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제자 한명 한명 끌어안고 ‘따뜻한 응원’
2024년 11월 14일(목) 19:50 가가
광주·전남 수능 표정
후배들 피켓 들고 화이팅 외쳐
자식 걱정 학부모들 눈시울도
장애인 고사장서 후배들 응원
시험장 착각했다 순찰차 수송
후배들 피켓 들고 화이팅 외쳐
자식 걱정 학부모들 눈시울도
장애인 고사장서 후배들 응원
시험장 착각했다 순찰차 수송
14일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광주·전남 83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광주·전남의 고사장 인근에서는 수험생뿐 아니라 교사들과 후배들, 학부모들이 몰려들어 따뜻한 응원전을 펼쳤다. 올해도 시끌벅적한 집단응원 문화는 보이지 않았지만, 수험생을 격려하기 위해 쌀쌀한 새벽 공기를 뚫고 찾아와 교문을 지키는 이들 모두 한 마음으로 수험생들의 선전을 바랐다.
◇교사도 제자도 한 마음= 제26지구 5시험장인 서구 화정동 광덕고, 제26지구 8시험장 북구 일곡동 살레시오고, 제26지구 26시험장 남구 진월동 대성여고 등 고사장 입구는 오전 6시 20분께부터 수험생을 태운 차량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학교 앞은 수험생을 태운 차량이 줄을 지어 한 때 혼잡했고, 입실 시간을 놓칠까 수백m 밖에서부터 차에서 내려 잰걸음을 하는 학생도 있었다.
새벽부터 고사장 교문 앞에서 제자들을 기다렸던 교사들은 제자들 한 명 한 명을 끌어안으며 “긴장하지 마라”, “욕심부리지 말고 잘 치르자”며 기운을 북돋아 줬다.
김석형(49) 설월여고 교사는 제자들에게 과자를 나눠주고 “백점 만점이야”라고 너스레를 떨며 제자들의 긴장을 풀어줬다. 김 교사는 “아이들이 열심히 준비했지만 수능이 가까워지면서 긴장을 많이 한 것 같아 걱정됐다”며 “아이들이 그동안 열심히 했으니, 실전에서는 기대보다 훨씬 잘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후배들의 응원 열기도 뜨거웠다. 석산고 1~2학년생 6명은 광덕고 입구에서 ‘수고했어요’, ‘걱정마’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선배 수험생에게 “석산 화이팅”을 연호하며 열띤 응원전을 펼치기도 했다.
석산고 전교부회장인 신재헌(17)군은 “선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왔다. 선배들 긴장하지 말고 시험 잘 보라고 달달한 과자도 잔뜩 사 왔다”며 “선배들이 최선을 다해 시험 잘 치렀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간절한 부모 마음은 여전= 올해도 수험생 자녀를 고사장에 보내는 부모들은 애틋한 마음에 눈시울을 붉혔다.
교문까지 자녀를 바래다 주며 “차에서 도시락은 챙기고 내렸냐”, “긴장하지 말고 잘 하자” 등 격려하는 마음은 변함없이 따뜻했고, 고사장을 향하는 자녀의 뒷모습을 보는 마음은 여전히 애달팠다.
최숙희(여·72)씨는 어머니를 대신해 손주 임수혁(19)군을 고사장인 광덕고에 바래다 주고, 손주가 교문 너머로 사라질때까지 두 손을 모아 기도를 올리며 손주의 건투를 기원했다.
아들인 김모(19)군과 함께 살레시오고 고사장을 찾은 김윤덕(57)씨는 “아내와 함께 휴가를 내고 고사장을 찾았다”며 “‘이제 아들을 다 키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고사장에 혼자 들어가는 뒷모습을 보니 물가에 아이를 내놓은 것처럼 마음이 아리다”고 말끝을 흐렸다.
자녀들도 부모의 마음을 아는 듯, 활짝 웃으며 오히려 부모를 격려하기도 했다. 차에서 내리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기도 하고, 아버지와 끌어안으며 “잘 치르고 오겠다”고 다짐하거나 교문까지 따라 온 어머니에게 “화이팅”을 외치는 학생들도 있었다.
막내 동생 이화진(19)양을 바래다 주러 온 언니 현경(25)씨는 고사실에 들어간 이양에게서 “입실할 때 받은 선물 꾸러미에서 솥뚜껑삼겹살 쿠폰이 당첨됐다. 수능 끝나고 먹으러 가자”는 전화를 받고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장애인 수험생도 ‘수능 대박’= 장애인 수험생 고사장인 제26지구 1시험장 북구 일곡동 선우학교에서도 시험을 치러 온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열기가 뜨거웠다.
이날 오전 6시부터 학교를 찾은 세광학교 1학년생 신현성(17)군은 멀리서 같은 학교 선배가 보이면 반갑게 웃으며 가방에서 피로회복 음료를 꺼내 건넸다. 신군은 “나도 저시력 장애가 있어 공부하면서 느끼는 한계와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면서 “(우리학교는) 학생 수가 적어서 학년에 상관없이 서로 의지하며 학교 생활을 하고 있어 다른 누구보다 후배의 응원이 가장 큰 힘이 될 것 같아 아침 일찍 나왔다”고 웃어보였다. 그러면서 “나도 언젠가 수능을 볼 텐데 먼저 그 길을 걸어간 선배들을 진심으로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저시력 장애가 있는 딸을 고사장에 들여보낸 이모(여·52)씨는 한참을 학교 밖에 서 있었다. 이씨 딸 임양은 완벽한 수능을 위해 예비소집일 세광학교 선생님과 교문에서부터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연습까지 거쳤다고 한다.
이씨는 딸이 화장실을 잘 찾아가지 못할까 걱정하면서도 “6살 때 저시력 장애를 진단받고 지금까지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온 덕분에 아이가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며 “아침에 부담이될까 잘 보라는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떨지않고 스스로 잘 해내길 멀리서나마 응원하고 있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한 명의 수험생도 놓치지 않게= 올해도 고사장을 잘못 찾아가거나 지각 위기에 놓인 수험생들을 돕기 위한 ‘수송 작전’이 펼쳐졌다.
광주·전남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광주 9명, 전남 5명의 수험생에게 특별 수송, 수험표 전달 등의 도움을 줬다.
오전 7시 50분께 고사장 위치를 착각해 남구 진월동 동성고가 아닌 대성여고로 간 수험생은 현장에 있던 교통경찰의 도움으로 순찰차를 타고 3분만에 제 고사장을 찾아갔다.
택시를 타고 중앙여고로 가던 한 수험생은 입실 시간을 맞추기 어려울 것 같자 경찰에 도움을 요청해 싸이카(경찰 이륜차)로 에스코트를 받으며 제 시간에 고사장으로 갈 수 있었다.
광양에서는 한 수험생이 오전 8시 1분께 고사장으로부터 차로 20분 거리의 집에 신분증을 놓고 와 경찰이 출동, 7분만에 수험생에게 신분증을 전달했다. 여수에서도 차량 정체로 입실시간을 지키지 못할 위기에 놓인 수험생이 경찰의 차량 에스코트를 받아 입실 마감 시간 5분을 남기고 가까스로 고사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글·사진=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광주·전남의 고사장 인근에서는 수험생뿐 아니라 교사들과 후배들, 학부모들이 몰려들어 따뜻한 응원전을 펼쳤다. 올해도 시끌벅적한 집단응원 문화는 보이지 않았지만, 수험생을 격려하기 위해 쌀쌀한 새벽 공기를 뚫고 찾아와 교문을 지키는 이들 모두 한 마음으로 수험생들의 선전을 바랐다.
학교 앞은 수험생을 태운 차량이 줄을 지어 한 때 혼잡했고, 입실 시간을 놓칠까 수백m 밖에서부터 차에서 내려 잰걸음을 하는 학생도 있었다.
새벽부터 고사장 교문 앞에서 제자들을 기다렸던 교사들은 제자들 한 명 한 명을 끌어안으며 “긴장하지 마라”, “욕심부리지 말고 잘 치르자”며 기운을 북돋아 줬다.
김석형(49) 설월여고 교사는 제자들에게 과자를 나눠주고 “백점 만점이야”라고 너스레를 떨며 제자들의 긴장을 풀어줬다. 김 교사는 “아이들이 열심히 준비했지만 수능이 가까워지면서 긴장을 많이 한 것 같아 걱정됐다”며 “아이들이 그동안 열심히 했으니, 실전에서는 기대보다 훨씬 잘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간절한 부모 마음은 여전= 올해도 수험생 자녀를 고사장에 보내는 부모들은 애틋한 마음에 눈시울을 붉혔다.
교문까지 자녀를 바래다 주며 “차에서 도시락은 챙기고 내렸냐”, “긴장하지 말고 잘 하자” 등 격려하는 마음은 변함없이 따뜻했고, 고사장을 향하는 자녀의 뒷모습을 보는 마음은 여전히 애달팠다.
최숙희(여·72)씨는 어머니를 대신해 손주 임수혁(19)군을 고사장인 광덕고에 바래다 주고, 손주가 교문 너머로 사라질때까지 두 손을 모아 기도를 올리며 손주의 건투를 기원했다.
아들인 김모(19)군과 함께 살레시오고 고사장을 찾은 김윤덕(57)씨는 “아내와 함께 휴가를 내고 고사장을 찾았다”며 “‘이제 아들을 다 키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고사장에 혼자 들어가는 뒷모습을 보니 물가에 아이를 내놓은 것처럼 마음이 아리다”고 말끝을 흐렸다.
자녀들도 부모의 마음을 아는 듯, 활짝 웃으며 오히려 부모를 격려하기도 했다. 차에서 내리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기도 하고, 아버지와 끌어안으며 “잘 치르고 오겠다”고 다짐하거나 교문까지 따라 온 어머니에게 “화이팅”을 외치는 학생들도 있었다.
막내 동생 이화진(19)양을 바래다 주러 온 언니 현경(25)씨는 고사실에 들어간 이양에게서 “입실할 때 받은 선물 꾸러미에서 솥뚜껑삼겹살 쿠폰이 당첨됐다. 수능 끝나고 먹으러 가자”는 전화를 받고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장애인 수험생도 ‘수능 대박’= 장애인 수험생 고사장인 제26지구 1시험장 북구 일곡동 선우학교에서도 시험을 치러 온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열기가 뜨거웠다.
이날 오전 6시부터 학교를 찾은 세광학교 1학년생 신현성(17)군은 멀리서 같은 학교 선배가 보이면 반갑게 웃으며 가방에서 피로회복 음료를 꺼내 건넸다. 신군은 “나도 저시력 장애가 있어 공부하면서 느끼는 한계와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면서 “(우리학교는) 학생 수가 적어서 학년에 상관없이 서로 의지하며 학교 생활을 하고 있어 다른 누구보다 후배의 응원이 가장 큰 힘이 될 것 같아 아침 일찍 나왔다”고 웃어보였다. 그러면서 “나도 언젠가 수능을 볼 텐데 먼저 그 길을 걸어간 선배들을 진심으로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저시력 장애가 있는 딸을 고사장에 들여보낸 이모(여·52)씨는 한참을 학교 밖에 서 있었다. 이씨 딸 임양은 완벽한 수능을 위해 예비소집일 세광학교 선생님과 교문에서부터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연습까지 거쳤다고 한다.
이씨는 딸이 화장실을 잘 찾아가지 못할까 걱정하면서도 “6살 때 저시력 장애를 진단받고 지금까지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온 덕분에 아이가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며 “아침에 부담이될까 잘 보라는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떨지않고 스스로 잘 해내길 멀리서나마 응원하고 있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한 명의 수험생도 놓치지 않게= 올해도 고사장을 잘못 찾아가거나 지각 위기에 놓인 수험생들을 돕기 위한 ‘수송 작전’이 펼쳐졌다.
광주·전남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광주 9명, 전남 5명의 수험생에게 특별 수송, 수험표 전달 등의 도움을 줬다.
오전 7시 50분께 고사장 위치를 착각해 남구 진월동 동성고가 아닌 대성여고로 간 수험생은 현장에 있던 교통경찰의 도움으로 순찰차를 타고 3분만에 제 고사장을 찾아갔다.
택시를 타고 중앙여고로 가던 한 수험생은 입실 시간을 맞추기 어려울 것 같자 경찰에 도움을 요청해 싸이카(경찰 이륜차)로 에스코트를 받으며 제 시간에 고사장으로 갈 수 있었다.
광양에서는 한 수험생이 오전 8시 1분께 고사장으로부터 차로 20분 거리의 집에 신분증을 놓고 와 경찰이 출동, 7분만에 수험생에게 신분증을 전달했다. 여수에서도 차량 정체로 입실시간을 지키지 못할 위기에 놓인 수험생이 경찰의 차량 에스코트를 받아 입실 마감 시간 5분을 남기고 가까스로 고사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글·사진=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