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만 통합 거부” 정부 성토장 된 특별법 공청회
2026년 02월 09일(월) 20:00
광주·전남 요구 374개 특례 중 119개 조항 정부 부처 불수용 강력 반발
신정훈 위원장 “정부 분권 의지 미흡”…강기정 시장 “20조 지원 명문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위원장 신정훈) 주최로 9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구역 통합 관련 제정법률안에 대한 입법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와 광주시를 포함한 지방자치단체가 전남광주 행정통합에 대한 중앙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를 강하게 질타했다.

지역의 여망을 담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에 수록한 374개 특례 가운데 무려 110여개 조항이 정부 부처에서 불수용됐기 때문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9일 본관 제3회의장에서 ‘행정구역 통합 관련 제정 법률안에 대한 입법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는 광주·전남을 비롯해 대구·경북, 대전·충남 등 3개 권역의 통합 특별법안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신정훈 행안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최근 통합 특별법에 대하는 정부의 태도를 보면 안타까운 심정이다”고 포문을 열었다.

신 위원장은 “광주·전남 시도민들의 염원을 담아 요구한 374개 특례 중 119개 조항이 불수용되었다고 한다”며 “정부의 태도는 단순히 두 이름을 하나로 합치겠다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방청석에 자리한 강기정 광주시장은 발언 기회를 얻어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강 시장은 “통합 추진 35일 만에 386조 중 110개 정도의 조항이 부동의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대통령께서 약속한 4년간 20조원 지원 방안이 현재 특별법 발의안에 담겨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향후에도 담지 않겠다는 의견이 있어 걱정이 크다. 재정 지원에 대한 내용을 특별법 조항에 반드시 명문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시장은 특히 지역 미래 산업과 직결된 에너지 관련 특례, 영농형 태양광, 차등 전기 요금제, 인공지능(AI) 관련 특례 조항 등이 부처에서 부동의 된 점을 지적하며 “핵심 특례들이 시범적으로라도 반드시 포함되어야 기업이 지역으로 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은 이 자리에서 통합 특별법에 담긴 핵심 특례 조항들에 대해 사실상 부정적이거나 유보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김 차관은 광주시와 전남도가 요구한 119개 핵심 특례 불수용 건에 대해 “부처 간 협의가 되지 않은 상태”라며 “국가 전체적으로 통일성 있게 운영되어야 할 사안들이 많다”고 답변했다.

특히 지방채 발행 한도 예외 적용과 재정 위기 단체 지정 배제 등 자치 재정권의 핵심 조항에 대해 사실상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

김 차관은 “지방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어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교육부가 반대하고 있는 특목고 설립 권한 이양에 대해서도 “교육부의 수용 범위를 존중할 수밖에 없다”며 잘라 말했다.

김 차관은 “정부는 통합 지방정부에 대해 매년 5조원씩 4년간 20조원을 지원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으며 후속 조치를 위해 재정지원 TF를 운영 중이다”고 답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로드맵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안정적인 재정 확보 방안을 재정 당국과 고민하고 있으며, 법안 심사 과정에서 합리적인 이양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아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신정훈 행안위원장은 “대통령은 서울시 수준의 대우를 하겠다고 공언했는데, 정작 실무 부처는 안 된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이것이 정부가 말하는 분권의 실체냐”고 직격했다.

신 위원장은 김 차관의 답변을 두고 “정부의 태도는 단순히 두 이름을 하나로 합치겠다는 수준에 불과하며, 지방에 성장을 주도할 권한을 줄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공청회 참석자들은 대부분 국세의 지방세 이양과 같은 구조적인 재정 분권 없이는 통합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신 위원장은 “허울뿐인 통합법이라면 동의할 수 없다”며 이번 주 내로 예정된 소위원회 심사에서 강력한 대책 마련을 예고했다.

한편, 광주시와 전남도는 정부가 부동의한 110여개 특례 조항을 법안에 관철시키기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양 시도는 지난 8일 열린 ‘제5차 지역 간담회’ 결과를 바탕으로 9일 밤 국무총리와 담판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양 시도는 간담회에서 도출된 핵심 특례 수용 방안을 전달하고, 정부의 전폭적인 재정 지원과 권한 이양을 최종적으로 압박할 계획이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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