은 되찾아 줘야 할 것이다.
/whle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