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주도 성장의 열쇠는 강력한 특례·실질 권한 이양”
2026년 02월 09일(월) 20:35
전남·광주 행정통합 성공 위해서는 지역 특화 산업의 자율성 보장을
AI·에너지 메가 클러스터 구축 필수…민주적 통제·상생 원칙 지켜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위원장 신정훈) 주최로 9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구역 통합 관련 제정법률안에 대한 입법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광주 행정통합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구의 결합을 넘어 지역 특화 산업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강력한 특례와 시민의 목소리가 담긴 민주적 절차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9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구역 통합 관련 제정법률안에 대한 입법공청회에서 전문가와 시민사회 대표들은 통합 특별법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핵심 과제들을 쏟아냈다.

발제자로 나선 최치국 광주연구원장은 전남·광주 행정통합의 당위성을 설명하며 “호남권은 지난 60년간 인구가 가장 많은 권역에서 가장 작은 권역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최 원장은 “이번 통합은 저성장과 일자리 부족, 인구 유출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인공지능(AI)과 에너지, 문화를 결합한 강력한 시너지가 법안에 실질적으로 반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AI 컴퓨팅 인프라 구축과 반도체 재생에너지 집적을 위한 ‘AI 메가 클러스터 조성 특례’와 발전사업 인·허가권의 지방 이양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그는 자치재정권의 실질적 보장과 관련해 “4년간 20조원 지원 이후에도 지속적인 재원이 확보되어야 한다”며 국세의 지방세 이양, 통합 특별교부금 지원, 지방세 교부금 산정 특례 등을 법안에 구체화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통합 과정에서 지역 간 대표성 균형을 위해 특별시 의회 정수를 광주시의회와 전남도의회를 합산한 형태로 구성하고 원 구성을 균등하게 배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민사회의 우려와 쓴소리도 이어졌다.

기우식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사무처장은 현재의 통합 추진 과정이 지나치게 행정 주도로 흐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기 처장은 “행정통합 과정이 비상식적이고 비민주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시민들이 제안한 의견이 특별법에 단 하나도 반영되지 않은 반면, 기업의 이익을 위한 특례나 막개발 우려가 있는 개발제한구역 관련 조항은 일방적으로 수정되어 포함됐다”고 성토했다.

기 처장은 특히 “권한 이양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민주적 통제 장치”라며 “지방채 발행 한도 철폐와 같이 지방 재정을 악화시킬 수 있는 과도한 특례는 신중해야 하며, 노동권과 같은 시민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점이 명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교육 격차 해소와 의료 접근권 강화 등 시민의 삶의 질과 직결된 ‘상생 통합’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통합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소외 지역 문제에 대한 대책도 논의됐다.

전문가들은 거점 대도시 육성과 동시에 농어촌 지역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기본 사회’ 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에 입을 모았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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