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휴(韓休 673-740)는 장안 출신으로 자는 양사다. 현종 때의 재상으로 시호는 문충이다.

문사에 뛰어나 과거시험인 현량방정과에 천거되어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현종이 태자로 있을 때 국정에 관한 자문을 요청받아 치국 대책을 올렸다. 이 공으로 조동희와 함께 을과(乙科)에 급제했다. 이후 좌보궐, 예부시랑, 지제고, 상서우승을 거쳤다. 724년 산동 지방에 가뭄이 들자 예부시랑 겸 지제고인 한휴를 자사로 발탁해 대처토록 했다. 그는 자기 주장이 강하고 정직했다. 그러나 평소에는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말하기를 좋아했다. 낙양과 장안 중간에 있는 하남성 괵주 자사로 있었는데 황제가 동도인 낙양가는 길목에 있어 세부담이 가중되었다. 그는 세부담을 다른 지방과 나누어야 한다고 주청했다. 재상인 장열은 이를 논박하기를 “괵주만 홀로 세부담을 면해주면 다른 주에서 그 부담을 떠맡아야 한다. 이는 결국 자사가 사사로이 주민들에게 은혜를 베푸는 것과 같다.” 한휴가 후퇴할리가 없었다. 그는 “자사가 백성의 피해를 돌봐줄 수 없다면 어떻게 정사를 돌볼 수 있겠는가? 이일로 인해 윗분의 노여움을 사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응답했다. 그의 단호한 주장에 장열은 부득이 자신의 주장을 접었다.

개원 21년(733) 배광정이 물러나자 수석재상 소숭에게 후임자를 추천하라고 명했다. 소숭이 우산기상시 왕구를 추천하려 하자 왕구는 한사코 우승 한휴에게 양보했다. 결국 황문시랑·동평장사로 발탁되어 차석재상이 되었다. 그는 사람됨이 강직하고 단호해 개인의 이익과 영달에 관심이 없었다. 소숭은 그가 평소에 사람들과 잘 지내므로 쉽게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재상이 되자 원칙을 지키고 아부하지 않아 서로 불편한 사이가 되었다. 재상을 역임한 원로 송경이 이를 보고 “뜻밖에 한휴가 마침내 이와 같이 할 수 있구나”라고 한탄했다고 한다.

하급관리 이미옥이 경미한 죄를 짓자 현종이 귀양을 보내도록 명하였다. 그는 “이미옥은 큰 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단지 지위가 낮은 관계로 엄한 벌을 받게 된 반면 지금 조정에는 큰 간신배가 있지만 이를 제거하지 않는 것은 큰 것을 버리고 작은 것을 취하는 것과 같습니다”고 반대 의견을 개진했다. 현종이 이 제안을 거부하자 재차 “폐하께서 간신배를 내치지 않으신다면 신은 감히 이미옥을 유배 보내라는 명을 수행할 수 없습니다.”고 주장했다. 결국 황제가 뜻을 꺾었다. 그는 황제의 공적인 일뿐 아니라 사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간언을 하였다. 이에 따라 황제는 자기 뜻대로 일을 처리하지 못하고 재상의 눈치를 보는 지경에 이르렀다.

황제는 궁중에서 연회를 열거나 후원을 산책하거나 사냥을 나가면서 조금이라도 잘못이나 차질이 생기면 번번이 측근들에게 물었다. “한휴가 아는가?”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그의 상소가 도착했다. 황제는 일찍이 거울을 보면서 즐거운 기색이 없었다. 좌우의 측근들이 말하기를 “한휴가 재상이 된 후에 황제께서는 이전보다 유달리 야위었는데 왜 그를 자르지 않습니까?” 현종이 한탄하면서 말하기를 “나의 모습이 비록 야위었지만 천하의 백성들은 반드시 살이 쪘을 것이다. 한휴는 항상 힘써 다투지만, 그가 퇴청한 후에 나는 누우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내가 그를 기용한 것은 사직을 위한 것일 따름으로 나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는 원칙없이 황제의 뜻만 따르는 선임재상 소숭이 맘에 들지 않아 자주 황제앞에서 논쟁하였다. 송경은 이런 그를 두고 “인자의 용기”라고 평가하였다. 733년 소숭이 사직을 청하자 황제는 “짐이 아직 경을 싫어하지 않는데 어찌 돌연 떠나려고 하오?” 소숭이 답하기를 “두터운 은혜를 입어 재상이 되어 부귀가 지극하였음에도 황제께서 아직 싫어하지 않으십니다. 만약 신을 싫어하신다면 신의 머리나 목을 보존할 수 없는데 어찌 편안히 물러나겠습니까?” 결국 현종은 소숭을 파직해 좌승상으로 삼고 한휴도 파직해 공부상서로 삼았다. 배요경과 장구령이 그 뒤를 이었다. 후일 그는 정직을 숭상한 재상으로 평가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