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4일제 꼭 해야하는 이유, “번아웃 줄고 삶의 질↑”
2025년 07월 22일(화) 15:10
美 연구팀 6개국 140여개 업체 2800명 대상 실험
근무시간 줄이고 임금 유지 조건서 두드러진 효과

ChatGPT Image.

근무일을 줄이되 임금은 유지하는 ‘주 4일 근무제’가 직원들의 번아웃을 줄이고 직무 만족도와 정신·신체 건강을 개선하는 데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보스턴대학교의 줄리엣 쇼어(Juliet Schor) 교수와 원 판(Wan Fan) 교수 연구팀은 22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휴먼 비헤이비어(Nature Human Behaviour)’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미국과 호주 등 6개국 140여 개 조직에서 2800여 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6개월간 실시한 ‘주 4일제 실험’ 결과를 소개했다.

연구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기존의 임금을 유지하면서 주당 근무일을 하루 줄였고, 이로 인해 주당 평균 근로 시간이 39.1시간에서 34.5시간으로 약 4.6시간 단축됐다. 특히 근무 시간이 8시간 이상 감소한 직원 비율은 전체의 30.8%에 달했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의 직무 만족도, 번아웃 지수, 정신적·육체적 건강 상태를 다양한 방식으로 측정하고, 이를 기존 주 5일 근무제를 유지한 12개 기업 직원들과 비교했다.

가장 큰 개선 효과는 근무 시간이 주당 8시간 이상 줄어든 집단에서 관찰됐다. 이들은 번아웃이 뚜렷하게 감소했으며, 직무에 대한 만족도와 정신 건강 지표 역시 크게 향상됐다. 57시간, 14시간 감소한 그룹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지만, 감소 폭이 클수록 효과도 커지는 경향이 있었다.

직무 만족도 상승의 배경으로는 업무 집중도와 수행 능력 향상(19.6%) 피로도 감소(8.4%) 수면 질 개선(7.8%) 등이 지목됐다. 번아웃 감소는 피로 완화(48.1%)와 업무 효율 향상(16.6%)이 주요 요인이었으며, 정신 건강의 경우 피로도 개선(24.3%)과 수면 문제 감소(10.9%), 업무 수행 능력 향상(10.5%)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다만 실험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기업들이 주 4일제 도입에 긍정적인 성향을 가졌을 가능성이 있고, 자료 대부분이 직원들의 자가 보고에 의존한 점에서 일정한 한계가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또 산업군과 조직 규모가 제한적이었던 만큼 보다 다양한 조건에서의 재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연구팀은 “이같은 모든 조건을 고려하더라도 이번 결과는 주 4일제 도입이 근로자 개인의 복지 향상은 물론 조직 차원에서의 생산성 확보에도 긍정적인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근무시간 단축과 같은 노동환경 개선이 충분히 실현 가능한 대안임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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