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5·18재단, 암매장 발굴 다시 시작한다…북구 효령동 ‘지목’
2026년 01월 07일(수) 11:15
5·18기념재단, 진상규명위 31사단 장병 명단 확보해 6개월간 정밀 검증
주민 “군용 트럭 목격” 증언 일치…시, 개장 공고 내고 4월 본격 착수
광주시와 5·18기념재단이 5·18민주화운동 당시 행방불명자들의 유해를 찾기 위한 암매장 발굴 작업을 다시 시작한다.

지난 수년간 옛 광주교도소 등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해 답보 상태에 빠졌던 암매장 발굴 조사가 새로운 증언과 구체적인 군 작전 기록을 토대로 재개되면서 40년 넘게 가족을 기다려온 이들의 염원이 풀릴지 주목된다.

7일 광주시와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시는 전날 광주시 공고 제2026-0001호를 통해 북구 효령동 산 123번지 일원을 ‘5·18 암매장 발굴 지원 사업 대상지’로 결정하고 분묘 개장 공고(1차)를 냈다.

공고 기간은 오는 4월 5일까지 3개월간이며, 이후 본격적인 시굴 조사에 들어간다.

이번 발굴 재개는 단순한 제보 접수를 넘어선 체계적인 검증 결과에 따른 것이라는 것이 광주시와 기념재단의 설명이다.

재단은 지난해 북구 효령동 옛 공동묘지 일대에 암매장 흔적이 있다는 주민 제보를 입수한 뒤, 즉각적인 발굴 대신 6개월간의 정밀 사전 조사에 착수했다.

재단은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조사 기록을 확보, 당시 해당 지역 작전에 투입됐던 31사단 소속 장병들의 명단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이를 토대로 당시 계엄군의 이동 경로와 작전 내용을 재구성하고, “군용 트럭이 묘지 인근을 오간 뒤 평소에 없던 봉분이 생겨났다”는 주민들의 구체적인 증언을 교차 검증해 암매장 추정지의 좌표를 특정했다.

광주시는 재단의 이 같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발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예산 지원과 행정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시는 당초 1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으나 심의 과정에서 일부 삭감되어 최종적으로 5000만 원을 투입하며, 부족한 비용은 재단이 자체 예산을 더해 충당할 계획이다.

이번 발굴 대상지는 효령저수지 인근 야산으로, 1980년 당시 공동묘지로 사용되던 곳이다. 이곳이 유력한 암매장지로 다시 떠오른 것은 최근 5·18기념재단에 접수된 결정적인 제보들 때문이다.

지난 2009년에도 기동타격대의 제보 등으로 암매장 의혹이 제기돼 인근 지역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인근 주민들은 “1980년 5·18을 전후해 평소 조용하던 공동묘지 쪽으로 군부대 차량이 빈번하게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증언한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해당 지역 인근은 5·18 당시 계엄군으로 투입된 31사단 병력이 주둔했던 인근아다.

재단은 이 점에 주목해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조사 기록을 토대로 당시 작전에 투입됐던 31사단 소속 장병들의 명단을 파악하고, 지난 6개월간 주민 제보와 장병들의 진술을 정밀 교차 검증했다.

이 과정에서 군 병력의 이동 경로와 주민들이 목격한 트럭의 이동 동선이 상당 부분 일치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정수만 전 5·18유족회장은 “과거에는 정확한 위치 정보 없이 주민들 이야기로 근처를 탐문했을 당시 군 차량의 이동 제보들이 있었다”면서 “공동묘지 부지라는 점에서 유골은 나오겠지만, 5·18 암매장관련성은 세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발굴 작업은 개장 공고 기간이 끝나는 4월 중순 이후 본격화된다. 시와 재단은 해당 분묘가 무연고 묘지로 확인될 경우 파묘 후 유골을 수습하고, 전남대학교 법의학교실 등에 의뢰해 행불자 신고 가족들의 DNA와 대조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단순한 의혹 제기를 넘어 구체적인 정황 증거를 바탕으로 진행되는 것”이라며 “연고자가 확인될 경우 협의 후 개장하고, 확인되지 않을 경우 절차에 따라 진행하되 5·18 진상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병호 기자 j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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