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불법 유치 세한대, ‘좀비대학’ 이곳뿐일까
2025년 09월 19일(금) 00:00
영암 세한대의 불법 학생 유치 실태는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 사립대의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교육부 감사에 적발된 내용을 보면 세한대의 불법 학생 모집은 미달학과에 만학도를 입학시킨후 다른 학과로 보내는 전과 형식을 빌려 이뤄졌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신입생과 편입생 모집 과정에 모두 이런 방식을 사용했는데 4년 동안 신입생 567명과 편입생 183명을 규정 외 전과시켰다고 한다.

추가모집 과정에서는 대학입학전형관리위원회의 심의나 합격자 사정 없이 55명을 선발했고 학교에 다니지 않는 학생도 학적에 그대로 두고 뒤늦게 자퇴나 제적 처리하는 등 ‘유령학생’도 양산했다.

학령 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대의 신입생 모집은 전쟁을 방불케 한지 오래됐다. 학생 유치를 위해 고교를 찾아 영업을 하는 교수들의 모습이 일상이 됐고 장학금과 해외 연수 등을 내건 대학들이 줄을 섰으나 학생난은 여전하다. ‘벚꽃 피는 순서로 대학이 망한다’는 말이 나온 지 오래됐지만 아직까지 문 닫는 대학은 별로 없다.

세한대 사태도 결국은 대학의 이런 현실 속에서 이뤄진 자구책이겠지만 명백한 불법이다. 교육부는 세한대의 불법 학생 유치가 단순 행정 착오가 아닌 구조적 비리로 판단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한다.

‘좀비 대학’이 비단 이곳 만은 아닐 것이다. 신입생은 좀비 대학에 혈액을 제공하는 돈줄이다. 교육부는 차제에 대학들의 불법 학생 유치 전수조사에 나서 그에 합당한 징계와 사법 처리도 병행해야 한다. 좀비 대학이 존속하지 못하도록 불법적인 학생 유치를 근절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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