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팅 도크 해외매각…대불산단 중소 조선업계 어쩌나
2024년 08월 20일(화) 20:05 가가
전남도·영암군, 2020년 도비·군비 등 120억 투입 공동진수장 조성
시설 활용 못해 선박 건조 차질…도, 정부 계획 맞춰 지원방안 검토
시설 활용 못해 선박 건조 차질…도, 정부 계획 맞춰 지원방안 검토
서남권 중소 조선해양기업들이 대불산단 내 공동 진수 시설을 활용할 수 없게 되면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공동 진수장의 핵심시설로 민간업체로부터 임대해 운영했던 플로팅 도크가 해외 업체에 매각되면서다.
20일 전남도의회와 지역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대불산단 내 중소형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핵심 시설인 공동 진수장의 플로팅 도크(육상에서 건조한 선박을 바다로 이동해 띄우는 장비)가 지난 5월 보유 업체와의 임대 기간 종료 이후 해외 업체에 매각되면서 더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됐다.
공동 진수장은 육상에서 만든 배를 최초로 물에 띄우는 시설로, 플로팅 도크와 전력·배관시설, 조명설비 등 지원시설, 크레인·용접기·계측기 등 기계장비 등을 갖추고 있다. 서남권 조선 기업들 입장에서는 선박 블록 조립 뿐 아니라 진수장을 통해 중소형 선박 건조도 가능하게 되는 만큼 사업 다각화로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는 데 필요한 시설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공동 진수장 내 플로팅 도크를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조선 기업들의 경우 선박 건조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전용 진수장을 내걸고 수주 협상에 나서기도 더 이상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공동 진수장 내 설치된 100억원이 넘게 들어간 장비·시설도 플로팅 도크와 연계해 운영하는 시설·장비라는 점에서 ‘반쪽짜리’ 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공동 진수장은 전남도가 6년 전인 2018년만 해도 ‘서남권 중소조선해양기업의 숙원’이라며 정부에 국비(60억원)를 요구하고 도비(39억원), 영암군비(16억) 등을 포함, 120억원을 투입해 만든 성과였다.
공동진수장은 민간기업의 플로팅 도크를 임대하고 전남도와 영암군이 국·도비와 군비로 관련 지원시설과 기계장비 등을 갖춰 진수장을 조성하고 목포대가 운영을 맡는 방식으로 활용돼왔다.
전남도와 영암군 등은 당시 대형선박 블록 조립 등에 치중해온 전남 서남권 중소 조선기업들의 저부가가치의 노동집약적 사업 구조를 바꾸는 한편, 대기업 중심 산업구조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 사업 다각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 필수적인 시설이라는 점을 내세워 정부에 중소형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공동 진수장 시설과 설비 지원 등의 명목으로 국비 지원을 이끌어낸 바 있다.
당시 지역 조선업계에서도 극심한 조선업 침체 시기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선박 블록 제조 중심에서 중소형 선박 건조 분야로 변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조선업 다각화를 위한 공동 진수장 구축을 줄기차게 건의해왔다.
공동진수장이 완공된 이후에는 12척(2021년)→8척(2022년)→4척(2023년) 등으로 감소하긴 했지만 중소형 선박 건조도 꾸준히 이뤄졌다.
하지만 지난 5월 공동진수장 내 플로팅 도크 임대 기간 연장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민간 업체는 이후 해당 시설을 매각했다. 지난해 9월 조선업체를 대상으로 한 ‘선박 진수 비용 지원 사업’이 종료된 데 따른 조치였다는 게 전남도 설명이다.
전남도의 경우 목포대가 공동진수장을 운영하면서 조선업체들에게 진수장 내 선박 진수 비용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대신, 부족한 운영비를 지원하는 형태로 매년 10억원 규모의 예산을 지원해왔다.
전남도는 그러나 선박 건조가 감소세인데다, 대형 조선사들의 수주 물량 증가로 선박 블록 제작 물량이 증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더 이상 막대한 운영비를 지원하면서 진수장을 계속 운영하는 게 효율적인 지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애초 공동진수장 건설 취지가 조선업체들의 사업 다변화를 지원하고 수주 경쟁력을 갖추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국비 확보까지 추진했다는 점을 들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선국(민주·목포 1) 전남도의원은 “공동 진수장의 경우 전남도가 장기적 안목을 갖고 중소 조선산업 경쟁력을 갖추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적자를 보고 있다고 매각, 폐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지역 조선업체 관계자도 “선박 건조가 줄긴 했지만 여전히 수주한 배를 만들고 있는 조선업체들과 공동 진수장을 경쟁력으로 삼아 국내외 수주 경쟁에 나서고 있는 조선업체들은 어떻게 할테냐”고 반문했다.
전남도는 그러나 현재 국제 조선경기 동향·이슈 등을 감안, 지역 조선업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보다 효과적으로 예산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정부가 오는 9월 마련할 계획인 중소조선업체들의 수출경쟁력 강화방안과 함께 오는 12월 자체적으로 ‘조선해양산업 육성 종합계획’과 연계해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20일 전남도의회와 지역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대불산단 내 중소형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핵심 시설인 공동 진수장의 플로팅 도크(육상에서 건조한 선박을 바다로 이동해 띄우는 장비)가 지난 5월 보유 업체와의 임대 기간 종료 이후 해외 업체에 매각되면서 더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됐다.
공동 진수장은 전남도가 6년 전인 2018년만 해도 ‘서남권 중소조선해양기업의 숙원’이라며 정부에 국비(60억원)를 요구하고 도비(39억원), 영암군비(16억) 등을 포함, 120억원을 투입해 만든 성과였다.
공동진수장은 민간기업의 플로팅 도크를 임대하고 전남도와 영암군이 국·도비와 군비로 관련 지원시설과 기계장비 등을 갖춰 진수장을 조성하고 목포대가 운영을 맡는 방식으로 활용돼왔다.
전남도와 영암군 등은 당시 대형선박 블록 조립 등에 치중해온 전남 서남권 중소 조선기업들의 저부가가치의 노동집약적 사업 구조를 바꾸는 한편, 대기업 중심 산업구조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 사업 다각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 필수적인 시설이라는 점을 내세워 정부에 중소형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공동 진수장 시설과 설비 지원 등의 명목으로 국비 지원을 이끌어낸 바 있다.
당시 지역 조선업계에서도 극심한 조선업 침체 시기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선박 블록 제조 중심에서 중소형 선박 건조 분야로 변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조선업 다각화를 위한 공동 진수장 구축을 줄기차게 건의해왔다.
공동진수장이 완공된 이후에는 12척(2021년)→8척(2022년)→4척(2023년) 등으로 감소하긴 했지만 중소형 선박 건조도 꾸준히 이뤄졌다.
하지만 지난 5월 공동진수장 내 플로팅 도크 임대 기간 연장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민간 업체는 이후 해당 시설을 매각했다. 지난해 9월 조선업체를 대상으로 한 ‘선박 진수 비용 지원 사업’이 종료된 데 따른 조치였다는 게 전남도 설명이다.
전남도의 경우 목포대가 공동진수장을 운영하면서 조선업체들에게 진수장 내 선박 진수 비용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대신, 부족한 운영비를 지원하는 형태로 매년 10억원 규모의 예산을 지원해왔다.
전남도는 그러나 선박 건조가 감소세인데다, 대형 조선사들의 수주 물량 증가로 선박 블록 제작 물량이 증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더 이상 막대한 운영비를 지원하면서 진수장을 계속 운영하는 게 효율적인 지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애초 공동진수장 건설 취지가 조선업체들의 사업 다변화를 지원하고 수주 경쟁력을 갖추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국비 확보까지 추진했다는 점을 들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선국(민주·목포 1) 전남도의원은 “공동 진수장의 경우 전남도가 장기적 안목을 갖고 중소 조선산업 경쟁력을 갖추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적자를 보고 있다고 매각, 폐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지역 조선업체 관계자도 “선박 건조가 줄긴 했지만 여전히 수주한 배를 만들고 있는 조선업체들과 공동 진수장을 경쟁력으로 삼아 국내외 수주 경쟁에 나서고 있는 조선업체들은 어떻게 할테냐”고 반문했다.
전남도는 그러나 현재 국제 조선경기 동향·이슈 등을 감안, 지역 조선업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보다 효과적으로 예산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정부가 오는 9월 마련할 계획인 중소조선업체들의 수출경쟁력 강화방안과 함께 오는 12월 자체적으로 ‘조선해양산업 육성 종합계획’과 연계해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