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병원 노사 평행선…파업 장기화 우려
2024년 09월 01일(일) 21:35
임금 2.5% 인상 접근 이뤘지만 인상분 소급 적용 기간 놓고 이견
병원 “경영 악화 감당 못할 수준” 노조 “파업 참여 조합원 늘어날 것”

<광주일보 자료사진>

광주·전남지역을 대표하는 상급병원의 하나인 조선대병원 파업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공의들이 떠난 조선대학교병원 의료현장을 지켜오던 간호사들마저 파업에 나선지 4일째가 됐지만, 병원측이 단 한차례도 자율교섭에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병원측이 전향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면 조합원들의 파업참여를 독려할 방침이어서 상황이 장기화 될 경우 의료대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조선대병원지부와 조선대병원에 따르면 파업 나흘째인 이날까지 병원 측과 노조 측의 교섭은 한 차례도 진행되지 않았다.

노조와 조선대병원은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해 노조는 지난달 29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당초 노조는 임금 총액 대비 6.4% 인상을 요구했고, 조선대병원은 의정갈등으로 인한 경영상 어려움으로 임금동결을 고수했다. 팽팽하게 대치하던 양측은 파업돌입 전날인 지난달 28일 밤샘 줄다리기 교섭을 통해 타결의 희망을 밝혔다.

병원측이 애초 임금동결 입장에서 1.6% 인상안을 제시하며 협상에 나섰고, 결국 노조가 제시한 내년도 공무원 보수 인상률인 2.5%안에 합의했다.

하지만 인상분 소급적용 여부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결국 교섭은 결렬됐다. 노조는 지난 3월 분부터 소급적용을 주장했지만, 병원측은 9월부터 적용해야 한다고 고수한 탓이다.

소급 적용 시기에 따른 이견차를 좁히지 못해 파업을 초래한 노사 양측은 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협상이 진전되지 않자 지난달 30일 전남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조선대병원을 찾아 입장 조율에 나섰지만, 여전히 양측의 만남 자체는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전남지노위 위원장은 병원장, 노조측과 면담을 진행했지만 양측의 입장차는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측도 전공의 파업의 장기화로 경영이 악화돼 소급적용을 감당할 여력이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병원 측이 사태 해결을 위해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교섭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장 내일부터 조합원들의 파업 참여를 독려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파업 첫 날 병원측은 총 조합원(1200여명)의 4분의 1수준만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조선대병원 의료진 총 2000여명(의대교수 150여명, 보건의료 노조 조합원 1200여명, 비조합원 65여명) 중 15%에 해당한다.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의료인력 400여명은 의료현장을 지킬 방침이지만, 파업 참여율이 40%에 달하면 커다란 의료공백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편 전공의 225명의 사직서를 수리한 전남대병원이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지난달 30일까지 ‘진료전담의사’(31명) 채용에 나섰지만, 지원자는 한 명도 없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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