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으로 만나는 명품 공연…지역 관객의 문화 루틴 되다
2026년 02월 09일(월) 20:05
‘ACC 수요극장’ 12편 무료 상영
매월 첫째주 수요일 극장3
‘라파치니의…’·‘백조의 호수’ 등

국내외 우수 공연을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는 ‘ACC 수요극장’이 매월 첫째 주 수요일 오후 7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극장3에서 펼쳐진다. 빈 국립오페라극장 ‘백조의 호수’의 한 장면. <케빈앤컴퍼니 제공>

‘라파치니의 정원’,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 ,‘백조의 호수’, ‘하나를 위한 노래’….

지역에서 해외나 수도권의 화제작을 직접 만나는 일은 쉽지 않다. 이동과 시간의 제약은 공연 관람의 장벽이 되기 때문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의 ‘ACC 수요극장’은 이런 아쉬움을 덜어주는 프로그램이다. 멀리 떠나지 않고도 우수 공연 실황을 대형 스크린으로 감상할 수 있어 어느덧 지역 관객들의 문화적 루틴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도 ACC 수요극장이 매월 첫째 주 수요일 오후 7시 문화정보원 극장3에서 관객을 맞는다. 이미 상영된 1월 창극 ‘베니스의 상인들’과 2월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를 포함해 연말까지 총 12편의 공연이 차례로 스크린에 오를 예정이다.

뮤지컬 ‘라파치니의 정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먼저 3월 4일에는 스튜디오 선데이의 창작 뮤지컬 ‘라파치니의 정원’을 만날 수 있다. 2024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선정작으로, 미국 소설가 나다니엘 호손의 단편 ‘라파치니의 딸’에 판타지적 상상력을 더해 새롭게 풀어냈다.

배경은 18세기 이탈리아 파두아. 식물의 독을 연구하는 과학자 라파치니와 그의 딸 베아트리체, 그리고 예술가 지노바니의 만남을 통해 아름다움과 비극, 진실과 욕망이 교차하는 서사를 그린다. 독이 깃든 정원에 갇혀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아온 베아트리체는 지노바니를 통해 처음으로 타인의 온기를 느낀다. 그러나 정원 밖으로 나선 순간 사람들은 그녀를 마녀로 몰아세운다. 인물들의 선택과 갈등을 따라가며 전개되는 서정적 음악과 극적인 서사가 작품의 몰입도를 더한다.

4월 1일에는 국립극단의 연극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가 이어진다. 청소년 관객을 겨냥한 이번 작품은 발랄한 록산느와 그녀를 둘러싼 세 남자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꽃과 나무가 가득한 일상의 공간과 전쟁터를 대비시키는 무대 구성은 극적 긴장감을 더하고, 서충식 연출의 리듬감 있는 전개와 김태형 작가의 경쾌한 대사가 작품의 활력을 이끈다.

네 인물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사랑을 마주하는 과정을 통해 관객은 관계와 진심의 의미를 되짚어보게 된다. 이날은 음성해설과 자막이 포함된 ‘접근성 버전’(오후 5시)과 일반 상영(오후 7시)으로 나뉘어 진행돼 보다 폭넓은 관객이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5월 6일에는 빈 국립오페라극장의 발레 ‘백조의 호수’가 상영된다. 클래식 발레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20세기 최고의 발레리노이자 안무가 루돌프 누레예프가 1964년 빈 국립오페라극장을 위해 안무한 버전이다. 지그프리트 왕자의 내면에 초점을 맞춰 남성 무용수의 존재감을 한층 부각한 점이 특징이다. 상영되는 영상은 초연 50주년을 기념해 2014년 선보인 공연 실황이다.

‘하나를 위한 노래’ <부산콘서트홀 제공>
클래식 팬이라면 6월 10일 상영되는 ‘하나를 위한 노래’도 눈여겨볼 만하다. 지난해 부산콘서트홀 개관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공연 실황으로 베토벤 ‘삼중협주곡 C장조, Op.56’과 ‘교향곡 제9번 합창’을 담았다.

정명훈이 지휘하고 아시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맡았으며, 사야카 쇼지, 지안왕, 황수미 등 국내외 정상급 연주자들이 참여했다. 대규모 합창과 오케스트라가 빚어내는 장엄한 울림을 스크린으로 만날 수 있는 자리다.

‘ACC 수요극장’ 관객들이 특히 선호하는 장르인 오페라 무대는 7월부터 10월까지 이어진다. 7월 1일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일 트로바토레’를 시작으로 8월 5일 아레나 디 베로나의 ‘토스카’, 9월 2일 브레겐츠 페스티벌의 ‘나비부인’, 10월 7일 빈 국립오페라의 ‘투란도트’가 차례로 상영된다.

11월 4일에는 공놀이클럽의 연극 ‘말린 고추와 복숭아향 립스틱’을 선보인다. 재수생 은빈을 중심으로 우악스러운 할머니와 사별 이후 자식에게 집착하는 엄마, 편애를 독차지하면서도 무언가 수상한 오빠까지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배우들이 배역을 끊임없이 교차하는 구성 속에서 가족과 정체성, 퀴어 이슈를 유쾌하면서도 밀도 있게 풀어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2일에는 ‘히사이시 조 영화음악 콘서트’가 예정돼 있다. 2022년 프랑스 파리 필하모니에서 열린 공연 실황으로, 히사이시 조가 직접 지휘하고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니 관현악단이 함께한 무대를 담았다.

전석 무료, ACC 누리집 예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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