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괴 불안감에…위치추적기·호신용품 챙기는 아이들
2025년 09월 18일(목) 20:05 가가
전국 곳곳 아동유괴·미수 잇따라
광주·전남 학부모들 예방 만전
날마다 학교에서 자녀 데려오고
아이알리미로 등·하교 확인도
맘카페에선 다양한 정보 교환
광주·전남 학부모들 예방 만전
날마다 학교에서 자녀 데려오고
아이알리미로 등·하교 확인도
맘카페에선 다양한 정보 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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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은 날마다 자녀들에게 “모르는 사람을 따라가지 말라”고 주의를 주고도 성에 차지 않아 각종 호신용품, 위치 추적기 등을 쥐어 주는 등 ‘유괴 방지 대책’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광주시 북구 용봉동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만난 A(여·46)씨는 학교를 다니는 3학년 딸과 1학년 아들이 걱정돼 요즘은 매일같이 하교 시간에 학교를 찾아온다고 한다. A씨는 “납치 유괴사건 예방 안내문을 받고 더 불안한 마음에 직접 데려다주고 데리러 오고 있다”며 “아이 휴대전화에 위치 추적 앱을 깔아 위치를 확인하고, 호신용품도 사려고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를 매일 데리러 가지 못하는 부모들은 휴대전화에 위치 추적 어플을 깔거나 가방에 전자기기를 부착하는 등 자녀의 안전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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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등·하교 상황을 알려주는 ‘아이알리미’ 전용 어플리케이션. |
D(여·40)씨는 “학교에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아이의 등하교 현황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아이알리미’ 단말기를 준다”면서 “요즘 유괴 미수 관련 뉴스 많이 나오지 않나. 걱정된다고 매일 데리러 오지는 못하니까 이것으로라도 확인하고 있다”고 불안을 감추지 못했다.
지역 맘카페에서도 “아이를 학교 보내기도 무섭다”, “매일 낯선 사람 조심하라고 다짐 시킨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시가 최근 관내 초등학생 36만명 전원에게 급박한 상황에서 누르면 큰 소리가 나는 ‘안심벨’을 지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호신용품 어떤 것이 좋은가”, “위치추적기 달아 줬다”는 등 정보와 경험담을 공유하는 글도 올라왔다.
올해 전국에서는 약취·유인, 인신매매 등 유괴 및 유괴 미수 사건이 300건 이상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제주 서귀포시)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유괴 및 유괴미수(약취·유인·추행 등 목적 약취·인신매매 등) 사건은 319건(유괴 237·미수82)으로 하루 1.3건꼴로 발생했다.
사건 발생 건수는 2021년 324건, 2022년 374건, 2023년 469건, 2024년 414건 등 증가세다.
피해자 연령대는 전체 302명 중 7세∼12세가 130명으로 43.0%로 가장 많았으며, 6세 이하 피해자는 66명(21.8%), 13세∼15세는 39명(12.9%) 등이다.
광주경찰청에도 2021년 7건, 2022년 7건, 2023년 6건, 2024년 6건, 2025년 8월까지 5건 등 5년 사이 31건의 유괴·유괴미수 사건이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위성곤 의원은 “피해자 대부분이 아동·청소년인 만큼 집중 순찰 강화로 범죄를 사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28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아동을 납치하려던 일당 3명이 체포된 이후 전국적으로 유괴·유괴미수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5일 화성시 향남읍 한 초등학교 부근에서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초등학교 저학년 여학생 3명에게 접근해 “인형을 사주겠다”고 말한 70대 남성이 미성년자 유인미수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13일에는 수원시 수원역 인근 거리에서 남자 중학생 2명에게 “사탕을 사주겠다”며 다가간 네팔 국적 20대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으며, 지난 10일 대구 서구에서 초등학생에게 “짜장면 먹으러 가자”며 접근한 60대 남성도 체포됐다. 지난 9일 서울 관악구, 8일 경기 광명시 등 유괴 미수 사건이 발생했다.
/글·사진=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