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난 적은 없지만 가본 적은 있지요’
2024년 11월 04일(월) 11:10
광주출신 김은우 시인 네번째 시집 펴내
매혹의 순간들 담은 55편 작품 담아
광주 출신 김은우 시인이 네 번째 시집 ‘만난 적은 없지만 가본 적은 있지요’(한국문연)를 펴냈다.

‘태풍주의보’, ‘배웅’, ‘벽화’, ‘묶인 새’, ‘자운영’ 등 모두 55편이 실린 시집은 “매혹의 순간들에 대한” 느낌을 담고 있다.

김은우 시인은 “일상에서 가까이 있는 것들, 일테면 제가 겪은 이야기나 관심이 있는 소재들 중심으로 썼다”며 “아울러 소외된 것들을 관심있게 바라보고 이를 시로 형상화했다”고 전했다.

이번 작품집은 4년만에 나온 신작 시집이다. 시인은 광주에서 등단하고 활동하다 지난 2004년 광양으로 갔다. 당시 그는 “광주에서 광양으로 올 때는 몸도 아프고 힘든 상황이었다”며 “그러나 작품을 쓰기에는 좋은 환경이어서 창작활동에 집중했다”고 했다.

“두 손을 펼치고 손금을 들여다본다// 마주 접히면 맞닿을 출렁이는 길들/ 서로 반대편을 향하고 있다// 잘못 들어 애먹었던/ 얼핏 보면 닮은 넘실거리는 길들// 뿌리로 가득한 길들 중에는/ 길게 이어지는 빛나는 길이 있는가 하면/ 길 밖으로 벋어나간 길도 있다…”

‘손금’이라는 시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우리 삶의 우연과 필연, 희로애락의 소소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우리 삶이 지닌 본질을 시인은 개성적인 시각으로 풀어냈다. 손금을 보며 지나온 길뿐 아니라 나아가야 할 길을 예감한다는 것은 신비로운 일이다.

이철주 문학평론가는 김은우 작품집에 대해 “살갗 깊숙이 파고들어 제 문장이 품은 열로 읽는 이의 말과 몸을 뜨겁게 데운다”고 평한다.

한편 김은우 시인은지난 1999년 시와 사람으로 등단했으며 시집 ‘바람 도서관’, ‘길달리기새의 발바닥을 씻겨주다 보았다’, ‘귀는 눈을 감았다’ 등을 펴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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