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차 중심도시 탈피” … 시민 “운전자 불편 강요”
2024년 07월 01일(월) 21:00 가가
광주 ‘대·자·보 도시’ 반응
탄소중립 정책 방향성에는 동의
시민 의견 묻지 않고 진행 불만
쇼핑객 BRT 이용 부적절 의견도
탄소중립 정책 방향성에는 동의
시민 의견 묻지 않고 진행 불만
쇼핑객 BRT 이용 부적절 의견도
“인구도 줄어드는 데 광천동까지 지하철 연결했다가 운영비는 누가 감당하나요?”, “복합쇼핑몰 쇼핑객 중 짐 들고 버스(BRT) 탈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광주시민이 많이 이용하는 SNS 등에 올라온 광천동 복합쇼핑몰 인근 교통 대책과 관련한 시민 의견이다. 대체적으로 도시철도(지하철)를 선호하는 글이 많았고, 자동차 이용을 불편하게 하는 BRT나 도로 다이어트 등에 대해선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특히 ‘2045 탄소중립도시’ 등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광주시 대·자·보(대중교통, 자전거, 보행자) 정책의 방향성에는 동의하면서도, 구체적 사업 내용에 대해선 찬반으로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광주시의 대·자·보 사업의 핵심인 도로 다이어트와 BRT(간선급행버스)의 장·단점과 시민 반응 등을 살펴봤다.
◇자동차는 불편하고, 사람은 편한 도시 꿈꾼다=광주시는 자동차 이용이 불편한 대·자·보 사업 중 하나로 기존 도로의 차로 또는 폭을 축소하는 ‘도로 다이어트’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광주시 도로 다이어트 추진 TF 구성·운영 계획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구간 17.06㎞ 도로를 도로 다이어트 시범사업지로 정하고, 검토에 들어갔다.
시는 비용·효율적 측면을 고려해 오는 9월까지 사업대상지와 내용을 확정하고, 내년 1월로 예정된 1호선 1단계 공사 구간 상층부 재포장 시점에 맞춰 차로 폭을 축소하고, 보행로와 자전거 도로 등을 넓히는 도로 다이어트 공사를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광주시가 도로 다이어트 사업에 속도를 내는 배경은 시민들이 2019년부터 진행된 도시철도 2호선 공사를 겪으면서, 차로 축소 등 열악한 운전 여건에 적응했다는 판단 때문이다.시는 이를 위해 지난달 19일 이상갑 문화경제부시장을 단장으로 17명 규모의 TF를 구성하고, 1차 회의를 진행했다.
시는 또 다른 대·자·보 대표사업으로 광천동·임동 일대에 들어서는 ‘더현대 광주’와 ‘광주신세계백화점 확장 사업’에 따른 대중교통 대책 마련에도 집중하고 있다.
시는 애초 지상 도로교통 흐름에 영향을 주지 않는 도시철도(지하철) 신설을 검토했지만, 자동차 이용이 불편한 대·자·보 정책 추진에 맞춰 최근 BRT로 급선회했다.
BRT는 도시철도 대비 10%도 안되는 저렴한 초기 공사비와 1년 안팎의 짧은 사업 기간이 최대 장점이다. 또 기존 시내버스 보다 운행시간은 단축하면서, 지하철보다 탑승 접근성이 뛰어나고, 투입 버스 수 조절 등 유연한 운영방식 등도 강점으로 꼽힌다.
환경단체 등을 중심으로 대·자·보 정책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종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대·자·보 정책에 대한 내용과 방향성에 대해 실행성을 담보로 적극 동의한다”면서 “앞으로는 기후위기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자동차가 불편한 도시로 전환해야 하며, 도로 다이어트는 물론 일방통행로 확대 조정을 통한 인도 확보, 대중교통 전용차로 및 보행 전용도로 확대 등 걷기 편한 도시 조성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자동차가 불편하면 사람이 편하다는 발상부터 버려야= 개인 차량 운전자를 중심으로 자동차 이용을 불편하게 하는 대·자·보 사업 방식에 거부감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시민 박수찬(49·남구 봉선동)씨는 “지하철 공사 이후 매일 아침 출근전쟁을 치르고 있지만, 올 연말이면 도로포장을 한다는 말을 믿고 버텨 왔다”면서 “그런데 시민의견도 묻지 않고, 지하철 공사기간 도로의 불편함을 적응했으니 이번 기회에 아예 도로를 좁히고 인도를 넓히자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첫 시도하는 도로 다이어트 구간이 2019년부터 공사 중인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구간 17.06㎞ 도로라는 점도 시민 반발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시청~금호지구~월드컵경기장~백운광장~남광주역~조선대~광주역으로 이어지는 대표적인 혼잡도로 구간이기 때문이다.
실제 광주시가 지난 3월 공개한 교통량 정보에 따르면 해당 구간의 주요 교차로 일일 교통량은 최대 8만대 수준으로 출·퇴근 시간대 상습 정체 구간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향후 5년 이상 광주 북구·광산구를 관통하는 도시철도 2호선 2단계 공사와 호남고속도로 확장공사 등 대규모 도로 공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점도 걱정스럽다는 반응이다.
도심 주요 도로가 도로 다이어트 등으로 축소돼 차량 정체를 빚는 상황에서, 대형 도로 공사까지 맞물린다면 심각한 교통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간선급행버스체계인 BRT 도입을 검토 중인 ‘광천선(시청~광천터미널~광주역 7.8㎞)’에 대한 우려도 크다.
차량정체가 심각한 광천 사거리를 관통하는 노선 특성상 기존 도로 일부를 점유하는 BRT 도입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대체적이다.
실제 하루 평균 교통량이 12만대인 광천사거리는 더현대 광주 등이 문을 여는 2028년이면 하루 교통량이 24만대로 두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2030년 어등산 관광단지에 ‘스타필드 광주’까지 문을 열면 광주는 임동 오거리~광천 사거리~무진대로로 이어지는 이른바 ‘교통지옥 라인’이 형성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BRT는 필수적으로 기존 도로 중 일부를 전용차로로 점유해야 하는 탓에 기존 차로 축소에 따른 교통난 가중, 도시철도와 환승 절차 불편, 전용차로 운영에 따른 교통사고 급증 등이 단점으로 꼽힌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광주시민이 많이 이용하는 SNS 등에 올라온 광천동 복합쇼핑몰 인근 교통 대책과 관련한 시민 의견이다. 대체적으로 도시철도(지하철)를 선호하는 글이 많았고, 자동차 이용을 불편하게 하는 BRT나 도로 다이어트 등에 대해선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광주시의 대·자·보 사업의 핵심인 도로 다이어트와 BRT(간선급행버스)의 장·단점과 시민 반응 등을 살펴봤다.
광주시 도로 다이어트 추진 TF 구성·운영 계획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구간 17.06㎞ 도로를 도로 다이어트 시범사업지로 정하고, 검토에 들어갔다.
광주시가 도로 다이어트 사업에 속도를 내는 배경은 시민들이 2019년부터 진행된 도시철도 2호선 공사를 겪으면서, 차로 축소 등 열악한 운전 여건에 적응했다는 판단 때문이다.시는 이를 위해 지난달 19일 이상갑 문화경제부시장을 단장으로 17명 규모의 TF를 구성하고, 1차 회의를 진행했다.
시는 또 다른 대·자·보 대표사업으로 광천동·임동 일대에 들어서는 ‘더현대 광주’와 ‘광주신세계백화점 확장 사업’에 따른 대중교통 대책 마련에도 집중하고 있다.
시는 애초 지상 도로교통 흐름에 영향을 주지 않는 도시철도(지하철) 신설을 검토했지만, 자동차 이용이 불편한 대·자·보 정책 추진에 맞춰 최근 BRT로 급선회했다.
BRT는 도시철도 대비 10%도 안되는 저렴한 초기 공사비와 1년 안팎의 짧은 사업 기간이 최대 장점이다. 또 기존 시내버스 보다 운행시간은 단축하면서, 지하철보다 탑승 접근성이 뛰어나고, 투입 버스 수 조절 등 유연한 운영방식 등도 강점으로 꼽힌다.
환경단체 등을 중심으로 대·자·보 정책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종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대·자·보 정책에 대한 내용과 방향성에 대해 실행성을 담보로 적극 동의한다”면서 “앞으로는 기후위기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자동차가 불편한 도시로 전환해야 하며, 도로 다이어트는 물론 일방통행로 확대 조정을 통한 인도 확보, 대중교통 전용차로 및 보행 전용도로 확대 등 걷기 편한 도시 조성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자동차가 불편하면 사람이 편하다는 발상부터 버려야= 개인 차량 운전자를 중심으로 자동차 이용을 불편하게 하는 대·자·보 사업 방식에 거부감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시민 박수찬(49·남구 봉선동)씨는 “지하철 공사 이후 매일 아침 출근전쟁을 치르고 있지만, 올 연말이면 도로포장을 한다는 말을 믿고 버텨 왔다”면서 “그런데 시민의견도 묻지 않고, 지하철 공사기간 도로의 불편함을 적응했으니 이번 기회에 아예 도로를 좁히고 인도를 넓히자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첫 시도하는 도로 다이어트 구간이 2019년부터 공사 중인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구간 17.06㎞ 도로라는 점도 시민 반발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시청~금호지구~월드컵경기장~백운광장~남광주역~조선대~광주역으로 이어지는 대표적인 혼잡도로 구간이기 때문이다.
실제 광주시가 지난 3월 공개한 교통량 정보에 따르면 해당 구간의 주요 교차로 일일 교통량은 최대 8만대 수준으로 출·퇴근 시간대 상습 정체 구간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향후 5년 이상 광주 북구·광산구를 관통하는 도시철도 2호선 2단계 공사와 호남고속도로 확장공사 등 대규모 도로 공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점도 걱정스럽다는 반응이다.
도심 주요 도로가 도로 다이어트 등으로 축소돼 차량 정체를 빚는 상황에서, 대형 도로 공사까지 맞물린다면 심각한 교통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간선급행버스체계인 BRT 도입을 검토 중인 ‘광천선(시청~광천터미널~광주역 7.8㎞)’에 대한 우려도 크다.
차량정체가 심각한 광천 사거리를 관통하는 노선 특성상 기존 도로 일부를 점유하는 BRT 도입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대체적이다.
실제 하루 평균 교통량이 12만대인 광천사거리는 더현대 광주 등이 문을 여는 2028년이면 하루 교통량이 24만대로 두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2030년 어등산 관광단지에 ‘스타필드 광주’까지 문을 열면 광주는 임동 오거리~광천 사거리~무진대로로 이어지는 이른바 ‘교통지옥 라인’이 형성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BRT는 필수적으로 기존 도로 중 일부를 전용차로로 점유해야 하는 탓에 기존 차로 축소에 따른 교통난 가중, 도시철도와 환승 절차 불편, 전용차로 운영에 따른 교통사고 급증 등이 단점으로 꼽힌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