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구의 中國 인물 이야기 <128> 간신 이임보
2018년 04월 17일(화) 00:00 가가
겉과 속 달라 ‘구밀복검’ 고사 주인공
이임보(李林甫, ?∼752)는 산서성 출신으로 호는 월당이다. 당 현종때 재상으로 현종 치세가 나락으로 떨어지는데 크게 기여했다.
당 황실의 종친으로 국자사업을 거쳐 형부시랑과 이부시랑을 역임했다. 국자사업 재직 중에는 최고 교육기관인 국자감의 기강을 바로 세웠다. 이에 학생들이 공적비를 세웠다. 그가 말하기를 “내가 무슨 덕과 능력이 있어 공적비를 세웠는가?” 학생들이 밤새 공적비에 새겨진 글씨를 지웠다고 한다. 문장이 약해 장열, 장구령 등 문인 관료에게 무시를 당했다. 그가 문벌파의 대표격으로 진사파를 공격한데는 문학적 소양에 대한 콤플렉스가 바탕에 깔려 있다. 734년 재상이 되어 752년까지 19년간 권세를 휘둘렀다.
그는 법치주의를 숭상했다. 제도와 규정에 따라 행정을 집행했다. ‘당육전’을 편찬해 법률체계 정비에 노력했다. 황제에 대해서는 절대적인 충성심을 보였다. 제위에 오른지 20년이 지나 현종은 정사를 귀찮아했고 풍류를 즐기는데 몰두했다. 국정 현안을 빈틈없이 처리하는 그가 맘에 들었음은 물론이다.
재상이 된 후 재능, 공적, 명망이 있는 사람은 어떤 수를 써서라도 제거했다. 특히 문학하는 인사를 시기해 겉으로는 좋은 관계를 유지했지만 뒤에서는 모함해 낙마시켰다. “입에는 꿀이 있지만 배에는 칼이 있다”는 구밀복검(口蜜腹劍)의 고사가 여기서 유래했다. 현종이 강주자사인 엄정지를 기용하려 하자 그의 동생 엄손지를 불러 형이 중풍이 걸려 황제를 알현할 수 없다고 주청하라고 압박했다. 그는 “엄정지가 쇠약하고 늙어서 중풍이 들었으므로 병을 치료하게 하도록 하여야 합니다”고 보고해 기용되는 것을 막았다. 이적지가 황제의 신임을 받자 그를 모함에 빠뜨렸다. 그에게 말하기를 “화산에 금광이 있는데 이것을 캐면 나라를 부유하게 할 수 있는데 황제가 이를 알지 못한다.” 다음날 이적지가 황제에게 보고하니 이임보에게 하문했다. 그가 답하기를 “신이 이를 안지 오래되었으나 화산은 왕기가 서린 곳이어서 이를 뚫는 것이 마땅치 않아 감히 보고하지 않았습니다.” 황제가 이적지가 일을 가벼이 처리한다고 믿게 되었다.
그는 아주 어렵거나 지엽적 문제가 출제되도록 과거시험 방식을 바꿔 진사과 출신의 등용을 막았다. 새로운 인재의 등장으로 자신이 구축해 놓은 체제를 흔들지 않으려는 복심이었다. 시성 두보가 과거에 낙방한 것도 이 시기였다. 자신과 같이 재상직에 있던 우선객, 이적지, 진희열을 사실상 허수아비로 만들었다. 삭방절도사 출신의 우선객은 장구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임보의 지원으로 재상이 되었다. 재상에 있던 6년간 자기 당파를 만들지 않고 이임보에게 적극 협력해 자리를 보존했다. 황족 출신인 이적지는 이임보의 계략에 말려 힘을 쓸 수 없었다. 진희열 역시 이임보가 내린 결정을 집행하는 보조 역할에 머물렀다.
이민족 출신을 절도사에 발탁토록 한 것이야말로 최대의 실책이었다. 절도사는 전통적으로 고위 한족 관리가 담당하였는데 정적이 부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비한족 출신에게 문호를 개방한 것이다. 비한족의 안록산, 고선지 등이 절도사가 된 것도 이 때문이다. 그에게 권세가 집중될수록 정적이 늘어났다. 그의 아들 이수가 이를 우려하자 “호랑이 등에 탄 형세라 어쩔 수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양귀비의 먼 친척오빠 양국충이 그를 낙마시킨 주역이었다.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내 세상사에 밝은 양국충은 누이의 도움으로 재정을 담당해 비단과 특산품 등 현종이 좋아하는 물품을 대거 진상했다. 이로써 황제의 신임을 받아 이임보와 대등한 세력으로 성장했다. “정부 창고의 충실함이 고금에 비할 것이 없다”는 말이 회자되었다. 이임보가 아사나아포사와 왕홍의 모반 사건에 연류되었다고 고발했다. 병중에 있던 이임보는 걱정과 번민으로 어찌할 바를 몰랐다. 양국충을 만나 “나는 죽을 것이고 공은 반드시 재상이 될 것이니 이후의 일로 공에게 누를 끼치오”라며 뒷일을 부탁했다. 752년 11월 세상을 떠났다. 그의 사후 관직을 박탈당하고 부관참시 되었으며 자손들도 유배되었다.
당 황실의 종친으로 국자사업을 거쳐 형부시랑과 이부시랑을 역임했다. 국자사업 재직 중에는 최고 교육기관인 국자감의 기강을 바로 세웠다. 이에 학생들이 공적비를 세웠다. 그가 말하기를 “내가 무슨 덕과 능력이 있어 공적비를 세웠는가?” 학생들이 밤새 공적비에 새겨진 글씨를 지웠다고 한다. 문장이 약해 장열, 장구령 등 문인 관료에게 무시를 당했다. 그가 문벌파의 대표격으로 진사파를 공격한데는 문학적 소양에 대한 콤플렉스가 바탕에 깔려 있다. 734년 재상이 되어 752년까지 19년간 권세를 휘둘렀다.
재상이 된 후 재능, 공적, 명망이 있는 사람은 어떤 수를 써서라도 제거했다. 특히 문학하는 인사를 시기해 겉으로는 좋은 관계를 유지했지만 뒤에서는 모함해 낙마시켰다. “입에는 꿀이 있지만 배에는 칼이 있다”는 구밀복검(口蜜腹劍)의 고사가 여기서 유래했다. 현종이 강주자사인 엄정지를 기용하려 하자 그의 동생 엄손지를 불러 형이 중풍이 걸려 황제를 알현할 수 없다고 주청하라고 압박했다. 그는 “엄정지가 쇠약하고 늙어서 중풍이 들었으므로 병을 치료하게 하도록 하여야 합니다”고 보고해 기용되는 것을 막았다. 이적지가 황제의 신임을 받자 그를 모함에 빠뜨렸다. 그에게 말하기를 “화산에 금광이 있는데 이것을 캐면 나라를 부유하게 할 수 있는데 황제가 이를 알지 못한다.” 다음날 이적지가 황제에게 보고하니 이임보에게 하문했다. 그가 답하기를 “신이 이를 안지 오래되었으나 화산은 왕기가 서린 곳이어서 이를 뚫는 것이 마땅치 않아 감히 보고하지 않았습니다.” 황제가 이적지가 일을 가벼이 처리한다고 믿게 되었다.
이민족 출신을 절도사에 발탁토록 한 것이야말로 최대의 실책이었다. 절도사는 전통적으로 고위 한족 관리가 담당하였는데 정적이 부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비한족 출신에게 문호를 개방한 것이다. 비한족의 안록산, 고선지 등이 절도사가 된 것도 이 때문이다. 그에게 권세가 집중될수록 정적이 늘어났다. 그의 아들 이수가 이를 우려하자 “호랑이 등에 탄 형세라 어쩔 수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양귀비의 먼 친척오빠 양국충이 그를 낙마시킨 주역이었다.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내 세상사에 밝은 양국충은 누이의 도움으로 재정을 담당해 비단과 특산품 등 현종이 좋아하는 물품을 대거 진상했다. 이로써 황제의 신임을 받아 이임보와 대등한 세력으로 성장했다. “정부 창고의 충실함이 고금에 비할 것이 없다”는 말이 회자되었다. 이임보가 아사나아포사와 왕홍의 모반 사건에 연류되었다고 고발했다. 병중에 있던 이임보는 걱정과 번민으로 어찌할 바를 몰랐다. 양국충을 만나 “나는 죽을 것이고 공은 반드시 재상이 될 것이니 이후의 일로 공에게 누를 끼치오”라며 뒷일을 부탁했다. 752년 11월 세상을 떠났다. 그의 사후 관직을 박탈당하고 부관참시 되었으며 자손들도 유배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