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경기 불황 여파, 공공기관 발주까지 영향 미쳐
2024년 06월 27일(목) 18:10
광주송정역 증축 공사 업체 선정 연이어 실패…건설 현실 무시한 무리한 입찰 지적도
도시철도 2호선 2단계 일부 구간도 유찰…‘빛고을 창업스테이션’ 건립도 일시 중단

<광주일보 자료사진>

건설 경기 불황 여파가 공기업이나 광역단체의 공공 발주 영역으로 번지고 있다. 건설업계가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인건비 상승 등에 따른 고비용, 자금난 등을 호소하면서, 이미 진행 중인 관급 공사를 중단하거나 신규 공사 참여마저 포기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27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국가철도공단은 지난 1월부터 3차례 호남고속철도 광주송정역 증축공사 입찰공고를 했지만, 사업자를 선정하지 못하고 있다. 까다로운 입찰 기준과 건설원가 인상 등으로 업체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어려운 건설 상황 등을 고려하지 않은 국가철도공단의 무리한 입찰업무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1월 26일 첫 입찰에선 참가업체 두 곳 중 한 곳이 실적 부족으로 탈락하면서 단독 응찰로 유찰됐다. 3월 14일 두 번째 입찰에선 2개 업체가 참여했지만, 예정 가격 초과로 입찰 문턱을 넘지 못했다.

5월 23일 세번째 공고에는 아예 참가대상자 입찰 참가 자격 사전 심사에서 신청자조차 나타나지 않아 입찰이 취소됐다. 철도공단은 지난 3월까지 공사 업체 선정을 마무리하고, 다음 달인 4월 공사 시작을 예고했다.

공사 기간은 착공일로부터 3년으로, 시작부터 공사업체를 찾지 못하면 준공도 지연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다음 입찰에서 사업자를 선정한다 해도 공고에서 개찰까지 기간 등을 고려하면 올해 내 착공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공사실적 등 입찰여건이 까다롭고, 건설 상황도 원가 등이 인상돼 업체들이 입찰 참가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철도공단에서도 사전심사 자격을 완화하고. 재공고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송정역 증축공사는 국비 447억원을 투입해 송정역을 연면적 5700㎡에서 1만900㎡로 넓히고, 낡은 대합실과 승강장, 편의시설 등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송정역은 호남고속철도가 개통한 2015년 4월부터 기존 광주역을 대신해 호남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지만, 좁고 노후화한 시설 등으로 이용객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광주 도심 교통지옥 유발자’인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사도 전남대학교 후문 앞 도로 등 일부 난공사 구간(공구)의 사업자를 찾지 못해 공사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광역권 최초의 순환선’인 2호선은 1단계 6개, 2단계 8개 등 총 14개 공구로 나뉘는데, 2단계에 포함돼 있는 대표적 난공사 구간인 7공구와 10공구 사업이 최근 4차례나 유찰되면서 공사 업체를 선정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2023년 개통 예정이었던 1단계 공사는 이미 공사기간 자체가 3년 정도 늦어졌고, 지난해 12월 공사를 시작한 2단계 구간 역시 지금처럼 공사업체 선정 등이 늦어질 경우 2029년 개통조차 불투명하다.

광주시는 일단 올해 내로 업체가 선정되면 전체 공사 기간에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공사 구간 자체가 워낙 난공사 구간인 데다 사업비 증액 등의 변수도 꼽힌다.

창업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빛고을 창업스테이션’ 건립 공사도 시공사 자금난 등으로 공사가 중단되면서 계획보다 1년 넘게 개관 시점이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는 주 시공사를 변경하고 다음 달 초 공사를 재개한다는 방침이지만, 공사 차질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2021년 7월 착공한 350억원 규모의 창업스테이션은 애초 지난해 8월 준공을 목표로 했으나 폭설·폭우·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한 차례 연기됐다. 이후 이달 말까지 완공해 하반기부터 창업자를 맞을 예정이었지만, 공사 중단으로 완공은 오는 11월, 개관은 내년 3월께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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