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유람 맛과 멋 함께 - 광양 볼거리
2024년 03월 31일(일) 18:55 가가
봄날의 느린 발걸음…광양 곳곳의 포근함을 담아본다
매화축제·동백축제·벚꽃문화제
6월까지 이어지는 ‘봄꽃 향연’
윤동주 육필원고 보존 정병욱 가옥
망덕포구 앞 ‘배알도 섬정원’
오래된 양곡창고·한옥 14채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노베이션
매화축제·동백축제·벚꽃문화제
6월까지 이어지는 ‘봄꽃 향연’
윤동주 육필원고 보존 정병욱 가옥
망덕포구 앞 ‘배알도 섬정원’
오래된 양곡창고·한옥 14채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노베이션


‘광양 인서리 공원’은 원도심 인서마을의 오래된 양곡창고와 한옥 14채를 전시공간과 카페, 한옥 스테이, 아트 숍 등으로 탈바꿈시킨 복합 문화공간이다. 한옥과 대나무가 어우러지는 카페 입구.
광양은 섬진강과 남해, 백운산을 품고 있다. 매화마을과 배알도 섬정원, 옥룡사 동백나무숲, 백운산자연휴양림에 여행자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인서리공원’과 광양예술창고, 전남도립미술관. 광양 와인동굴 등 문화예술 공간도 돋보인다. 구봉산전망대와 광양만, 무지개 다리, 이순신 대교 야경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낮과 밤이 빛나는 광양’, ‘지속가능한 글로벌 미래도시 광양’으로 신록 여행을 떠난다.
◇매화, 동백, 벚꽃, 유채…봄꽃의 향연=3~4월 광양에서는 매화, 동백, 벚꽃, 유채 등 봄꽃의 향연(饗宴)이 펼쳐진다. ‘제23회 광양 매화축제’(3월 8~17일·다압면 매화마을 일원)를 시작으로 ‘제7회 광양천년 동백 축제’(3월 23~24일·옥룡사지 동백숲 일원), ‘제9회 광양 벚꽃문화제’(3월 22~24일·금호동 백운쇼핑센터 조각공원 야외행사장)가 성료됐다. 광양읍 서천변과 금호동 백운대는 화사한 벚꽃길 명소이다. 매화가 진 자리에 동백, 벚꽃, 유채가 뒤를 잇는다. 개화 양상은 예년과 너무나 달라졌다. 거의 모든 봄꽃이 동시다발적으로 피다시피 한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가 원인이라고 한다. 덕분에 꿀벌뿐만 아니라 상춘객들의 발걸음 또한 무척이나 부산하겠다.
반면 광양시 옥룡면 추산리 백계산 자락에 자리한 옥룡사지 동백 개화는 더디다. 짙은 초록빛깔의 동백 숲길을 걷는다. 산림청과 생명의 숲 주관의 ‘제7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함께 나누고픈 천년의 숲’으로 선정돼 ‘아름다운 공존상’(우수상)을 받은 숲이다. 푸르른 숲은 따가운 봄볕을 가려주고, 여행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폐사지는 텅 비어있다. 적막하다. 주춧돌만 겨우 찾아볼 수 있다. 능선 길을 따라 산 정상 쪽으로 ‘도선국사 참선길’, 아래 방향으로 ‘선(禪)의 길’이 조성돼 있다.
4월 진월면 오사리·월길리 섬진강 둔치에 조성된 ‘섬진강 유채꽃 단지’는 노란 물결을 이룬다. ‘섬진강 자전거 길’로 알려진 ‘남파랑길 48코스’에 자리하고 있다. 노송 아래 벤치도 마련돼 있어 방문자는 눈앞에 펼쳐진 섬진강을 바라보고 ‘물멍’하며 지친 심신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봄에는 유채꽃 단지, 가을에는 코스모스 단지(갈대쉼터)로 탈바꿈하는 힐링 공간이다.)
이 밖에도 4월 말~5월 초 백운산 국사봉 철쭉이 만개하고, 5월에는 광양읍 유당공원 이팝나무가 쌀밥 같은 꽃을 피운다. 그리고 6월 중순이면 사라실 라벤더가 보라색 꽃을 터뜨린다. 3월부터 6월에 이르기까지 광양을 찾는 여행자들은 봄꽃의 향연을 내내 만끽할 수 있다. 광양의 봄날은 찬란하다.(광양시 진월면 월길리 8-33)
◇망덕포구…시인 윤동주와 ‘배알도 섬정원’=섬진강 550리(216㎞). 전북 진안군 백운면 팔공산 자락 데미샘에서 발원한 강물은 3개도 10개 시·군을 거쳐 망덕포구에서 바닷물과 합류한다. 포구에서 암흑 같은 일제 강점기에 별처럼 빛나던, 청년 시인을 만난다. 윤동주(1917~1945) 시인이다. 생전에 시인은 이곳을 찾은 적이 없다. 그렇지만 포구에는 시인의 숨결이 배어있다. 여행자들이 ‘윤동주 유고(遺稿) 보존 정병욱 가옥’(국가등록문화재 341호)을 찾는 이유다.
“망덕포구를 관광지로만 여겼는데 여기에 와서 윤동주 시인과 시인의 친필 유고를 지켜낸 백영(白影) 정병욱(1922~1982) 교수에 대한 해설을 듣고 나면 감동을 받아서 눈물을 흘리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여기는 문학의 장(場)이면서 역사의 장(場)입니다.”
송봉애·김영심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이다. 시대의 어둠을 밝히는 시를 쓰고, 유고 시를 세상에 알린 두 사람의 신의(信義)는 아름답다. 특히 정병욱 가옥에서는 매월 한차례 시인의 큰조카인 윤인석 성균관대 명예교수(건축학과)와 정병욱 교수 차남인 정학성 인하대 명예교수(한국어문학과)의 현장해설이 진행된다.
정병욱 가옥을 나와 망덕포구 앞에 자리한 ‘배알도 섬정원’으로 건너간다. 섬은 ‘별헤는 다리’와 ‘해맞이 다리’ 등 두 개의 해상 보도교로 뭍과 연결돼 있다. 배알도라는 명칭은 ‘망덕산을 향해 절하는 형국’에서 유래했다. ‘대동여지도’에는 사도(蛇島)로 표기돼 있다. 배알도는 여행자에게 힐링을 안겨주는 섬 정원이다. 해발 25m 섬 꼭대기에 자리한 해운정(海雲亭)에 이르는 코스는 어느 길을 오르든 바다와 어우러진 파노라마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해운정은 1940년 당시 안상선(소설가 안영 부친) 진월면장이 건립한 정자로 백범 김구 선생의 친필 휘호를 받아 현판을 걸었다. 그러나 1959년 태풍 사라호 내습때 붕괴돼 방치돼 오다 2015년에야 복원됐다. 해운정 난간에 앉아 포구를 바라보면 소나무와 어우러진 바다풍경이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만든다. 바람결에 생동하는 봄기운이 실려 오는 듯하다.
◇원도심 생기 불어넣는 핫플 ‘인서리공원’=‘광양역사문화관’에서 남쪽으로 200여m 떨어져있는 ‘인서리 공원’은 광양의 핫 플레이스이다.
광양시와 (주)아트앤라이프가 함께 도시재생 프로젝트로 원도심 인서마을의 오래된 양곡창고와 한옥 14채를 ▲전시공간(반창고·동네미술관·갑빠오의 집) ▲카페(Aat) ▲한옥스테이(다경당·홰경당·예린의 집) ▲아트숍 ▲판화체험관 등 복합 문화공간으로 리노베이션해 2022년 12월 문을 열었다. ‘인서리 공원’(광양읍 남문길 65)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예술전시공간 ‘반창고’와 아트숍·프린트 스튜디오 ‘아트앤에디션’이 눈에 들어온다. 옛 양곡창고를 개조한 갤러리 ‘반창고’에서는 ‘스몰 에디션 빅 허그’전(~5월 31일)이 진행 중이다. 아트숍 ‘아트앤에디션’에 들어서면 아기자기한 아트 상품들이 여행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카페 ‘Aat’ 대들보 상량문을 보면 ‘갑술년(甲戌年) 10월27일’이라 돼 있는데 일제강점기에 해당되는 연도는 1934년뿐이다. 통유리로 외벽을 마감해 창가자리 좌탁에 앉아 바깥을 바라보면 풍광이 시원하다. 커피나 음료, 디저트, 주류, 푸드 마켓이 한 공간에 있는 ‘one-stop-shop’이다. 너른 마당을 두고 마주보고 있는 별채는 책을 볼 수 있는 북 카페 겸 라이브러리로 활용된다. 빈 차고를 멀티 예술 공간으로 변모시킨 ‘그림닷컴’옆 카페 진입로는 대나무와 한옥이 어우러져 포토 존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곳에서는 왠지 여유로움을 느낀다. 시간마저 느리게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한옥 스테이도 젊은 세대의 인기를 끌고 있다. 홰경당(2인 기준)과 예린의 집(4인), 다경당(4인) 등 3채다. 그 가운데 100년 역사를 품은 다경당(多慶堂)의 경우 마당에 자리한 아름드리 동백나무만으로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인서리공원’ 인스타그램 ‘인서리01’을 통해 숙박 예약을 할 수 있다. ‘인서리공원’ 운영시간은 수·목요일 오전 10~오후 7시, 금·토·일요일 오전 10~오후 8시.(월·화요일은 정기 휴무) (광양읍 남문길 65)
‘인서리공원’과 함께 둘러보기 좋은 원도심 문화예술공간으로 ‘전남도립 미술관’과 ‘광양예술창고’가 있다. 옛 광양역 자리에 2021년 3월 개관한 ‘전남도립미술관’은 ‘인간의 고귀함을 지킨 화가 조르주 루오전’과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등을 개최해 문화예술 거점으로 도약하고 있다. 또한 지난 2월부터 ‘광양 서울대학교 남부연습림 관사’(국가등록문화유산 223호)가 지난 2월부터 상시 개방되고 있다. ‘백운산 자연휴양림’(광양시 옥룡면 백계로 337)은 종합 숙박동과 편백나무 펜션, 삼림욕장, 야영장, 오토캠핑장, 치유의 숲 센터, 실내형 숙박시설(숲속의 집), 목재문화체험관, 편의시설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 ‘백운산 4대계곡’으로 손꼽는 성불계곡과 동곡계곡, 어치계곡, 금천계곡은 피서지로 인기를 끈다.
바야흐로 생동하는 신록의 계절이 찾아왔다. 메마른 나무 가지들마다 연초록 새잎이 돋아난다. 일부는 서둘러 꽃을 우선 피운다. 백운산자락 곳곳에서 생명의 빛깔이 번져간다. 우리 역시 연초록의 숲속에서 심호흡을 하며 자연과 하나가 된다.
/글=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
/광양=김대수 기자 kds@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이 밖에도 4월 말~5월 초 백운산 국사봉 철쭉이 만개하고, 5월에는 광양읍 유당공원 이팝나무가 쌀밥 같은 꽃을 피운다. 그리고 6월 중순이면 사라실 라벤더가 보라색 꽃을 터뜨린다. 3월부터 6월에 이르기까지 광양을 찾는 여행자들은 봄꽃의 향연을 내내 만끽할 수 있다. 광양의 봄날은 찬란하다.(광양시 진월면 월길리 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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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의 육필유고(遺稿)를 보관했던 정병욱 가옥 마루밑 항아리(오른쪽). |
“망덕포구를 관광지로만 여겼는데 여기에 와서 윤동주 시인과 시인의 친필 유고를 지켜낸 백영(白影) 정병욱(1922~1982) 교수에 대한 해설을 듣고 나면 감동을 받아서 눈물을 흘리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여기는 문학의 장(場)이면서 역사의 장(場)입니다.”
송봉애·김영심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이다. 시대의 어둠을 밝히는 시를 쓰고, 유고 시를 세상에 알린 두 사람의 신의(信義)는 아름답다. 특히 정병욱 가옥에서는 매월 한차례 시인의 큰조카인 윤인석 성균관대 명예교수(건축학과)와 정병욱 교수 차남인 정학성 인하대 명예교수(한국어문학과)의 현장해설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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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알도에 자리한 ‘해운정’(海雲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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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바라본 ‘배알도 섬정원’. ‘해맞이 다리’(앞쪽)와 ‘별헤는 다리’ 등 두 개의 해상 보도교를 통해 뭍과 연결돼 있다. |
◇원도심 생기 불어넣는 핫플 ‘인서리공원’=‘광양역사문화관’에서 남쪽으로 200여m 떨어져있는 ‘인서리 공원’은 광양의 핫 플레이스이다.
광양시와 (주)아트앤라이프가 함께 도시재생 프로젝트로 원도심 인서마을의 오래된 양곡창고와 한옥 14채를 ▲전시공간(반창고·동네미술관·갑빠오의 집) ▲카페(Aat) ▲한옥스테이(다경당·홰경당·예린의 집) ▲아트숍 ▲판화체험관 등 복합 문화공간으로 리노베이션해 2022년 12월 문을 열었다. ‘인서리 공원’(광양읍 남문길 65)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예술전시공간 ‘반창고’와 아트숍·프린트 스튜디오 ‘아트앤에디션’이 눈에 들어온다. 옛 양곡창고를 개조한 갤러리 ‘반창고’에서는 ‘스몰 에디션 빅 허그’전(~5월 31일)이 진행 중이다. 아트숍 ‘아트앤에디션’에 들어서면 아기자기한 아트 상품들이 여행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카페 ‘Aat’ 대들보 상량문을 보면 ‘갑술년(甲戌年) 10월27일’이라 돼 있는데 일제강점기에 해당되는 연도는 1934년뿐이다. 통유리로 외벽을 마감해 창가자리 좌탁에 앉아 바깥을 바라보면 풍광이 시원하다. 커피나 음료, 디저트, 주류, 푸드 마켓이 한 공간에 있는 ‘one-stop-shop’이다. 너른 마당을 두고 마주보고 있는 별채는 책을 볼 수 있는 북 카페 겸 라이브러리로 활용된다. 빈 차고를 멀티 예술 공간으로 변모시킨 ‘그림닷컴’옆 카페 진입로는 대나무와 한옥이 어우러져 포토 존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곳에서는 왠지 여유로움을 느낀다. 시간마저 느리게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한옥 스테이도 젊은 세대의 인기를 끌고 있다. 홰경당(2인 기준)과 예린의 집(4인), 다경당(4인) 등 3채다. 그 가운데 100년 역사를 품은 다경당(多慶堂)의 경우 마당에 자리한 아름드리 동백나무만으로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인서리공원’ 인스타그램 ‘인서리01’을 통해 숙박 예약을 할 수 있다. ‘인서리공원’ 운영시간은 수·목요일 오전 10~오후 7시, 금·토·일요일 오전 10~오후 8시.(월·화요일은 정기 휴무) (광양읍 남문길 65)
‘인서리공원’과 함께 둘러보기 좋은 원도심 문화예술공간으로 ‘전남도립 미술관’과 ‘광양예술창고’가 있다. 옛 광양역 자리에 2021년 3월 개관한 ‘전남도립미술관’은 ‘인간의 고귀함을 지킨 화가 조르주 루오전’과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등을 개최해 문화예술 거점으로 도약하고 있다. 또한 지난 2월부터 ‘광양 서울대학교 남부연습림 관사’(국가등록문화유산 223호)가 지난 2월부터 상시 개방되고 있다. ‘백운산 자연휴양림’(광양시 옥룡면 백계로 337)은 종합 숙박동과 편백나무 펜션, 삼림욕장, 야영장, 오토캠핑장, 치유의 숲 센터, 실내형 숙박시설(숲속의 집), 목재문화체험관, 편의시설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 ‘백운산 4대계곡’으로 손꼽는 성불계곡과 동곡계곡, 어치계곡, 금천계곡은 피서지로 인기를 끈다.
바야흐로 생동하는 신록의 계절이 찾아왔다. 메마른 나무 가지들마다 연초록 새잎이 돋아난다. 일부는 서둘러 꽃을 우선 피운다. 백운산자락 곳곳에서 생명의 빛깔이 번져간다. 우리 역시 연초록의 숲속에서 심호흡을 하며 자연과 하나가 된다.
/글=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
/광양=김대수 기자 kds@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