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에 농산물 수급 불안 지속
2024년 12월 22일(일) 20:35
농경연 ‘농업관측 12월호’ 분석…평년보다 사과 22% 등 생산량 줄어
정부, 내년부터 국가 차원 기후변화 대책 마련…생산·유통 과정 정비 등

/클립아트코리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사과와 배 등 과일류부터 쌀, 배추 등 농산물 생산과정 전반에서 이상기후로 인한 수급 불안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생육기에 내린 많은 비와 장기간 폭염 등으로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폭등 문제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정부의 농산물 수급 안정 대책에 따라 가격이 안정되는 추세지만, 여전히 이달 사과와 배 등 과일류부터 엽채류까지 생산·출하량이 모두 예년보다 감소하면서 가격은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내년부터 매년 악화하는 농산물 이상기후 피해 및 수급 불안 해결을 위해 신규 재배적지 육성 등을 중심으로 기후변화 대응체계를 갖춘다는 계획을 내놨다.

22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농업관측 12월호’를 분석한 결과, 올해 사과 생산량은 46만 2600t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여름철 장마로 인해 이례적인 사과 수급대란이 일어났던 전년보다는 생산량이 17.3% 늘었다.

하지만 이달 사과 출하 예상량은 3만 2500t으로 전년보다는 6.7% 증가한 데 그쳤고, 평년에 비하면 여전히 22.2%나 적은 수준이다. 이는 올 여름 최장기간을 기록한 폭염 및 많은 폭우 등 과일류 생육에 부적합했던 기상 여건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과 도매가격 역시 부족한 출하량으로 인해 지난달 기준 5만 6886원을 기록했는데, 전년(5만 170원)과 평년(2만 9704원)에 견줘 각각 13.4%, 91.5% 높은 수준이다.

사과와 함께 과일 대란의 주역이 됐던 배 역시 올해 생산량은 19만 2000t 가량으로, 이상기후로 인해 생육·저장 등에 영향을 받아 썩거나 물러져 판매할 수 없게 된 비상품과까지 모두 포함해도 전년보다 평년보다 3% 적은 실정이다.

특히 올 상반기 정부가 과일을 중심으로 폭등한 농산물 물가 안정 대책을 위해 2023년산 등 배 저장 물량을 대폭 시장에 풀면서 저장량 역시 전년 대비 20%가량 낮은 상황이다. 향후 이상기후로 인한 출하량 감소 문제가 악화됐을 경우 가격 조정을 위한 저장량 우선 출하 등의 대책이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감귤 등 과일류 대부분의 품목들이 이상기후로 인해 올해 출하량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올 여름부터 김장철까지도 수급 불안으로 인한 가격 폭등 문제가 지속됐던 배추 등을 중심으로 한 엽근채소류 역시 이상기후로 인한 생육 부진 및 재배면적 감소 등으로 생산량이 전년과 평년보다 낮을 것으로 KREI는 봤다.

이에 따라 정부는 매년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수급 불안 문제가 지속되자 내년부터 국가 차원의 농산업 기후변화 대책을 마련했다.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는 지난 18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농업·농촌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주요 혁신 전략으로는 ▲쌀산업 개편 ▲농산업 구조 혁신 ▲농촌 활력 증대 ▲정부 지원체계 혁신 등 4가지 과제를 내세웠다.

특히 농산업 구조 혁신 세부 계획으로는 이상기후가 빈번해지는 등 기후변화 여건에서도 농·축산물의 수급 안정을 위해 생산·유통 등 전과정의 체계를 재정비하고, 관련 연구개발 과제를 집중 추진하기로 했다. 이상기후로 인해 생산량이 감소해 가는 여건에 대비하기 위해 신규 산지를 개발하고, 재해 예방시설 설치를 확대하는 등 생산량 증대를 위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비교적 기후 여건의 영향을 조금 받는 스마트 농업 활성화 등을 추진함으로써 수요가 많은 주요 농산물들의 안정적인 공급에 집중할 예정이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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