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숭(姚崇, 650-721)은 당 현종 초의 명재상이다. 하남성 협석 출신으로 자는 원지다. 현종을 보좌해 개원성세(開元盛世)의 초석을 닦았다.

사천성 시창에 해당하는 승주 도독을 지낸 요의의 아들로 어려서부터 문무에 출중했다. 관직에 나가 복주 사창참군, 하관낭중을 역임했다. 696년 거란의 이진충이 하북성을 유린했는데 일처리를 분명히 해 하관시랑이 되었다. 이후 동봉각난대삼품, 봉각시랑이 되어 중신 반열에 올랐다. 측천황제 말년 총애를 받던 장창종, 장역지 형제와 사이가 나빠 어려움을 겪었다. 705년 재상 장간지가 주도한 중종 복위 쿠데타에 참여했고 임치왕 이융기의 현종 즉위에도 기여했다. 예종 재위 중에는 정치를 전횡한 태평공주를 동도인 낙양으로 내보내도록 주청했다. 그녀의 미움을 사 하남성 신주자사로 좌천되었다. 712년 즉위한 현종은 왕권 강화에 전력을 기울였다. 노련한 요숭을 재상으로 발탁해 국정개혁의 중임을 맡겼다. 그는 세 번 재상을 하였고 모두 병부상서를 겸하였다.

그는 다음과 같은 10가지 정치개혁 방안을 제시했다. 어진 정치를 실시하고 엄한 형벌을 금지할 것. 권세가 있고 총애를 받은 사람은 억누르고 작위와 포상 내리는 일을 아끼며 간하여 다투는 것을 받아들이고 공물을 바치는 것은 물리치고 신하들과 너무 가까이 하지 않을 것. 더 이상 사찰과 도교사원을 짓지 말 것 등을 건의하니 황제가 모두 받아들였다. 그가 하급관리 인사 문제를 황제에게 주청하자 황제는 궁전 지붕만을 올려다 보고 끝내 응답하지 않았다. 두려운 마음으로 자리를 떠났는데 환관인 고력사가 황제에게 간하였다. “황제께서는 모든 정사를 관장하시고 재상이 일을 아뢰면 면전에서 가부를 내리셔야 하는데 어찌 한번도 살피지 않으십니까!” 황제가 말하기를 “짐은 재상에게 모든 정사를 맡겼다. 큰일은 응당 상주하여 함께 논의해야 하지만 하찮은 인사문제를 가지고 짐을 번거롭게 하는구나!”이후 조정 대사는 전적으로 재상에게 위임되었다. 그는 사안의 경중과 시기를 잘 헤아려 유연하게 국정을 이끌었다. 개원 초기 황제는 재상을 극진히 대접했다. 그가 입궐하면 황제가 직접 일어나서 영접했고 퇴궐시 전각의 문까지 나와 전송해주었다.

그는 대인관계가 원만했고 어느 특정 정파에도 가담하지 않아 조정내에서 두루 신망을 받았다. 문장이 뛰어나 조정의 뛰어난 문사들조차도 감탄할 정도였다. 정치개혁 방안 제시에 이어 정부기구 개편에 나섰다. 봉록만 축내는 무능한 관료들을 정비해 정부운영의 효율성을 높였다. 중앙관리와 지방관리의 대대적 교체에 나섰다. 다수의 지방관리가 중앙에 발탁되었고 중앙관리도 지방으로 내려가 직접 민생을 챙기도록 했다. 이를 통해 정책의 효과가 직접 백성에게 귀착되도록 노력했다.

특히 고종과 측천황제 시절 무분별하게 늘어난 절과 도교사원의 정비에 나섰다. 황실과 귀족들의 후원으로 도를 넘은 종교시설을 규제하려는 의도였다. 농촌을 궁핍하게 만든 메뚜기떼를 일소해 농촌경제를 활성화시키도록 했다.

이에 따라 개원 초기 국정이 빠른 속도로 안정되었다. 그가 아들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자리를 비우자 차석 재상인 노회신이 일을 제대로 처리 못해 조정에 현안이 산적했다. 자기주장이 없이 시류에 영합한 노회신을 두고 세상 사람들은 반식재상(伴食宰相)이라고 흉보았다. 정무에 복귀해 순식간에 현안을 처리했다. 그는 측근인 제한에게 묻기를 “나와 춘추시대 명재상인 관중과 안영과 비교하면 어떠한가?” 제한이 답하기를 “재상의 방식은 아마 그들에게는 미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재상은 정책 실시의 때를 잘 아는 재상이라고 평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가 “때를 잘 아는 재상”이라는 찬사를 받게 된 배경이다.

국정이 안정되자 현종은 재상 교체를 결심했다. 그의 두 아들이 뇌물 받은 사건을 다시 문제 삼기 시작했고 측근 조해를 뇌물죄로 사형에 처했다. 황제의 뜻을 감지하고 716년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후임으로 송경을 추천했다. 721년 죽었다. 현종은 그의 공을 기려 양국공에 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