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규제 완화 앞서 전통시장 살릴 대책이 먼저”
2026년 02월 09일(월) 19:25
지역 경제계, 유통법 손질 앞두고 온오프라인 병행 지원 등 제언
온누리상품권 사용 편의·혜택 강화 등으로 생태계 재설계 촉구

/클립아트코리아

정부·여당이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 개정과 대형마트 새벽 배송 허용 등을 논의 중인 가운데 광주 경제계를 중심으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대형마트 규제 완화에 앞서 경쟁력 개선과 구조적 체질 전환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역 전통시장의 접근성 문제와 온라인 소비 확산, 생활 방식 변화 속에서 기존 규제 중심 정책만으로는 전통시장 활성화에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광주경영자총협회(광주경총)는 9일 보도자료를 내고 “유통법 개정이 대형마트 규제 완화에만 머무를 경우 전통시장 매출 회복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며 “온오프라인 규제 형평성을 맞추는 동시에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에 대한 직접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유통법 체계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지난 8일 고위 협의회를 열어 온라인 비중 확대 등 유통 환경 급변에 따라 현행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 규제 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유통법 개정에 합의했다. 현행 유통법은 대형마트에 대해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시간 제한’ 규정을 두고 있다.

경총은 가장 먼저 광주 전통시장의 고질적인 접근성 문제를 지목했다. 주차 공간 부족과 낡은 시설, 가족 단위 방문객을 고려한 편의시설 미비 등이 여전히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온라인 주문과 당일 배송 등 빠른 배송에 익숙해진 소비 환경 변화까지 더해지며 전통시장의 체질 개선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광주경총은 전통시장을 ‘장 보는 공간’에 머물게 하지 않고 여가·문화 기능을 결합한 복합 공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주차장 확충과 노후 시설 정비, 화재·안전시설 보강 등 기반 시설 개선을 전제로 문화·체험·휴게 공간·수유실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상시 문화 행사를 연계해 가족 단위 방문을 유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디지털 전환도 핵심 해결 과제로 제시됐다. 전통시장 통합 배송·택배 시스템을 구축해 온라인 주문 시 당일 배송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온라인 플랫폼 입점과 공동 브랜드 개발, 실시간 방송 판매(라이브커머스) 교육·장비 지원 등을 통해 상인의 디지털 역량을 체계적으로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의 사용 편의성을 높이고 혜택을 확대해 결제 유인을 강화하는 방안도 함께 제안됐다.

광주경총은 대형 유통 업체와의 상생 구조 마련 필요성도 강조했다. 지역 특산물 기획전과 쿠폰 교차 사용, 고정 납품과 공동 구매 구조를 제도화하고 출점 규제를 지역 영향 평가·상생 조건 전제로 한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이다.

대규모 점포 등록 시 제출하는 지역협력계획서에 대한 실질 심사와 이행 점검을 위해 상생발전심의회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양진석 광주경총 회장은 “유통법 개정의 핵심은 대형마트 규제 완화와 전통시장·소상공인 상생 패키지를 동시에 설계하는 것”이라며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이 변화하는 유통 환경 속에서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통법 개정 논의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한상총련)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대형마트 새벽 배송 허용 움직임을 “골목상권에 대한 경제적 학살”이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상총련은 대형마트 규제 완화를 통해 온라인 배송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논리에 대해서도 “쿠팡의 독과점 문제를 대형마트 규제 탓으로 돌리는 책임 전가”라고 비판했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실시간 핫뉴스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