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의 2·4 임시전당대회를 앞두고 전대 방식, 대표당원 자격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당 당무위원회가 최근 합당 반대파의 반발을 누르고 당규 개정을 함으로써 합당의결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던 의결정족수(대표당원 과반참석, 과반찬성) 확보 가능성을 높이고, 단일 장소이던 전대 장소를 전국 분산 동시 개최로 방향을 틀 수 있게 하면서다.

합당 반대파측은 당무위의 당규개정을 불법으로 규정하면서 조만간 법원에 전대 개최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기로 하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전대에서 표결권이 있는 대표당원의 수가 기존 1만명 수준에서 절반 이상 줄어든 4500명에 불과할 것이라는 내부 전망이 나오면서 합당반대파 측의 반발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합당 반대파는 그동안 ‘이번 전대는 의결정족수도 못 채울 것’이라고 공언해 왔는데, 안철수 대표 등 합당찬성파가 당원 권리까지 박탈하면서까지 합당안 처리를 위한 의결 정족수 줄이기에 나섰다는 판단에서다.

국민의당 김중로 의원(전당대회준비위원장)은 지난 15일 밤 광주일보와 통화에서 “(이번 당규 개정으로) 탈당자와 사고자 처리를 하게 되면 대표당원 수가 4500명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존 1만명 수준이었는데,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것이냐’는 물음에는 “4500명 왔다갔다 한다. 5000명 가까이, 4500에서 플러스 마이너스 정도”라며 “대강 그정도고 정확한 숫자는 빼봐야지”라고 말했다.

전대준비위원장으로 대표당원 명부를 확정하는 김 의원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이번 전대에서 대표당원 2500명 안팎이 참석하고 이 중 과반이 찬성에 표를 던지면 합당안이 의결된다. 이와 관련 당 관계자는 “합당론이 불거진 이후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니 한 5000명 안팎으로 대표당원을 줄이면 안건 통과가 거의 확실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실제도로 그렇게 되는 것이냐”는 반응을 보였다.

김 의원은 전당대회 개최 장소와 관련해서는 “전국적으로 한 23∼24개 대회장을 정해서 100% 현장투표로 하지 않겠느냐”며 “지금이 체육관 선거 시절도 아니고 기술이 발달했는데 한 곳에서 치를 필요 있나”고 말해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기다리는 상대당(바른정당)도 있으니 이번 전대는 절대 파행이 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의 주장에 대해 합당반대파 측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당규 개정으로 대표당원 수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게 될 것이라는 김 의원의 전망에 대해서 반대파측 관계자는 “불법적인 사고다. 대표당원들의 권리를 당규개정 이전으로 소급해서 박탈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가능한 얘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5일 합당반대파의 반발을 누르고 당무위가 당규 개정으로 ‘월 1000원 이상의 당비 납부 의무를 1차례라도 어긴 자는 대표당원 명부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한 것과 기존 1곳에서 치러지던 전대를 전국에서 분산 개최하기로 것은 정당법과 당헌 위배 소지가 크다는 게 합당반대파의 주장이다. 합당반대파측은 이르면 16일 당무위 의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또는 전대 개최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한편 안 대표 측은 이날 전당대회준비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다음달 4일로 예정된 전대를 위한 실무작업에 돌입했다.

장환진 전준위 대변인은 “전대 개최장소 선정을 전준위 기획분과위원회에서 맡기로 했으며, 전당대회 소집 통지를 위한 대표당원 전수조사 실시를 공명투표분과위원회에 위임했다”고 밝혔다. 합당반대파 반발과 불법 시비에도 당무위 결정대로 대표당원 가운데 당비를 내지 않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당원을 제외하고 대표당원 명부 작성에 나선 것이다.

/김형호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