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문에 생물공학 접목 ‘블루 바이오’사업 본격화
2019년 10월 04일(금) 04:50
청정 전남 '블루 이코노미' <3> 블루투어
나노바이오기술·칩·센서로 영역 확장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전진기지 구축
‘의료-의약-힐링 치유’ 연계 차별화
난치성 질환 차세대 신약 개발 육성

지난 2009년 7월 화순 녹십자 백신공장이 준공되면서 바이오 관련 연구개발, 임상, 평가 및 승인, 대기업 등이 화순에 자리를 잡아 백신특구이자 바이오클러스터로 부상했다.

전남도가 새천년 비전으로 삼은 ‘청정 전남, 블루 이코노미’는 잠재력과 발전 가능성이 높은 기존 산업을 업그레이드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완전히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 보다는 부진하거나 예상 외로 빛을 발하지 못했던 원인을 분석해 새로운 아이디어, 추진 방법, 정부 지원 등을 통해 모맨텀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블루 바이오’다. 바이오(Bio)는 ‘생(生)’이나 ‘생물(生物)’을 의미하는 용어로, 바이오산업은 현대 생물공학기술(Biotechnology)을 바탕으로 생물체의 기능과 정보를 활용해 유용한 물질을 상업적으로 생산하는 산업이다. 제품을 기준으로 해 구분하는 기존 산업과는 다르게 생물공학기술 적용 여부에 기초하는 화학, 전자, 의약, 환경, 농업, 식품 등 여러 산업부문에서 생물공학기술의 접목을 통한 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창출하는 산업이다. 바이오연료, 바이오식품, 바이오의학, 바이오소재 등은 물론 최근 첨단과학과 결합하면서 나노바이오기술, 바이오칩(바이오소자 또는 생물소자), 나노바이오 센서 등으로 그 영역이 확장돼 가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준비해온 바이오산업, 민선 7기 블루 바이오로 비상=전남도는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바이오산업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다른 지자체에 앞서 바이오산업의 가능성을 보고, 2005년 화순전남대병원 임상백신연구개발사업단 발족을 지원했으며, 이후 바이오매스, 바이오의약, 바이오헬스 등에 지속적으로 관심과 투자에 나섰다. 생물의약연구센터(2007년), 녹십자 화순공장(2009년) 등이 들어선 화순의 생물의약산업단지는 2010년 11월 화순 전남대학교병원을 연계해 지식경제부로부터 ‘백신산업특구’로 지정받기도 했다. 2013년 6월에는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소 헬스케어연구소가 들어섰고, 오는 2020년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출연·설립한 백신 위탁 개발·생산 공공기관인 미생물실증지원센터가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전남은 ‘전남대 의대(연구개발)-헬스케어연구소(전임상)-화순 전남대병원(임상)-생물의약연구센터·미생물실증지원센터(위탁생산)-(주)녹십자 화순공장(대량생산)’이라는 전(全)주기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바이오헬스케어 산업기반을 보다 고도화하고, 성과를 확산시켜 전남의 미래주축산업으로 성장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전남의 최대 강점인 해양·산림·친환경 농업 등 풍부한 천연자원과 이들 시스템을 연계하는 한편 에너지·화학·식품·의학 등 관련 산업과 융복합해 바이오헬스케어 관련 고품격 상품, 서비스 등을 개발·생산·유통하는 전진기지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천연자원+인프라+신규 프로젝트로 ‘전남형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전남에는 전국적으로 자생하고 있는 천연물 6000종 중 1500종(25%)이 전남에 서식하고 있으며, 이 중 290종에 대해서는 이미 기능성 분석 및 DB 구축을 완료한 바 있다. 특히 해양 천연자원은 그 다양성과 효능 측면에서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그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전국 최대 규모(37%)의 국립공원, 전국 최다 요양병원(화순군 일원) 등 다양한 치유 공간을 보유하고 있어 의료 인프라와 연계한 치유 클러스터 구축에 유리하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민선 7기 전남도는 바이오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선제적이고 집중적인 투자를 해왔다. 그 결과 최근 계속사업 및 신규사업을 포함해 총 23개 사업에 3448억원 예산으로 바이오 R&D와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미생물실증지원센터(836억원)가 2021년 완공을 목표로 2018년 11월 이미 화순백신산업특구에서 착공에 들어갔으며, 2018년 식약처 ‘국가 백신제품화 기술지원센터(283억원)’, 2019년 과기부 ‘국가 면역치료 혁신 플랫폼(480억원)’ 등 굵직한 국책사업 유치에 성공하기도 했다.

전남도는 그동안의 축적된 인프라와 경험을 바탕으로 ‘의료-의약-힐링 치유’를 연계한 차별화된 바이오 산업을 속도감있게 추진할 방침이다.

▲면역치료제, 치료백신 등 차세대 신약 개발 ▲기능성 천연물 소재의 글로벌 기지화 ▲4차 산업혁명 기반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 등을 핵심으로 하는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최종적으로 ‘전남형 첨단의료복합단지’로 유치를 통해 블루 이코노미를 완성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백신에서 면역세포·줄기세포 신약, 천연물 식의약, 맞춤형 헬스케어 및 의료기기까지=세계적으로 면역세포치료 및 줄기세포 신약 시장이 2022년까지 9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남도는 난치성 질환(암, 치매 등)을 극복하는 차세대 신약 소재 개발 및 의료 서비스산업을 육성중이다. 올해부터 ▲면역세포 치료 산업화 기술 플랫폼 구축사업(200억원) ▲줄기세포 바이오신약 연구개발·상용화 지원사업(32억원)을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전남도는 2021년이면 가시적인 신약 개발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남의 천연자원에서 기능성 약리물질·향장·식품 소재를 개발해 2023년이면 493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 천연물 식의약 시장의 글로벌 기지화에도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2018년부터 ▲국제기준(cGMP) 천연물의약품원료 대량생산시설(200억원)을 화순에 구축하기 시작했으며, 지역에서 재배된 고품질 천연물 원재료를 기업에 납품하기 위한 ▲천연물 원재료 연계처리시스템(100억원)도 올해 장흥에 들어설 예정이다. ▲유전체 기반 맞춤형 질환예방 메디푸드(기능성 식품) 기반구축사업(200억원)도 추진하는 한편 멀꿀, 차즈기, 모새나무 등 9만㎡ 규모의 천연물 재배단지에 이꼬들빼기, 보리수나무를 추가해 33만㎡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른 농가소득 향상과 일자리 창출도 예상된다.

전남도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의료·치유자원과 융합한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및 의료기기를 차세대 전략 품목으로 육성중이다. 2020년 활력 노화를 위한 과기부의 ICT융합형 메디컬-XR서비스 콘텐츠 개발사업(40억원)이 올해 국가 신규사업으로 확정돼 2020년부터 본격 추진되며, ▲ 암 특화 종합병원-요양병원-환자를 연결하는 스마트 임상지원 센터(125억원) ▲국립 항노화(안티에이징) 센터(780억원) 등의 구축도 예정돼 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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