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황후(韋皇后, ?∼710)는 당 중종의 황후로 산시성 시안 출신이다. 중종이 즉위하자 친정 인사를 중용하다가 측천의 노여움을 사 15년간 지방에 유폐되었다. 측천이 퇴위하고 중종이 복위하자 권력을 휘두르기 위해 남편을 독살했다. 그러나 후일 현종이 되는 이융기 세력에게 살해되었다.

그녀는 한미한 가문 출신으로 고종의 7남 이현의 후궁이 되었다. 정비 조씨가 시어머니 측천에게 미움 받아 처형되자 정비로 승격됐다. 683년 이현이 중종으로 즉위하자 친정아버지 위현정을 종8품 참군에서 정4품 예주자사로 승진시키고 정2품 문하시중으로 중용하였다. 측천은 재상 배염, 중신 유위지 등과 공모해 중종을 54일만에 폐위하고 동생 이단을 황제로 옹립하니 예종이다. 후베이성 방주로 쫓겨난 중종 부부는 15년간 유폐생활을 감내해야 했다. 측천이 황제를 폐위시킬 수 있었던 것은 탁월한 정치력 덕분이었다. 배염과 유언궤 등 중신을 자신의 편으로 삼았다. 이씨 황실 가족을 우대해 유사시 황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다. 황실 군대도 장악했다. 장군 정무정과 장건욱을 각각 좌, 우 우림장으로 임명해 동도 낙양을 굳건히 지키도록 했다. 중종은 폐위당하는 수모를 피할 수 없었다.

698년 유폐생활을 끝내고 낙양으로 복귀했다. 690년 신왕조인 무주를 열고 황제가 된 측천은 말년에 접어들자 후사 문제로 고민에 빠졌다. 친정 조카인 무삼사 무승사는 태자 책봉을 위해 물불을 안가렸다. 재상 적인걸이 여릉왕으로 강등된 중종을 다시 불러들이도록 설득했다. 조카보다는 아들이 더 믿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정과 시중의 민심도 무씨 집안의 승계에는 지극히 부정적이었다. 재차 황태자로 책봉되고 705년 측천이 장간지의 궁중 쿠데타로 퇴위하자 다시 황제가 되었다. 그녀는 딸 안락공주의 시아버지인 무삼사와 결탁해 본격적으로 궁중 정치에 개입했다. 그와는 불륜의 관계가 되었다. 이에 따라 정변의 주역인 장간지, 환인범, 최현위, 경휘, 원서기 등 소위 5왕의 힘이 약화되었다. 장간지를 신주사마로 좌천시켰다. 환인범은 몽둥이로 때려 살해했다. 경휘도 살해하고 원서기는 독약을 먹였으나 죽지 않자 매질을 해 죽였다. 무삼사는 오왕을 죽인 후 “나는 세상에서 어떤 사람은 착한 사람이라 말하고 어떤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 부르는지 모르겠다. 단지 나에게 착하게 하는 사람은 곧 착한 사람이고 나에게 나쁘게 하는 사람은 곧 나쁜 사람일 뿐이다.”고 말하였다.

그녀는 죽은 친정아버지 위현정을 상낙군왕으로 추존하고 무삼사 아들 무승훈에게 시집간 딸 안락공주와 함께 인사를 좌지우지했다. 안락공주를 황태녀로 삼으려는 위황후의 의도가 중종의 반대로 실패하자 그에 대한 반감이 깊어졌다. 황태자 이중준은 그녀의 소생이 아니었다. 안락공주와 무승훈에게 업신여김을 받았다. 결국 707년 가을 정변을 일으켜 우림대장군 이다조 등과 함께 무삼사 부자를 죽였다. 그러나 결국 싸움에 패해 측근에게 살해되었다. 710년 6월 위황후와 안락공주는 중종을 궁궐에서 독살했다. 아들 이중무가 황태자가 되고 예종 이단이 상왕이 되었다. 위황후의 측근 종초객은 상소를 올려 “상왕과 위후는 시동생과 형수 관계로 이들이 함께 정치에 관여하는 것은 예법에 맞지 않아 상왕이 정치를 보좌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중무가 즉위해 위황후는 황태후로 존숭되었다.

스스로 황제가 되고 싶은 위황후는 상왕과 태평공주가 눈에 가시였다. 그들을 제거하려는 움직임을 병부시랑 최일용이 상왕의 아들 임치왕 이융기에게 알리고 조속한 거사를 권유하였다. 이융기는 신진 관료인 종소경, 태평공주 아들 설숭간, 왕숭엽, 갈복순, 진현례 등을 동원해 위씨 일족을 공격했다.

갈복순은 “위황후는 선제를 독살하고 사직을 위태롭게 했다. 상왕을 옹립해 천하를 안정시키려 한다. 감히 두 마음을 품고 역당을 돕는 자는 그 죄 삼족에 미친다”고 선언했다. 위황후는 도망치다가 비기영 병사에게 목이 잘렸다. 나흘 후 상왕 이단이 양위 받아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