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6승… KIA 타이거즈 ‘총체적 난국’
2021년 07월 01일(목) 21:00
광주 야구팬들 우울한 저녁
한화 이글스와 최하위 다툼
근시안 팀 운영에 부상 악재
구단 미래에 대한 비전 없어

경기 지켜보는 KIA 타이거즈 윌리엄스 감독. <KIA 타이거즈 제공>

6월 6승. ‘총체적 난국’에 빠진 KIA 타이거즈 때문에 광주야구 팬들의 저녁이 우울하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 6월 6승 17패로 0.261의 승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최하위 승률과 함께 KIA는 9위에서 6월을 마무리했다.

공·수에서 모두 최하위 성적표가 작성됐다.

KIA 투수들은 이닝당 1.69명의 타자를 출루 시키면서 평균 6.22점을 내줬다. 이닝당 출루허용률, 평균자책점 모두 최하위권이다.

방패는 허약했고 창도 무뎠다. 23경기에서 무려 139실점했지만 득점은 62점에 그쳤다.

6월 팀타율은 0.220로 역시 최하위다. 올 시즌 KIA 타선에서 가장 문제로 꼽히는 장타력은 말할 것도 없다.

6월 KIA 타자들이 합작한 홈런은 8개. 리그 홈런 1위 SSG 최정(20개)이 6월 한 달 동안 담장 밖으로 날린 홈런 개수와 같다.

당연히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도 0.605로 최하위. 상대 배터리는 장타 맞을 부담 없이 공격적으로 승부하면서 KIA 타자들을 잡아내고 있다.

공·수에서 주축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추락을 가속했다.

외국인 원투펀치 멩덴과 브룩스가 나란히 자리를 비우면서 6월 22경기를 토종 선발진으로 치렀다. 임기영과 이의리를 제외한 대체 선발진은 13경기에서 47.1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치면서 선발 싸움에서 밀렸다.

필승조 전상현의 부상에 이어 박준표도 부진과 부상에 시달리면서 장현식과 정해영에게 부담이 가중되는 등 불펜 운영도 힘겨웠다.

올 시즌을 앞두고 양현종이라는 전력 누수가 발생했지만 윌리엄스 감독의 전력보강 바람에도 KIA는 FA시장을 외면했다. 결국 ‘신인’에 의존해 꾸려진 마운드는 외국인 선수의 동시 부상에 직격탄을 맞았다.

KIA의 강점으로 꼽혔던 터커-나지완-최형우의 중심타선도 예상치 못한 시즌을 맞았다.

지난 시즌 터커, 나지완, 최형우는 77홈런 320타점을 합작했다.

하지만 ‘꾸준함’의 대명사인 최형우가 부상에 흔들렸다. 망막 이상으로 고전했던 최형우는 햄스트링 부상까지 겹치면서 6월 10경기에서 0.135의 타율에 그쳤다. 아이러니하게도 6월 6승 가운데 3승에서 결승타 주인공은 최형우였다.

부상과 거리가 멀었던 나지완도 옆구리 근육 손상으로 오랜 시간 자리를 비웠다. 나지완은 6월 22일 복귀해 23일 결승타도 기록했지만, 이 타석에서 다시 부상을 입었다.

윌리엄스 감독이 ‘비장의 카드’로 준비했던 터커 1루 카드도 실패했다. 류지혁이 올 시즌에도 부상에 시달리면서 터커는 다시 외야로 이동했다.

하지만 타이거즈 역사상 첫 30홈런-100타점-100득점의 주인공 터커는 올 시즌 타선의 맥을 끊으면서 결국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와 함께 KIA는 단 한 명의 외국인 선수 없이 팀을 꾸려나가는 상황을 맞기도 했다.

윌리엄스 감독이 직접 나서 체력관리 시스템을 마련해 마무리 캠프에서부터 공을 들였지만 공·수의 핵심 선수를 중심으로 이어진 부상은 속수무책 KIA를 덮쳤다. 몇 년간 풀지 않은 KIA의 ‘숙제’는 결국 최악의 결과로 돌아왔다.

야수진의 세대교체는 KIA의 오랜 숙제였지만 구단은 야수 유망주 영입과 육성에 실패했다. 신인 드래프트 때 투수 잡기에 올인했음에도 투수진이 튼튼한 것도 아니다.

조계현 단장은 FA 영입을 놓고도 같은 날 윌리엄스 감독과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KIA는 ‘소통과 전략’에서도 문제점을 노출했다.

구단의 근시안적 운영과 부상 악재가 맞물려 KIA는 종이 호랑이로 전락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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