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기, 희망을 위한 용기다- 심옥숙 인문지행 대표
2025년 02월 03일(월) 07:00 가가
새해맞이가 벌써 한참 전이었지만 어쩐 일인지 여전히 새해의 시작이 지연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난데없이 시작된 지난해 끝자락의 예외 상황이 새해까지 이어지면서 새해가 제시간에 맞춰서 시작되지 못하는 듯이 심란하다. 이런 혼란스러움의 위험은 혼란과 불안의 감정으로 번져서 일상을 잠식하고 사람들은 상황 속에 서서히 익숙해진다는 것이다. 별일 없는 듯. 서로의 안부를 묻고 소소한 소식을 나누는 사이에 상황의 본질이 희석되고, 그사이 야금야금 길이 들고 무뎌진다. 예외적 상황이 분명 ‘예외’임에도 일상화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삶은 예외 상황 속에서는 지속될 수 없다. 예외는 일상의 단절과 중지를 의미하고 삶은 지속되는 것을 조건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예외적인 것에 익숙해지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그런데 다행히 독일의 철학자 발터 벤야민은 예외 상태에서 볼 수 있는 의미심장한 가능성을 말한다. ‘억압받는 자들의 전통 속에서 우리가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예외 상태가 상례임을 가르쳐준다’는 것이다. 역사 속에서 나타난 예외 상황이 보여주는 것은 부당하게 일상을 정지시키고, 예외가 정상을 대신하며 광기가 이성을 대체하는 도구로 사용되어왔다는 뜻이다. 이런 의미에서 예외가 상례가 될 수 없음을 깨달을 때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쉽게 길들지 않고, 비정상을 정상으로 착각하지 않으며, 예외적 상황에 복종하지 않아야 일상의 건강성과 관계의 상호성을 회복할 수 있다. 그래서 부당한 예외 상태가 오히려 ‘진정한 예외 사태를 도래시키는 것’이라는 의미다. 여기서 말하는 진정한 예외 상태는 부당한 예외 상태를 무효화하고 거부함으로써 삶의 가치를 회복하고 주인으로 사는 것이다.
문제의 열쇠는 쉽게 길들지 않으며,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며 익숙한 것에 대한 맹목적 시선과 태도의 변화를 실천하는가에 있다. 익숙한 것만을 옳다고 여기는 습관적 태도의 사슬을 끊어내는 것이다. 그리고 익숙한 것과 결별하는 것이다. 여기서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본다는 것은 동시에 낯선 것에 개방적인 시선을 획득하는 것을 내포한다. 사실 본다는 것은 눈으로 보기 전에 이미 습관과 선입견으로 보기 쉽다. 습관으로 보는 것은 새로운 것 대신에 익숙한 것만을 골라 보며, 낯선 것은 불편해서 나쁜 것으로 규정하기가 쉽다. 그래서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기는 맹목적인 감정이입과 감상주의를 경계하는 태도다. 또한 누군가의 의도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의 눈과 중심을 잃지 않은 객관적 태도로 보는 것이다.
이렇게 새로운 시선으로 낯설게 보기는 말이 아니고 오직 실천을 통해서만 가능한 일이다. 이 시대 최고의 사상가 중 한 사람인 지그문트 바우만은 ‘인생에서 가장 고민했던 것’에 대한 질문에 “말이 어떻게 행동이 되는가?”라고 답했다. 이토록 간결하고 묵직한 한 마디라니! 세상의 모든 문제의 핵심과 고통의 뿌리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말이다! 서로가 말로써 말을 부정하고, 말이 행동을 낳지 못하는 세상에서 귀하고 절실한 말이다. 바우만은 누구보다도 많은 고통과 고난을 겪었음에도 결코 삶에 대한 신념을 포기하지 않았다. 노년의 나이에도 기쁨과 희망에 대하여 말한다. ‘당신에게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아는 기쁨’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가를. 지켜야 할 소중한 것이 있는 것을 아는 사람은 힘든 상황에도 기쁨을 넘어 신명이 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자신에게 중한 가치 있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기쁨을 알 리 없고, 삶의 기쁨을 모르니 타인의 삶을 중하게 여길 리도 없다.
주변에 자신의 삶을 주인으로서가 아니고 객체로, 타인으로 심지어는 노예로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주체로 살지 않는 사람은 모든 일을 쉽게 필연과 운명으로 여긴다. 하지만 지금의 현재와 미래는 과거부터 준비되어서 기다리고 있던 것이 아닌가.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 자신에 의해서 선택된 계획과 준비가 현재와 미래가 되는 것이기에 말이다. 지금 무겁고 무거운 마음이어도 올 한해, 미래로 잇는 다리가 되는 삶, 소중한 것을 위한 용기를 신명나게 희망하자.
이렇게 새로운 시선으로 낯설게 보기는 말이 아니고 오직 실천을 통해서만 가능한 일이다. 이 시대 최고의 사상가 중 한 사람인 지그문트 바우만은 ‘인생에서 가장 고민했던 것’에 대한 질문에 “말이 어떻게 행동이 되는가?”라고 답했다. 이토록 간결하고 묵직한 한 마디라니! 세상의 모든 문제의 핵심과 고통의 뿌리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말이다! 서로가 말로써 말을 부정하고, 말이 행동을 낳지 못하는 세상에서 귀하고 절실한 말이다. 바우만은 누구보다도 많은 고통과 고난을 겪었음에도 결코 삶에 대한 신념을 포기하지 않았다. 노년의 나이에도 기쁨과 희망에 대하여 말한다. ‘당신에게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아는 기쁨’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가를. 지켜야 할 소중한 것이 있는 것을 아는 사람은 힘든 상황에도 기쁨을 넘어 신명이 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자신에게 중한 가치 있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기쁨을 알 리 없고, 삶의 기쁨을 모르니 타인의 삶을 중하게 여길 리도 없다.
주변에 자신의 삶을 주인으로서가 아니고 객체로, 타인으로 심지어는 노예로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주체로 살지 않는 사람은 모든 일을 쉽게 필연과 운명으로 여긴다. 하지만 지금의 현재와 미래는 과거부터 준비되어서 기다리고 있던 것이 아닌가.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 자신에 의해서 선택된 계획과 준비가 현재와 미래가 되는 것이기에 말이다. 지금 무겁고 무거운 마음이어도 올 한해, 미래로 잇는 다리가 되는 삶, 소중한 것을 위한 용기를 신명나게 희망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