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악”·“공포”… “집 밖 나가기 무섭다”
2024년 12월 04일(수) 01:23
광주·전남 지역민 반응
“‘가짜 뉴스’인가 의심…‘80년 망령’ 되살아난 듯” 분노
“나라 살릴 생각 안하고 국민들 떨게 하는 대통령 탄핵”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을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11시를 기해 비상계엄령을 선포함에 따라 광주·전남 지역민들은 공포에 떨고있다.

광주·전남 지역민은 45년만에 내려진 계엄령 선포 소식에 경악했고 일부 시민들은 공포에 사로잡혀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시민들은 ‘가짜 뉴스’를 의심하기도 했고 계엄령이 선포되면 어떻게 되는거냐며 불안감을 토로했다. 5·18을 경험했던 지역민들은 다시 1980년의 망령이 되살아 난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광주 시민 장원석(62)씨는 “가슴이 벌렁벌렁하고 어이가 없다. 젊은애들은 잘 모르겠지만, 계엄령이 내려졌다는 것은 그냥 웃을 일이 아니다. 특히 서울에 있는 아들이 걱정된다. 젊은애들한테 맡길 일이 아니라 60대가 서울에 가서 직접 윤석열을 끌어내려야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호소했다.

대리기사인 남성희(68)씨는 “경제 살릴 생각 안하고 국민들을 밑으로 보고 계엄령을 선포했다”면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도 바쁜 상황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나라 살릴 생각 안하고 국민들 벌벌 떨게 만드는 대통령은 탄핵해야 한다”고 분노했다.

5·18 당시 계엄령을 겪은 5·18 유공자들은 민주주의의 퇴행이라며 격앙했다.

양재혁 공법단체 5·18민주유공자유족회 회장은 “지금 정부는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소통과 화합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군부 독재정권처럼 계엄령 선포한 것은 민주주의를 역행하는 행위”라면서 “민주주의가 충분히 잘 보전되고 있는 상황에서 비상계엄 선포는 헌법적 가치까지 위협할 수 있는 행위로 5·18 정신이 바로세운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배치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순석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경천동지할 일이다”면서 “스스로가 반국가 세력인데 다른 사람에게 반국가 세력이라고 떠넘기고 있는 꼴이며 윤석열 대통령 스스로 탄핵으로 가는 길을 선택한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순 오월대책위 집행위원장은 “1980년 5월 17일 밤이 떠오르는 것 같다”면서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되돌리려 하고 있는 것으로 5·18로 상처를 입은 광주 시민들에게 더 큰 상처다”고 토로했다.

광주·전남 시민사회단체도 이해 할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은 “막다른 골목에 놓인 윤석열이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 통제력을 잃고 자포자기 상태에 빠진 게 아닌가 싶다”면서 “전시나 사변도 아니고, 비상사태라고 하는 것은 윤석열 대통형 자신의 입장에서 비춰볼 때 윤 정권의 비상사태인 것이지 국민들의 비상사태가 아니다”고 일침했다.

기우식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사무처장도 “국민들이 무서워하기보다는 웃어버릴 것”이라면서 “다만 공권력을 동원할 힘이 있는 만큼 시민사회가 힘을 합쳐 윤석열의 만행에 맞서싸워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원섭 참여자치21정책위원장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일이다”면서 “자기 불안한 정치를 인식하고 자기 가족들의 범죄행위를 사실상 덮으려고 하는 거 아닌가. 명백히 반헌법적 행위로 이제 물러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노동계도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광주·전남 노동계는 각급 비상회의를 소집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문길주 전남노동권익센터장 “40여년 전 아픔을 겪은 광주와 전남 시민들은 계엄령이 더 당황스럽고, 뼈저린 아픔을 떠올리게 한다”며 “자신의 권력을 사용해서 국정 농단을 해선 안된다, 물가 상승과 경기침체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 바쁜 국민들을 얼마나 더 고통스럽게 하려 그러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