夜 한 남도의 밤…해가 지면 진짜 여 行
2025년 08월 04일(월) 19:25
남도투어전남 야경 명소
목포 ‘춤추는 바다분수쇼’
여수 바다 위 1.5㎞ 해상케이블카
‘보물’ 진남관서 국가유산 야행
광양 배알도 섬정원·구봉산 전망대
화순 개미산·꽃강길 ‘시골의 밤’

어둠이 내려앉은 도심 위로 찬란한 조명을 수놓은 광양 해오름 육교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낮보다 밤이 더 아름다운 계절 여름. 뜨거운 태양 아래를 피하듯 사람들은 해가 지기를 기다린다. 해가 지는 순간부터 진짜 여행이 시작된다. 남도의 여름밤은 빛으로 가득하다. 바다 위를 수놓는 분수쇼, 다리 위를 흐르는 LED 조명, 정원과 섬에 머무는 별빛까지… 여행자들의 밤을 특별하게 만들어줄 전남의 야경 명소를 소개한다.

밤이면 빛을 발하는 여수 소호동동다리. <여수시>
◇목포, 바다 위에 피어난 빛의 무대

밤이 되면 목포는 바다를 배경 삼아 화려한 쇼를 시작한다. 평화광장 앞바다에서는 매일 저녁 ‘춤추는 바다분수쇼’가 펼쳐진다. 세계 최초 초대형 부유식 음악분수로 물과 빛, 음악의 하모니를 통한 아름다운 장관이 연출된다.

최대 70m까지 올라가는 춤추는 바다분수는 잔잔한 바다 위 워터스크린에 펼쳐진 아름다운 사연이 감미로운 선율과 화려한 빛, 거대한 물줄기 춤에 맞춰 환상적인 공연을 펼친다. 6~8월 여름철에는 하루 3차례, 8시, 8시30분, 9시에 20분씩 공연된다. 월요일은 제외다.

레이저와 워터스크린, 불꽃 조명이 어우러진 ‘목포해상W쇼’도 평화광장 앞 바다 위에 형형색색의 이야기들을 쏟아낸다. 해상W쇼는 불꽃쇼가 어우러진 국내 유일의 해상 멀티미디어쇼다. 올해는 4월부터 10월까지 5회 공연이 예정돼 있다. 8월 16일(토)과 10월 3일(토) 화려한 불꽃쇼를 만날 기회가 남아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유달산에서 고하도로 넘어가면 밤바다를 가로지르며 목포의 야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삼학도 산책로와 갓바위 데크길은 분수쇼 후 여운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해상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보이는 목포대교의 불빛은 도심과 자연이 만나는 경계를 화려하게 수놓는다.

아름다운 항구도시 목포의 밤을 둘러볼 수 있는 ‘별빛 물결 시티투어’도 운영된다. 야경 시티투어 소요시간은 3시간10분. 목포역~유달산~유달유원지~평화광장(춤추는 바다분수)~갓바위(해상보행교)~김대중노벨평화상 기념관을 둘러보는 코스다. 7~8월 화~토 오후 7시 30분 출발, 9~11월은 금~토 오후 7시에 출발한다.

형형색색의 조명이 어우러진 화순 꽃강길 음악분수가 밤하늘을 수놓는다.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여수 밤바다~’

‘여수 밤바다 이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 너와 함께 걷고 싶다 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어 이 거리를~’ 버스커버스커의 노래 ‘여수 밤바다’로 유명해진 여수 밤바다는 해안선을 따라 펼쳐지는 야경 명소다.

여수는 ‘밤바다’라는 이름만으로도 감성이 충만한 도시다. 여름밤의 여수는 낭만과 감성 그 자체다. 여수 해상케이블카는 밤에 타야 제 맛이다. 돌산공원에서 자산공원까지 1.5㎞ 이어지는 노선은 바다 위를 가로지르며 여수의 도심과 항구, 무수히 깜빡이는 불빛들을 보여준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자연스레 낭만포차 거리로 발길이 향한다. 여수 밤바다를 바라보며 즐기는 해물안주 한 접시, 바람을 맞으며 앉아 있는 시간은 여행에서만 가능한 호사다.

진남관에서 즐기는 국가유산 야행(夜行)도 매력적이다. 객사의 용도로 이용된 진남관은 1963년 보물로 지정됐다가 이후 그 중요성과 가치가 인정돼 2001년 국보 제304호로 지정됐다. 오랜 세월로 건물의 뒤틀림, 지반 하부 침식 등 구조적 안전 문제가 발생하면서 2015년 보수공사에 돌입했고 10년만인 지난 5월말 재개방됐다. 이곳에 경관 조명 시설을 설치해 지역주민과 관광객에게 아름다운 야경으로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어준다.

밤이면 LED가 흐르는 소호동동다리도 빠뜨릴 수 없다. 바다 위를 걷는 듯한 이 산책로는 여름밤의 사진 명소이자 조용한 사색의 공간이다. 물빛에 반사되는 조명과 도심의 불빛을 들여다보는 여수의 밤은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특별해질 수 있다.

오동도에서는 동방파제의 야간 조명과 황홀한 음악분수가 조명들과 어울려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돌산공원에서 내려다보는 밤의 돌산대교와 장군도 역시 빛의 도시 여수를 가장 잘 표현하는 광경 중 하나다. 바다 건너편으로 보이는 박람회장 전경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색다른 야경이 된다.

◇조용한 도시의 반전 야경, 광양

광양은 낮보다 밤이 더 매력적인 도시다. 낮에는 조용하지만 밤이 되면 형형색색 조명이 깨어나며 색다른 풍경을 만든다.

야경 시티투어 코스를 따라 이순신대교에서 출발하면, 교량 아래로 펼쳐지는 먹거리 타운의 활기찬 불빛과 함께 광양항의 야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배알도 섬정원은 밤이면 야간 조명이 은은히 들어오며 산책객들의 쉼터가 된다. 배알도에서 삼화섬 공원까지 이어지는 산책길은 여름밤에 걷기 좋은 코스로 벤치에 앉아 바람을 느끼는 순간 여행의 만족도가 높아진다.

광양 야경 시티투어는 3월부터 12월까지 매주 금·토요일 오후 4시부터 9시까지 운영된다. 관광문화 해설사가 동행하는 프로그램으로 광양시 문화관광홈페이지 ‘시티투어’에 접속해 예약해서 이용할 수 있다. 10명 이상 예약시 운행된다.

최근에는 광양시가 ‘해비치로 삼화섬 관광명소화사업’ 일환으로 삼화섬과 달빛해변 일대에 경관조명 설치를 완료해 광양야경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삼화섬을 중심으로 달빛해변 일원에 무빙라이트, 미디어파사드, 매화나무 조명, 캐릭터 조형물 ‘매돌이’ 조명 등 경관조명을 설치하면서 환상적인 빛의 파노라마가 완성됐다.

광양 야경의 하이라이트는 구봉산 전망대다. 구봉산 전망대에서는 도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공단의 불빛과 다리의 야경, 도심의 거리까지 한눈에 담기며 광양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멀리 공장지대의 불빛까지 은은하게 펼쳐져 ‘공단뷰의 낭만’을 선사한다.

목포 삼학도 해상 크루즈 위에서 펼쳐지는 불꽃쇼.
◇화순 개미산과 꽃강길에 내려앉은 별빛

화순의 밤은 시골의 평온함에 조명이 더해져 고요한 아름다움이 매력이다. 해가 지고 난 후 개미산 전망대에 오르면 마을 전체를 감싸는 불빛들이 별처럼 반짝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화순 시가지와 들녘은 조용하면서도 아늑하다. 마치 별들이 내려앉은 듯한 풍경이랄까.

화순천을 따라 조성된 꽃강길은 여름이면 음악분수가 가동돼 소소한 즐거움을 더한다.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분수와 은은한 조명이 더해진 산책길은 여름밤 가족 단위로 즐기기에 좋다.

꽃강길 음악분수는 2023년 10월 탄생한 화순의 새로운 랜드마크다. 길이 60m, 폭 10m의 음악 수조, 최대 높이 50m의 캐논 슈터, LED 수중조명 등이 만들어내는 초대형 분수대로 화순의 야경을 화려하게 밝히는 명소로 급부상했다. 4월부터 9월까지 휴무일 없이, 요일 상관없이 매일 오후 8시 운영되며, 토요일에는 9시에 추가 운영된다.

무엇보다 시원한 바람이 도시의 무더위를 잊게 만든다. 화려하진 않지만, 자연과 사람이 함께하는 따뜻한 야경이다.

/글=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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