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에서 보수의 길 열고 청년 정치인 육성하겠다”
2024년 07월 08일(월) 21:10
국힘, DJ센터서 전당대회 합동연설회
당권주자들 호남과의 인연 강조
호남 돌며 현장최고위 개최 공약
AI·농수축산업·바이오 산업 유치
당·정·지자체 소통 행정 약속
지역 현안·발전 방안 제시는 부족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들이 8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잡고 인사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8일 광주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당권 주자들은 호남과의 남다른 인연을 강조했다. 특히 호남에서 보수의 길을 열고, 젊은 정치인을 육성하겠다는 등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지역 현안 해결 약속과 발전 방향 제시 등은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상현, “호남 비례 약속 져버려”=윤상현 후보는 “호남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다. 나주 명예시민증이 있고, 조선대 명예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5·18 공법단체와 특전사회의 역사적인 화해 행사에 유일무이한 국회의원으로 참석했다”며 “하지만 우리 당은 이번에도 호남을 버리고 배신했다. 당규상 20명 안에 국회의원 비례대표 중에 (호남) 5명을 배정했어야 함에도 우리는 그 약속을 버렸고 여러분(당원)의 당연한 권리를 빼앗았다. 어떤 이유나 변명도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필요할 땐 가차 없이 이용하고, 불필요하면 가차 없이 던져버리는 정말로 부끄러워진 우리 당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라며 “부도덕한 만행, 거짓과 배신을 이렇게 일삼는 정당에 어떻게 호남민들이 표를 주시겠나. 거짓과 배신의 결과가 총선 참패가 아니면 뭐라고 얘기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가칭 시·도당 아카데미 상설, 광주·호남의 경제 살리기 위한 ‘광주·호남 경제특별위원회’ 구성, 광주에 제2 당사 구축, 매주 월요일 광주·호남 전 지역을 도는 현장 최고위원회 개최 등을 지역 공약으로 내세웠다.

◇한동훈, “호남에서 보수 정치 되살려야”=한동훈 후보는 호남의 보수가 대한민국 번영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말로 정견발표를 시작했다.

한 후보는 “저는 법무부장관 시절 이승만 대통령과 조봉암 장관이 실행한 농지개혁이 대한민국의 영웅들이 혁신을 실현하고 마음껏 활약할 수 있도록 만든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말한 바 있다”며 “그 농지개혁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인촌 김성수 같은 호남 보수의 선각자들이 앞장서 찬성해 주셨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민주당 후보들은 대구·경북 지역에서 15% 득표를 걱정하지 않지만 호남 보수 후보들은 10% 득표도 하지 못해 선거비 한 푼 보전받지 못한다”면서 “호남에서 보수정치를 되살리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청년 정치인을 길러내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반성한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호남에 청년 정치 학교 건립 ▲광주 충장로, 광양제철소, 군산·목포항, 전주 시내 등 호남 현장 찾기 ▲호남과 제주에서도 당당한 유능한 정당 완성 등을 약속했다.

◇나경원, “호남에서 키운 정치인 국회로”=지난 5일에도 광주를 찾았던 나경원 후보는 이날 호남을 강하게 하기 위해 호남에서 활동하는 정치인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후보는 “선거 때만 되면 ‘호남 챙기겠다’고 번지르르하게 말은 잘 한다”며 “호남을 챙기는 것은 호남에서 활동하는 정치인을 키워드려야 되는 것이다. 호남에서 밭 갈고 소 키우는 정치인을 국회로 들어오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광주는 국가 인공지능 혁신 거점이며 전남은 농수축산업, 미래 생명산업으로 대전환 중”이라며 “전북은 바이오산업 이차전지의 메카이며 제주는 새 시대 트렌드에 맞는 관광 산업의 중심지다. 호남에 제대로 산업을 유치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나 후보는 “당원이 존중되는 정당, 보수의 뿌리가 충분해 외연 확장이 가능한 정당, 계파 정치를 타파하는 정당을 만들겠다”며 “국민의힘을 이기는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호남 비례대표는 호남 당원과 국민이 뽑도록 하고, 제주 몫 비례대표, 석패율제 도입 등을 공약으로 내놓았다.

◇원희룡, ‘전면 재시공’ 변화 필요=마지막으로 정견발표에 나선 원희룡 후보는 2022년 1월11일 화정동 아이파크 참사를 언급한 뒤 발표를 이어갔다.

원 후보는 “아이파크가 무너진 후 입주 예정자뿐만 아니라 지자체, 시공사, 공사 현장 관계자들을 다 만났다.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지명되고 시공사는 전면 재시공이라는 중대 결정을 내렸다”며 “큰 손해를 받아들인 시공사, 보상에 합의한 입주예정자, 갈등을 조율한 우리 당과 정부, 지자체가 머리를 맞대고 소통한 결과였다. 이것이 바로 민심이 원하는 정치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을 이겨본 사람, 대통령과 치열하게 토론해서 설득해 본 사람, 당원들과 수십년 호흡해 온 사람이 필요하다. ‘전면 재시공’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호남과 제주는 우리 당에게 참 어려운 곳이긴 하지만, 그래도 동지들이 있는 곳”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당 대표 후보들에 앞서 최고위원 후보 9명과 청년 최고위원 후보 4명도 정견발표를 마쳤다. 다만 국민의힘이 권역별 첫 일정으로 광주를 찾은 만큼 호남·제주에 관한 다양한 공약이 기대됐으나, 지역 현안 등을 언급한 후보는 몇 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는 평가도 나왔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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