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치킨값, 육계값 하락 부추겨
2024년 11월 17일(일) 20:55
소비위축에 육계 평균 산지 가격 1㎏ 1088원…생산비보다 낮아져
양계농가 “치킨값 상승 소비 위축 불러…수입산 할당관세 등 검토해야”

/클립아트코리아

소비자들이 사먹는 치킨 가격은 계속 오르는데, 양계농가가 도매상 등에 공급하는 닭고기 가격은 오히려 하락하면서 농민들이 아우성이다. 가뜩이나 생산비도 오르는 상황에서 수입 닭고기에 대한 정부의 할당 관세 정책, 치킨 소비자가격 상승으로 소비까지 줄다보니 ‘닭은 키워 팔면 팔수록 손해보는 구조’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17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육계(1㎏) 산지 가격은 지난 15일 기준 906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1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육계 산지 가격은 이달 들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지난 10월 중순까지도 육계 산지 가격은 1㎏ 당 1300원을 웃돌았지만, 지난 12일 1171원, 13일 1025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 14일 910원, 15일 906원으로 1000원 선도 무너지면서 연일 급락하고 있다.

이달 1~15일 육계(1㎏) 평균 산지가격은 1088원으로, 지난해 동기(1512원)와 지난 2022년 동기(1811원) 대비 각각 28.04%, 39.92% 하락했다.

해마다 육계 산지 가격은 대폭 하락하는 반면, 생산비는 국제 곡물 가격 상승 등으로 지속 상승해 왔다.

통계청의 ‘축산물 생산비’ 자료를 보면 육계(1㎏) 생산비는 지난 2022년 기준 1431원으로 전년 대비 119원(9.0%) 증가했다. 이어 이듬해인 지난해 육계 생산비 역시 1561원으로 130원(9.1%) 상승했다.

정부 역시 이같은 상황을 감안해 육계 도축 등 생산량을 줄이는 등 육계 수급 안정 대책을 마련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대한양계협회가 지난 12일 발표한 ‘양계속보’에 따르면 지난 1~11일 육계 도축 마릿수는 2355만 8000마리로 전년 동기(2527만 2000마리) 대비 6.8% 감소했다. 생산량은 대폭 줄었지만, 육계 가격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이처럼 육계 산지가격 하락과 생산비 상승이 맞물려, 국내 양계업계에서는 키워서 팔 수록 손해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양계업계에서는 올해 역시 육계 생산비가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한양계협회는 최근 올해 육계(1㎏) 생산비를 1600원으로 추정했다.

양계업계에서는 정부의 수입 닭고기 할당관세 유지, 코로나19여파 등 경기침체 장기화로 인한 외식 등 소비 위축, 매년 경쟁하듯 치킨 가격을 올려 닭고기 소비를 둔화시키고 있는 치킨 프랜차이즈 등을 육계 산지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꼽았다. 현재 저렴한 수입 닭고기 할당관세 물량이 3년째 누적된 가운데, 소비 침체로 재고 물량까지 증가했기 때문에 육계 산지 가격이 하락했다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육계 수급 관계자는 “육계 가격 하락에 대해 비축량, 재고량 등을 파악하고, 업계 의견을 수렴하겠다”면서도 “수입산 할당관세 등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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