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은 과거에만 묻혀 있는 것이 아니다
2026년 02월 09일(월) 18:55
권승찬 작가 ‘무기력한 풍경’전
호랑가시나무창작소서 27일까지

‘무기력한 풍경’

‘무기력한 풍경’
한국전쟁 발발로 자행된 대규모 민간인 학살은 우리 역사의 아픈 단면이다. 특히 좌익을 가려내고 관리한다는 명분 아래 자행된 처형은 세월이 흐른 오늘날에도 온전히 그 진상이 밝혀지지 못했다.

권승찬 작가의 고향인 장흥에서도 집단 학살이 있었다. 당시 바다에 수장된 희생자들은 작가에게 창작의 모티브가 됐다.

그는 자신의 고향뿐 아니라 광주를 비롯해 전남 각지, 그리고 전국을 찾아다니며 조사를 하고 리서치를 했다. 그의 작업과 작품은 지난 2024년 도립미술관에서 관객들을 만났다. 이후 작가는 조사 범위와 매체를 확장해 작업을 계속 지속했다.

한국전쟁 당시 자행됐던 민간인 학살을 모티브로 한 권 작가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호랑가시나무창작소 기획전으로 진행중인 ‘무기력한 풍경’(오는 27일까지)은 과거 비극으로만 묻혀 있는 것이 아닌 현재까지 지속돼온 국가 폭력의 어두운 그림자를 주목한다. 작가는 폭력의 구조와 그 이후를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특유의 예리한 감각으로 포착했다.

작품은 회화를 비롯해 설치, 비디오 작업이 포함돼 있다. 작가는 이번 작업을 위해 희생자 매장지 65곳을 직접 찾아다니며 영상으로 기록했다.

메마른 풍경이 분홍색의 종이에 스며든 목탄의 흔적은 보는 이에게 미처 다 말해지지 않는 당시의 진실과 참상을 말해준다. 연소와 소멸의 흔적으로 남은 과거의 잔상은 작가의 역사의식, 날카로운 감성과 맞물려 먹먹한 슬픔과 강렬한 메시지로 전환된다.

정헌기 대표는 “이번 전시는 동시대의 감각과 사회적 맥락을 함께 조명하기 위해 마련했다”며 “권 작가의 작품이 오늘의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의 의미와 맥락을 함께 고민하고 공유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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