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경쟁 아닌 공존’…지역 화가 5인의 삶을 기록하다
2026년 02월 09일(월) 19:45
20주년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호남예술인 아카이브’ 영상 기록
재단 20주년 기념행사보다
류현자 등 지역 작가 5명 조명
재단 공식 SNS서 영상 시청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은 지역 화가 5인의 삶과 예술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호남예술인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제공>

‘문화는 경쟁 아닌 공존이다’

말은 쉽지만 문화 현장에서 이를 유의미하게 구현하기는 어려운 부분이다. 모든 것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중심으로 집중화되는 상황에서 문화 또한 예외는 아니기 때문이다. “지역 문화는 붕괴 직전”이라는 말들이 심심찮게 들릴 만큼 문화적 토대가 허약하고 침체돼 있다.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지역 작가들의 ‘시간’을 기록함으로써 공공자산화를 도모하고 있는 지역 문화재단이 있어 눈길을 끈다.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이사장 노경수)은 지역 화가 5인의 삶과 예술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일명 ‘호남예술인 아카이브 프로젝트’

이번 프로그램은 재단 설립 20주년과 맞물려 기념 예산을 의미 있게 사용해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노경수 이사장은 “문화는 경쟁에서 타자를 누르고 승리하는 데 지향점이 있지 않다”며 “함께 서로를 살리는 선택을 통해 가치가 구현된다. 재단을 기념하는 것보다 예술가들의 시간을 기록하는 일이 더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전했다.

화가 5인은 류현자, 박성휘, 이두환, 임수영, 정정임 등 모두 5명이다. 작가 선정은 재단이 매년 5·18 광장에서 여는 인문예술테크놀로지 축제 가운데, 드로잉 로컬(100인의 라이브 드로잉 퍼포먼스)에 참여했던 작가들 중심으로 이뤄졌다.

재단 김윤아 상임이사는 “화가들이 벽을 허물고 시민은 응답하고 재단은 그들의 기록을 남겨 선순환 구조로 지역문화예술의 상생을 도모했다”며 “이는 지역 문화의 지속가능성을 막연히 말하는 게 아니라 작은 선택을 통해 실천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영상은 화가 5인의 작품 세계 외에도 사유와 삶의 결을 담아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영상 아카이브가 시민들과 지역 미술이 깊이있게 만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작가들의 광주에 대한 단상, 작품 활동을 펼치는 데 있어 광주가 자신에게 발하는 의미 등은 대동소이했다.

이두환 작가는 “광주는 저한테 변화의 계기를 만들어 준 도시라고 할까? 그래서 이 느낌은 제가 어디 가서 활동을 하든 계속 갖고 갈 것 같다”며 “저한테는 광주가 그런 의미이다”라고 말했다.

박성휘 작가는 “저는 광주를 되게 사랑한다”며 “색채나 생명력 있는 작품을 해나가려는 태도에서 그런 것이 작용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임수영 작가는 광주가 다른 도시에 비해 문화예술인은 많다고 본다. 평소 선후배의 그림을 많이 보는데 그것은 자신의 또 다른 창작의 모티브나 기제로 작용한다. “제가 꾸준히 할 수 있는 그리고 광주에서 이렇게 작업을 할 수 있는 ‘동력’들이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말하기 직전의 떨림 같은 것들, 그 조용함이 오히려 ‘광주적’이라고 생각해요. 침묵이나 공백, 어떤 지워진 흔적 같은 것들이 제 화면에 자주 등장하는 이유입니다.”(정정임 작가)

한국화를 전공한 류현자는 작업의 핵심 주제가 어머니이다. 그는 엄마를 표현하는 소재로 버선을 선택해 ‘사모곡 시리즈’를 하고 있다. 그는 “광주에서 작업하는 것이 너무 좋다”며 “40년이 되어가는 화업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그것과 결부된 작업을 하고 싶다”고 했다.

한편 지역 문화의 뿌리인 예술가들을 조명한 영상 기록물은 지역 문화 교육 자료, 아카이브 자산으로 폭넓게 활용될 예정이다. 영상은 9일 첫 공개를 기점으로 재단 유튜브, 공식 블로그, 페이스북을 통해 볼 수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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