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역사민속박물관, 20일 ‘아름다운 전라도말 자랑대회’…세대·지역·국적 넘는 12팀 무대
2025년 09월 19일(금) 16:40
“논에 난 피는 꼬실라부러야”…전라도말로 웃고 우는 오후 2시
“논에 난 피를 뽑으문 꼬실라부러야 다시는 안 난다”

농사의 이치와 살아온 체온이 들어 있는 전라도 식 한문장이다.

이런 전라도말을 귀하게 대접하자는 마음이 모여, 광주역사민속박물관이 20일 오후 2시 ‘제13회 아름다운 전라도말 자랑대회’를 연다.

올해 대회는 세대를 훌쩍 넘는다. 함평의 90세 정기임 할머니가 삶의 지혜를 들려주고, 서울에서 전라도말을 가르쳐 160만 조회수를 기록한 20대 최경아 씨가 SNS 세대의 전라도 말맛을 증명한다.

영암 김귀란·김정자 할머니는 영산강 갯벌 간척 현장에서 불렀던 ‘서호 장부질 소리’를 소개하고, 남원 양남수 할머니는 “영감한테 작은각시 얻어준” 사연을 꺼낸다.

광주 김영선 씨는 고흥 나로도에서 평생 삼치잡이하던 아버지의 가르침을, 필리핀 출신 김지수 씨는 다문화가정의 한국살이를 전라도말로 풀어낸다.

스턴트맨이자 연극배우인 나주 장영진 씨의 인생담도 무대와 객석 사이를 쑥대밭으로 흔들 듯 웃음과 감동을 오간다. “전라도말은 늙지도, 변명하지도 않는다. 그냥 삶을 말할 뿐”이라는 말이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심사결과 대상에게는 ‘질로존상’과 상금 100만원이 수여된다. ‘영판오진상’, ‘오매오진상’, ‘팽야오진상’ 등 재치 넘치는 이름의 상이 여럿 준비돼 있어 수상자 전원이 상금을 받는다.

한복을 가장 곱게 차려입은 시민에게는 ‘옷맵시상’도 따로 시상한다.

잔치판을 이끄는 이는 마당극 배우 지정남. 소리꾼 백금렬과 고수 박경도의 장단이 흥을 돋우고, ‘전라도말 알아맞히기’ 같은 맞춤형 프로그램이 관객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든다.

관객들을 위해 제철 과일과 참기름 등 경품도 푸짐하게 준비됐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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