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가격·정 있는 거래·걷는 즐거움…시장만의 매력 사라져
2024년 07월 02일(화) 21:30 가가
광주 전통시장 쇠락 이유는?
광주 전통시장 경기 체감지수
36.7로 전국서 가장 낮고
경쟁력 있는 콘텐츠 미흡
청년몰 육성 등 젊은세대 치중
시장의 주 고객 고령층은 소외
굳이 전통시장 가는 이유 없어
광주 전통시장 경기 체감지수
36.7로 전국서 가장 낮고
경쟁력 있는 콘텐츠 미흡
청년몰 육성 등 젊은세대 치중
시장의 주 고객 고령층은 소외
굳이 전통시장 가는 이유 없어
광주의 전통시장이 최근 경기침체로 인한 지역민들의 소비 위축에 시설 미비, 온라인 거래 급증, 경쟁력 있는 콘텐츠 미흡 등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쇠락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저렴한 가격, 정감 있는 거래, 걷는 즐거움 등 전통시장만이 가진 매력이 점차 사그라지면서 굳이 광주의 전통시장을 ‘가야만 하는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청년, 관광객 등에게 초점을 맞춰 진행되고 있는 정책·사업이 효력을 나타내기도 전에 주고객인 중년층, 노년층이 전통시장을 떠나고 있는 것도 전통시장의 위기를 재촉하고 있다.
여기에 온라인 거래 수요는 매년 증가하고 있고, 위생에 대한 경각심 미비, 주차장·화장실 등 편의시설 부족 등까지 겹치면서 전통시장의 발길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지자체가 전통시장 지원 예산을 통해 의미없는 시설 보수만 반복할 것이 아니라 지역 특색을 가미한 ‘독자적인 콘텐츠’ 개발을 돕고, 중년층 이상을 위한 시설 정비 및 품질 서비스 개선 등 ‘집토끼’를 잡기 위한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광주 전통시장의 체감 경기지수는 전국에서 계속 하위권을 맴돌고 있으며, 올해 들어서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이는 등 전통시장 장기 침체가 예견된 만큼 광주시나 각 자치구가 대책 역시 시장 별로 각각의 특성에 맞게 단기와 장기로 시기를 구분하는 등 보다 면밀하게 수립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주로 전통시장 예산은 시설 개보수에 집중됐다. 하지만 시장 상인들은 전통시장 활성화와는 관계없는 형식적인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시장 내 화장실 위치를 대표적인 예로 제시하고 있다. 양동복개상가의 경우 방문하는 소비자의 80~90%가량이 60대 이상 고령층이지만, 시장 내 화장실 12곳이 모두 3층에 있어 계단으로 오르내리거나 인근 건물 또는 인근 시장으로 화장실을 다녀오는 등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광주시의 지원 방안들이 젊은 세대, 관광객 유입에 치중되면서 전통시장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년층 이상은 오히려 소외되고 있는 점도 문제다.
광주시는 공모사업 외에도 지역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야시장 기획’, ‘청년몰 육성사업’, ‘디지털 전통시장 등 특성화 시장 육성사업’ 등에 집중하고 있으나 지역 전통시장에서 젊은 세대 유입을 위한 먹거리, 선술집 등 기본 인프라는 턱없이 모자란 실정이다. 지역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젊은 세대를 유입할 수 있는 SNS 맛집 유치, 디지털 교육을 통한 상인 역량 강화, 홍보 및 마케팅 지원 등의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가 진행하는 전통시장 상인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사업도 소상공인 워크숍 외에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부 지역 전통시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활성화 노력도 물거품이 되고 있다. 정부가 고물가 안정을 위해 내놓은 ‘온누리 상품권’, ‘온누리 카드’가 대표적이다. 특히 온누리 상품권 등은 지류·모바일 가맹점포 등록을 해야 하는데, 대부분 연로한 지역 전통시장 상인들이 어렵고 번거로운 과정 탓에 등록을 포기하기 때문이다.
또 온라인 거래 및 대형 유통업체들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를 위한 프로그램을 무리해 적용하기 보다는 고유의 정체성과 문화를 가진 공간, 저렴하게 믿고 살 수 있는 공간, 독특한 먹을거리가 있는 위생적인 공간, 주변 다양한 자원과의 연계한 복합 공간 등으로 전통시장의 기능 및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창호 양동복개상가 대표는 “양동시장을 놓고 보자면 광주천 재생 복원을 통해 사람들이 북적일 수 있게 하는 것이 우선 시급하다”며 “광주천은 양동시장과 바로 인접해 있는 자연친화적 문화생태공간인데 악취와 더러움으로 어느 누구도 찾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명근 양동 건어물시장 상인회장은 “형식적인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만으로는 지속적으로 마케팅에 변화를 주는 백화점, 대형마트 등을 선호하는 젊은 소비자들의 수요를 따라갈 수 없다”며 “더 좋은 시설을 갖춘 유통매체를 따라가기 보다는 전통시장만이 할 수 있는 독자적인 콘텐츠와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광주시의 지원 방안들이 젊은 세대, 관광객 유입에 치중되면서 전통시장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년층 이상은 오히려 소외되고 있는 점도 문제다.
광주시는 공모사업 외에도 지역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야시장 기획’, ‘청년몰 육성사업’, ‘디지털 전통시장 등 특성화 시장 육성사업’ 등에 집중하고 있으나 지역 전통시장에서 젊은 세대 유입을 위한 먹거리, 선술집 등 기본 인프라는 턱없이 모자란 실정이다. 지역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젊은 세대를 유입할 수 있는 SNS 맛집 유치, 디지털 교육을 통한 상인 역량 강화, 홍보 및 마케팅 지원 등의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가 진행하는 전통시장 상인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사업도 소상공인 워크숍 외에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부 지역 전통시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활성화 노력도 물거품이 되고 있다. 정부가 고물가 안정을 위해 내놓은 ‘온누리 상품권’, ‘온누리 카드’가 대표적이다. 특히 온누리 상품권 등은 지류·모바일 가맹점포 등록을 해야 하는데, 대부분 연로한 지역 전통시장 상인들이 어렵고 번거로운 과정 탓에 등록을 포기하기 때문이다.
또 온라인 거래 및 대형 유통업체들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를 위한 프로그램을 무리해 적용하기 보다는 고유의 정체성과 문화를 가진 공간, 저렴하게 믿고 살 수 있는 공간, 독특한 먹을거리가 있는 위생적인 공간, 주변 다양한 자원과의 연계한 복합 공간 등으로 전통시장의 기능 및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창호 양동복개상가 대표는 “양동시장을 놓고 보자면 광주천 재생 복원을 통해 사람들이 북적일 수 있게 하는 것이 우선 시급하다”며 “광주천은 양동시장과 바로 인접해 있는 자연친화적 문화생태공간인데 악취와 더러움으로 어느 누구도 찾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명근 양동 건어물시장 상인회장은 “형식적인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만으로는 지속적으로 마케팅에 변화를 주는 백화점, 대형마트 등을 선호하는 젊은 소비자들의 수요를 따라갈 수 없다”며 “더 좋은 시설을 갖춘 유통매체를 따라가기 보다는 전통시장만이 할 수 있는 독자적인 콘텐츠와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