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통 충장로상권 ‘광주의 심장’이 식어간다]
<5>위기의 충장로, 이대론 안된다
<5>위기의 충장로, 이대론 안된다
2026년 02월 08일(일) 20:40 가가
장기 재생 전략 세워 충장로 옛 명성 되찾아야
‘밑 빠진 독’ 단발성 행사 대신 지속 가능한 상권 조성 필요
지자체 주도 속 임대료 현실화·콘텐츠 개선 등 자구 노력
옛 점포 서사·공간 브랜드화·차없는 거리 등 특색 입혀야
‘밑 빠진 독’ 단발성 행사 대신 지속 가능한 상권 조성 필요
지자체 주도 속 임대료 현실화·콘텐츠 개선 등 자구 노력
옛 점포 서사·공간 브랜드화·차없는 거리 등 특색 입혀야


광주시 동구 충장로 상권이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장기 재생 전략을 통해 차별화된 거리 브랜드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24년 성탄절 충장로가 모처럼 붐비고 있다. /나명주 기자 mjna@
광주 충장로가 ‘광주 중심가’로서 과거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건물주, 상인들과 지자체가 경각심을 갖고 장기 재생 전략을 세우며 임대료 인하 등 자구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기적인 전략과 특색이 없는 상태에서 단발적인 재정 투입만으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의 혈세 낭비만 되풀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합리적 임대료로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할 자영업자들에게 진입 기회를 제공하고 ‘차 없는 거리’ 등 사업을 통해 차별화된 거리 브랜드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8일 노경수 광주대학교 도시부동산학과 교수는 “상권이 곳곳으로 분산되면서 충장로 지가가 수십년간 지속 하락해 온 만큼, 임대인들이 현재 임대료 수준에 대해 고민하고 현실에 맞게 임대료를 조정하는 것이 첫 걸음”이라고 설명했다.
충장로 ‘땅값’이 수십년간 하락해 왔는데도 상인들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의 임대료를 고수하면서 공실이 느는 등 상권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자체에 대해서는 상인들에 휘둘리지 않고 거리 정체성·차별성을 확고히 하기 위한 분명한 장기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해 ‘차 없는 거리’ 사업을 추진하려 해도, 정작 상인들이 “상·하차 할 때 불편하다”고 반대하자 제대로 된 단속을 하지 않는 등 문제가 반복돼 왔기 때문이다.
상인 협조의 어려움, 예산 부족 등을 핑계로 단발성 행사 사업만 반복하고 장기적 개선계획, 인프라 확충 등에 소홀했던 점도 개선해야 할 과제다.
당장, 5개년 계획으로 올해 말까지 추진되는 ‘충장상권 르네상스’ 사업만 하더라도 ‘장기적 비전’이 쏙 빠진 채 단발성 사업만 남발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충장상권 르네상스 사업 예산은 행사·교육 등 프로그램 사업이 66%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충장라온페스타’ 축제에 20억7200만원, ‘골목여행’에 7억1100만원이 투입되는 등 행사에 예산이 집중된 것이다.
동구는 “장기적인 사업은 예산 부담 때문에 못한다”는 해명을 내놓고 있다. 시설 등을 설치하는 ‘하드웨어 사업’은 추후 수리, 정비 등 추가 예산 부담이 발생할 수 있어 사업 비중을 낮게 잡았다는 것이다. 대신 행사, 축제, 교육 등 ‘소프트웨어 사업’ 비중을 높이다 보니 단발성 사업이 많아졌다는 것이 동구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지자체의 ‘단호하고 장기적인 정책’으로 상권이 활성화된 대표적인 사례로 서울 성수동 상권을 들고 있다.
이곳은 과거 낙후 공장단지에서 최근 골목 브랜드를 선도하는 특화 거리로 거듭났다. 행정청이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 방지 조례를 제정해 대기업·프랜차이즈 등의 업종에 대해서는 심사를 거쳐 ‘입점 제한’을 할 수 있도록 해 임대료를 안정시키고 업종 다양성을 유지해 온 것이다.
충장로도 전통성과 역사성을 충분히 갖춘 만큼, 충장로만의 특색을 연구 및 구축하고 서사와 공간 자산을 브랜드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 조언이다. 지금의 프랜차이즈 일색인 획일적 골목 구조에서 벗어나 ‘노포(老鋪·오래된 점포)’ 지원 등을 통해 차별화된 거리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원도심 자체의 상주·유동 인구를 늘릴 수 있는 도시 재생 전략을 병행하고, 도시 재생 차원에서 관공서나 공공기관 등 거점시설을 원도심 일대에 우선적으로 조성하는 방안도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정희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타 상권과의 비교 분석과 기존 사업의 실패 원인 진단을 토대로 상인과 행정이 함께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란수 미래관광전략연구소장도 “충장로를 위해 지자체가 할 일은 인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 문화·예술 인프라와 역사적 자산을 밑천 삼아 골목에 풀어내고, 시민들의 기억 속에 각인될 수 있는 입체감 있는 상권을 만드는 것”이라며 “단순히 먹거리와 쇼핑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관광객들이 머무를 수 있는 체류형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끝>
/윤준명 기자 yoon@kwangju.co.kr
장기적인 전략과 특색이 없는 상태에서 단발적인 재정 투입만으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의 혈세 낭비만 되풀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합리적 임대료로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할 자영업자들에게 진입 기회를 제공하고 ‘차 없는 거리’ 등 사업을 통해 차별화된 거리 브랜드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자체에 대해서는 상인들에 휘둘리지 않고 거리 정체성·차별성을 확고히 하기 위한 분명한 장기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인 협조의 어려움, 예산 부족 등을 핑계로 단발성 행사 사업만 반복하고 장기적 개선계획, 인프라 확충 등에 소홀했던 점도 개선해야 할 과제다.
당장, 5개년 계획으로 올해 말까지 추진되는 ‘충장상권 르네상스’ 사업만 하더라도 ‘장기적 비전’이 쏙 빠진 채 단발성 사업만 남발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충장상권 르네상스 사업 예산은 행사·교육 등 프로그램 사업이 66%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충장라온페스타’ 축제에 20억7200만원, ‘골목여행’에 7억1100만원이 투입되는 등 행사에 예산이 집중된 것이다.
동구는 “장기적인 사업은 예산 부담 때문에 못한다”는 해명을 내놓고 있다. 시설 등을 설치하는 ‘하드웨어 사업’은 추후 수리, 정비 등 추가 예산 부담이 발생할 수 있어 사업 비중을 낮게 잡았다는 것이다. 대신 행사, 축제, 교육 등 ‘소프트웨어 사업’ 비중을 높이다 보니 단발성 사업이 많아졌다는 것이 동구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지자체의 ‘단호하고 장기적인 정책’으로 상권이 활성화된 대표적인 사례로 서울 성수동 상권을 들고 있다.
이곳은 과거 낙후 공장단지에서 최근 골목 브랜드를 선도하는 특화 거리로 거듭났다. 행정청이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 방지 조례를 제정해 대기업·프랜차이즈 등의 업종에 대해서는 심사를 거쳐 ‘입점 제한’을 할 수 있도록 해 임대료를 안정시키고 업종 다양성을 유지해 온 것이다.
충장로도 전통성과 역사성을 충분히 갖춘 만큼, 충장로만의 특색을 연구 및 구축하고 서사와 공간 자산을 브랜드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 조언이다. 지금의 프랜차이즈 일색인 획일적 골목 구조에서 벗어나 ‘노포(老鋪·오래된 점포)’ 지원 등을 통해 차별화된 거리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원도심 자체의 상주·유동 인구를 늘릴 수 있는 도시 재생 전략을 병행하고, 도시 재생 차원에서 관공서나 공공기관 등 거점시설을 원도심 일대에 우선적으로 조성하는 방안도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정희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타 상권과의 비교 분석과 기존 사업의 실패 원인 진단을 토대로 상인과 행정이 함께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란수 미래관광전략연구소장도 “충장로를 위해 지자체가 할 일은 인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 문화·예술 인프라와 역사적 자산을 밑천 삼아 골목에 풀어내고, 시민들의 기억 속에 각인될 수 있는 입체감 있는 상권을 만드는 것”이라며 “단순히 먹거리와 쇼핑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관광객들이 머무를 수 있는 체류형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끝>
/윤준명 기자 yoon@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