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피싱’ 수거책으로 활동한 혐의에 대해 무죄 선고를 받은 20대 여성 중증 지적장애인이 같은 범행을 저질러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5단독(부장판사 지혜선)은 사기 등으로 기소된 A(23)씨에 대해 징역 1년 4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2022년 10월께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속은 피해자 5명을 찾아가 총 6120여만원을 받아 조직원들에게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의 변호인은 “A씨가 중증 지적장애인으로 보이스피싱 사기단에 속아 현금 수거책임을 알지 못한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고의가 없어 무죄”라고 주장했다.

A씨는 2016년 중증 지적장애인으로 등록됐고, 2019년 검사에서 IQ가 46, 사회연령이 만9세, 사회지수가 56으로 측정됐다.

A씨는 지난 2021년 5~6월 동종 범행으로 기소됐지만 당시 대전지법은 “사기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광주지법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A씨가 동종사건으로 수차례 수사기관에 출석하고 무죄 판결 이후 항소심까지 진행중인 상황에서 범행을 또 저지른 점, 공범의 지시를 모두 문제없이 수행한 점, 법정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주장을 하는 의사표현이 명확한 점 등을 보면 현금 수거책 범행의 내용과 불법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할 수준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